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때문에 고민했지만 더는 안되겠다" <2신>최남선 씨 분신의지 미리 밝혀 오늘 11시 30분경 현대차 정규직노조 사무실에서 분신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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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은 기자
<2신: 오후 4시>2공장 잔업거부, 본관항의 집회 폭력사태에 분개했던 것으로 전해져
오늘 오전 현대자동차노조 사무실에서 분신을 기도한 최남선(76년생)씨는 현재 대구 푸른 외과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1차 검진결과에 따르면 2도 15% 흡입화상으로 외상으로는 생명에 지장이 없으나, 흡입화상인 관계로 위독여부는 1주일 정도 지켜보아야 하는 상태다.
현대자동차노조가 밝힌 바에 의하면, 최남선 씨는 오늘 오전 11시 20분 노조 사무실 앞 계단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조모 부장과 일상적 인사를 나눈 후 화장실로 갔고, 그 직후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최남선 씨가 화장실에 들어간지 얼마 안되어 비명소리와 함께 "도와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고 이에 노조 간부들이 화장실 쪽으로 달려갔다고 핝다. 당시 최남선 씨는 화장실 앞에서 상의를 탈의하고 하의는 입은 채 도와달라고 이야기 했으며, 상체와 머리카락이 그을린 상태였고, 벗어놓은 옷가지는 불타고 있었다고 한다.
사건 달생 직후 최남선 씨는 울산대 병원으로 후송되어 응급조치를 받고, 대구 푸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현대자동차노조에 따르면, 최남선 씨는 2003년 2월 대연업체에 입사해, 지난 해 8월 30일 작업 중 무릎염증으로 산재 요양 중이었으며, 산재연장을 신청하여 2005년 3월까지 산재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최남선씨의 요구사항이나 유서 흔적 없으며, 정확한 경위나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대책회의 중"이라고 현대자동차노조는 밝혔다.
"오늘을 디데이로 잡았다, 마누라 때문에 고민했지만 더는 안되겠다"
한편, 비정규직노조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최남선 씨는 이미 오늘 분신 결행의 의지를 주변 동료에게 밝혔다고 한다.
오늘 아침 8시 30분 경에서 10시 사이 최남선 씨는 퇴근을 마친 2공장 야간조 조모, 강모, 최모 씨와 식사를 하던 중 "누가 분신이라도 해야하는 상황인 것 같다. 오늘을 디데이로 생각해 왔다. 마누라 때문에 고민해 왔지만, 누군가 분신을 해야 한다면 나라도 하겠다"고 말했고, 깜작놀라 동료들이 만류했으나 대화 도중 최남선 씨가 뛰쳐나갔다고 한다. 동료들이 최남선 씨를 쫓아 주변 골목을 나름대로 찾고 연락들을 취하는 사이, 최남선 씨는 정규직노조 사무실로 올라가 분신을 결행한 것으로 보인다.
최남선 씨는 현재 CKD(수출 선적부 안에 부품채로 바로 수출되는 부서) 소속이며 산재 중이었으나, 현재 부서에서 일하기 전 2공장에서도 근무를 한 적이 있어 오늘 오전 진행된 야간조 잔업거부를 독려하기 위해 2공장에 왔었다고 한다.
"최남선 씨가 오늘 야간조 잔업 거부 과정에서 공장으로 들어가려던 2공장 활동가들이 부상을 심하게 입는 모습과 어제 본관 앞 집회에서의 폭력 사태를 지켜보며 우려와 분노를 표출 했었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라고 비정규노조 양균석 씨는 전했다.
현재, 비정규직노조는 "전 공장 비정규노동자들은 5공장으로 집결할 것"을 긴급지침으로 내리고, 좀 더 정확한 경위 파악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구에 가있는 간부들이나 울산에 있는 조합원들이나 충격과 당혹에 휩쌓여 있다.5공장 농성장 역시 침통하고 당혹스런 분위기"라고 양균석씨는 전했다.
현대자동차노조가 밝힌 상황일지 현대차노조에서 정리한 상황 일지 성 명 : 최남선 입사일 : 2003년 2월 15일 대연업체 입사 현재 : 산재 중. 지난 2004년 8월 30일 작업 중 무릎염증으로 산재 중. 산재연장을 신청하여 2005년 3월까지 산재 기간 중.
경과 보고 11:20 - 조00 부장이 화장실을 가던 중 계단을 올라오는 최남선을 만나서 상호 간에 인사를 함 - (“남선아 어서와라” “안녕하세요” - 평소 알고 지내는 사이임.) 11:23 - 이후 조00부장은 기획실로 들어가서 일을 하고 최남선은 인사 후 계단으로 다시 내려감. 11:24 - 정00 부장이 발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최남선이 비닐봉지에서 꿀물음료수를 1병을 꺼내 주었다.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하면서 건네며 돌아서다 다시 2병을 꺼내어 다시주면서 “김00 부장이 출근했냐”고 물어서 출근 안했다고 답변하니까 화장실이 급하다는 자세로 화장실로 감. 11:25 - 갑자기 화장실 쪽에서 비명소리와 함께 도와 달라고 고함침.
- 이날 대의원 대회 준비 관계로 노조 사무실에 10여명의 상집간부 출근. - 화장실 쪽으로 가보니 화장실 앞에서 최남선 상의를 탈의하고 하의는 입은체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함. -당시 머리와 함께 탈의한 상체에 불이붙었음. 몸상태는 허물이 조금씩 벗겨진 상태. -화장실에 탈의한 상의는 불에 타고 있었으며, 정00 부장이 소화기로 불붙어 있는 옷가지들을 진화함. - 의무실에서 의사와 식염수를 가져와 몸을 닦았으며, 곧바로 앰블런스로 울산대 병원으로 후송함. - 울산대 병원에서 화상 전문의가 없는 관계로 이송할 것을 요구. - 이후 1시 20분경 대구 푸른 외과(화상 전문 병원)로 후송중.(2도 화상).
※요구사항이나 유서 발견 흔적 없음 휘발유, 신나인지 확인되지 않으나 음료수 pt병 발견. ※노동조합은 정확한 상황을 파악중이며 대책회의 중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