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마르셰의 원작 중 전편인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피가로는 알마비바 백작을 도와 백작이 사랑하던 여인과 결혼에 이르도록 해 준다. 이를 고맙게 여긴 알마비바 백작은 피가로가 수잔나와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약속하며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은 시작한다.
그러나 알마비바 백작이 중세 봉건사회의 낡은 관습인 초야권(봉건 영주가 영내에서 결혼이 이루어질 경우, 그 신부에 대해 행사하던 첫날밤에 대한 우선권)을 수잔나에게 행사하겠다고 나서 피가로 및 수잔나와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사랑이 타인을 감동시키지 못하고 알마비바 백작의 자신에 대한 사랑에 회의를 느낀 백작부인은 깊은 절망 속에서 노래를 부른다. 수잔나와 함께 부르는 이중창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목이다. (첨부한 파일)
당대 몰락하던 중세 귀족계급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작품으로 주목받던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그러나 초연 당시 공연을 금지 당하기도 했다.
이 곡의 원제는 'Che soave zeffiretto (저녁바람 산들 부니)' 이지만 '편지의 이중창'이라는 제목이 우리에게 더욱 익숙하다.
(사진출처 : 네이버 포토앨범)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팀 로빈스가 감옥의 방송실에서 문을 꼭 걸어잠그고 영내에 틀었던 음악이기도 하다. 봉건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족쇄에 얽매여 있던 알마비바 백작부인의 한탄과 영어의 몸으로 자유를 꿈꾸던 팀 로빈스의 처지가 묘한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
* 보마르셰 원작의 희곡도 첨부해 놓았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읽어들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