고교시절 문학의 밤을 뒤로 한지
30년도 훨씬 넘었다....
쑥쓰러움과 가슴 설레임으로
남학교 운동장을 들어선것과는 달리
이젠 남자와 여자이기 전에
사람과 사람으로 눈을 마주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찾는이 적어 다듬지 않고 풀 뽑히지 않은 어스름이 감도는 수봉공원을 찾았다...
어느 카페나 동아리를 보아도
내나이의 회원들을 찾아보기 어려울만큼
나의 나이가 많은건지
시대에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나의 세댄지 모르겠다...
문학인들...
여기엔 어쩌면 머리끗이 희어지지 않으면 출석하기조차 어려운
연륜과 경륜..
살아온 시간이 조금은 더 넉넉 해야만 들어 올수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입구에서 부터 느끼게 되었다..
사회자..
낭송자..
해설자...
그리고 관객...
애써 검은 머리를 흰머리 브릿지를 넣으며
멋을 낼 젊은이가 앚아있기엔 세월이 부족하여 자격이 없는듯 했다....
인천을 소재로 삼거나 주제가 된
기성문인들의 시를 낭송하는 현역시인들...
낭송자들의 시를 읽어본 적 없으나 같은 시간과 공간과 시대를 살면서
남이 보고 느끼는 것과는 다른 것을
말과 글로표현할 수 있는 남다른 감각을 가진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문인이라 부른다..
가끔 준비되지않은 감성으로 철자를 틀리게 읽는
서투름에 조금은 비난 아닌 비평도 혼자 해보았지만
중요한것은 그들이 멋들어진 성우의 음성으로 낭송하는가가 아니라
우리네 인생의 선배들이
일상의 삶을 어떤 눈으로 보고 느끼며 글로 표현했는가에 귀를 기울였다...
.................
느지막히 되 찾아온 나의 사춘기엔
이정하詩人의 시집을 나오는 대로 사들여 아려오는 가슴을 달래며
젊은 날 내가 가졌던 감성들이 돌아옴을 기이히 여기기도했고
좀 더 철이나 내게 주어진 인생을
수용하고 포용하며 이해하고
스스로를 설득시켜야할 나이가 되어서는
정호승詩人을 무척 좋아하게 되었다..
그가 쓴 '밤벌레'
라는 시가 있다..
8줄의ㅡ 짧은 싯귀중에
삶은 밤속에 죽은 밤벌레를
'태아처럼 슬프게 알몸을 구부리고' ....라고 표현하고있는데
이표현으로 인한 내게의 충격은 대단했었다...지금도 그렇지만..
이 한편의 시에 몇날인지 모르게 심취해
어쩌면 대단한 비밀을 가진사람으로 오해할까
잠든 남편이 있는 방문을 지긋이 닫고 주방의 식탁에 불하나 켜고
가슴 아파 헉헉대며 운적이 있었다.....
잛은 단어와 문장으로 우리네 인생을 표현해내는 詩는
어린14살 소녀시절에서 지금까지
가장좋아하는 문학쟝르의 첫번째가 되고 있음은
말할것도 없다..
2007.6.9일.토욜 저녁7시..
수봉공원 놀이마당...
집에서 쉬고도 싶었고 할것도 있었지만
모처럼의 시화전이라하여 첼로파트의 동료들과 발걸음을 향했다..
바로 옆파트 제2바이올린파트의 김시흔쌤의 출연(?)이 있다하여...
언제나 신포니에타의 사진을 기꺼이 도맡아 주시는 성의가
감사하여 하나같이 뜻이 맞았기 때문이다...
그중에 마음을 흔드는 시가 서너편있었는데...
배인철님의 '흑인부대'
......나는 BLACK BOY를 우리말로 옮겨놓는다..... 이 부분에서 느끼는 서러움은
머리에 쥐가 날지경이었다.....
조병화시인의 '인천의 서야'
....나이서른이 넘도록 텅텅 빈 내 가슴.....
.....
......
유리창.....
언제나 흔히 보는 단어와 그리 어려운 표현이 아니련만
그 공허함과 유리창의 이미지가 가슴을 다시 한번 헤집고야 만다....
최승렬님의 '경인대로를 취한 버스로 가다'에서
....대로가 아닌 대하...
.........있으며 없는 서울로 간다.....라는 싯귀가 마지막 강한 휘리바람처럼
나의 초여름밤을 깊은 회상에 잠기게 했다...
집에 돌아왔다..
책꽃이에서 한동안 방치되어 먼지때로 끈적한 시집을 꺼낸다...
.............
몇 일 동안의 여정..
이번엔 시집을 갖고 가야겠다...
그리고 잊혔던 글 안에서의 감성들을
다시 깨워
눈물을 기억하고
설레임을 회복해야겠다.........
첫댓글 지금의 감성을 살리시면 충분히 문학의 길로 나오실 수 있겠습니다. 한번 시도해보시지요
문학에 대한 열정과 감정이 매우 풍부하신것 같군요.......음악도 열심히 하시고 펜도 다시한번 들어보시와요....참 시흔샘은 비올라가 파트가 아니고 제2바이올린파트임을 기억하소서......
ㅎ하하하....언제나 가까이에서 보이니까 잠시착각을했네요~~~지송함다.....쑥쓰....수정했습니닷!!^^
이참에 비올라로 갈까요?
호호홋....그냥 거기계셔요....풋...정말시집들고 갔다가 오늘에서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