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다 뇌종양 재발로 삶을 포기하다시피했던 이강수(가명, 38세)씨가 요셉의원과 특히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측의 조건없는 '사랑'으로 목숨을 건진 것이다.
4년 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일정한 거처없이 막노동을 하며 생활하던 이씨는 몸이 아플 땐 무료 자선병원 요셉의원에서 도움을 받곤 했다. 그런데 10년전 발병했던 뇌종장이 재발해 뇌종양이 재발해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데다 몸도 움직이기 어려울 만큼 악화되자 요셉의원을 찾아와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요셉의원은 이씨를 위해 3차 의료기관 여러곳에 도움을 청했으나 이씨의 뇌종양 수술 자체가 쉽지 않고, 더욱이 무료로 선뜻 그를 받아 주겠다는 병원은 없었다. 요셉의원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일산백병원 이응수 부원장이 때마침 이씨의 딱한 소식을 듣고 조건없는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다.
7월30일 일산백병원에 입원한 이씨는 바로 다음날 수술에 들어갔다. 위험한 수술이라 신경외과 의사들이 피하는 이 수술을 기꺼이 맡은 집도의는 이 분야 권위자인 황충진(65, 토마스) 박사.
황 박사는 "20시간을 예상했던 수술시간이 37시간이 걸리고 피가 모자라 혈액을 60병이나 수혈해야 했다"며 "이렇게 긴 수술은 기록적인 일로, 내 손이 보이지 않는 '그분'의 도구임을 또 실감했다"고 말했다.
수술 후 두달 이상 물리치료를 받은 이씨의 치료비는 모두 1500여만원 가량. 이 비용은 일산백병원 직원들이 어려운 환자를 돕기위해 매월 월급에서 후원금을 내 모아온 자선기금과 병원측의 자체 부담 등으로 해결됨으로써 환자는 완전 무료 혜택을 받았다.
이씨는 지난 8일 퇴원해 요셉의원 부설 '성모자헌의 집'에서 요양을 하면서 새 삶의 의욕을 다지고 있다. 퇴원 전날 주치의 황 박사가 병실을 찾자 수술 뒤끝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정확한 말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씨는 "저를 살려주신 선생님에게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하고 필답으로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