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15회 친구들과
울산은 국가산업단지가 있고,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소가 떠오른다. 억대 연봉자가 많고 살기 좋은 도시이지만 산업화로 환경 오염 또한 심하다. 울산시에서 2017년 울산 방문의 해 이후 천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원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정부 지원 특가 상품으로 갔다. 짧은 일정이나 세 번째 울산 여행이다. 아침 6시 40분 동아쇼핑 앞에서 차를 탈려면 5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여행은 기다려진다.
간절곶은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에 있다. 새 천년 밀레니엄의 첫 해돋이로 유명한곳이다. 먼 바다에서 바라보면 뾰족하고 긴 간깃대(대나무장대)처럼 보여 이름 붙여진곳이다. 포항 호미곶보다 1분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다.
2000년 1월 1일에 세운 “이 곳을 찾은 분과 그 후손이 새 천년에 영원히 번성할 것이다.”라는 밀레니엄 표지석이 있다.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
간절곶등대, 소망우체통, 드라마하우스가 있다.
간절곶등대는 1920년 3월에 점등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누구나 올라가 볼 수 있다. 소망우체통은 높이 5m 무게 7톤으로 실제 우편물이 배달되고 있다. 1년 후 도착하는 느린 우편도 가능하다. 드라마하우스가 간절곶소망길 옆에 있고, 드라마 욕망의 불꽃, 메이퀸, 한반도를 촬영한 곳이지만 지금은 철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소망길은 “길을 걸으면 만난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 여행하기에 불편했다.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 간절곶공원에 울산 큰애기 노래비가 있다
“울산 큰애기
내 이름은 경상도 울산 큰애기
상냥하고 복스런 울산 큰애기
서울 간 삼돌이가 편지를 보냈는데
서울에는 어여쁜 아가씨도 많지만
울산이라 큰애기 제일 좋데나
나도야 삼돌이가 제일 좋더라.
(이하 생략)”
대왕암공원은 울산 12경으로 지정되어 있는 동해안의 끝자락에 위치한 아름다운 공원이다. 15,000여 그루의 해송과 붉은 빛의 기암괴석은 푸른 동해와 어우러져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공원 입구에서 등대까지 가는 산책로는 소나무 그늘이고, 봄에는 공원 진입로에 벚꽃이 만개해 장관을 연출한다.
대왕암곰술숲이 아름답다. 소나무는 버섯균을 가진 뿌리로 버섯을 만들고, 광합성으로 만든 포도당을 버섯에게 주면 버섯은 물과 무기영양을 소나무에게 주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다. 나무 아래에 낙엽이 쌓이고 풀이 나면 버섯과 공생할 수 없어 소나무 뿌리가 약해지고 병이 든다. 건강한 소나무 숲을 위해 낙엽 긁기와 풀 뽑기, 부엽토 수거가 필요해 2014년부터 국내에서 처음 시작해 숲을 가꾸고 있다.
산책로 오른쪽에 털머위 군락지가 있다. 털머위 꽃말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줄기에 하얀색 털이 있고 잎이 머위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 토종식물로 겨울이 되기 전까지 가장 늦게 피어 있는 야생화이다.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울기등대가 있으며, 등대 아래 해변길을 따라가면 대왕암이 있다. 대왕암은 간절곶과 함께 해가 가장 빨리 뜨는 일출 명소로 유명하다.
울기항로표지관리소가 있다.
울기등대가 있는 이곳을 대왕바위산, 대양산이라고도 한다. 문무대왕비의 넋이 호국룡이 되어 문무대왕과 같이 동해를 지키다 대왕암 밑으로 잠겨 용신이 되었다 하여 대왕바위라 부른다. 일본이 1905년 2월에 등간을 설치하면서 ‘울산의 끝’이라는 뜻을 그대로 옮겨 러시아와 전쟁시 군사목적으로 등대 명칭을 울기등간이라 하였으며, 지명을 울기라 부르게 되었다.
대왕암 전설이 있다.
신라 제30대 문무왕(661~681)은 평소 지의법사에게 말하길 “나는 죽은 후에 호국대룡이 되어 불법을 숭상하고 나라를 수호하려고 한다.” 하였다. 재위 21년 만에 승하하자 유언에 따라 동해의 대왕석에 장사 지내니 용으로 승화하여 동해를 지키게 되었다. 장사 지낸 문무왕의 수중릉은 경주시 양북면에 있다.
왕비도 세상을 떠난 뒤 “한 마리의 호국룡이 되어 하늘을 날아 울산을 향하여 동해의 한 대암 밑으로 잠겨 용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 뒤 사람들은 그 큰 바위를 대왕바위라 하였으며, 용이 잠겼다는 바위 밑에는 해초가 자라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가 있다.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해안산책로의 햇개비에서 수루방 사이를 중간 지지대 없이 한 번에 연결해 전국의 출렁다리 중 경간장로는 303m로 가장 길다. 바다 위로 이어진 다리이기 때문에 대왕암 주변의 비경을 볼 수 있다.
비가 와서 통제 되었으나 운이 좋게 개방되어 걸어 보았다. 조금 흔들렸고 관광객이 많았다. 2017년과 2019년에 방문했을 때에는 해안산책로가 없었지만 지금은 잘 정비되어 바다와 어우러진 멋진 바위 풍경을 보았다.
태화강 국가정원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태화강 지방정원이 순천만 국가정원에 이어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었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84ha의 면적에 생태정원, 대나무정원, 계절정원, 수생정원, 참여정원, 무궁화정원으로 6개 주제를 정해 29개 세부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강을 이용해 만든 국내 최초 수변생태정원이다. 2017년 11월에 갔을 때에는 없던 ‘태화강 국가정원 안내센타’ 건물이 주위 풍경과 어우러지게 잘 지어져 있다.
십리대숲의 유래이다.
태화강 국가정원 서쪽에 솟은 오산을 중심으로 삼호에서 태화루까지 10리 구간의 236,600평방미터 대나무 군락지를 십리대숲이라 한다. 십리대숲의 대나무는 고려 중기 문장가인 김극기의 태화루 시에 그 모습이 묘사되어 있고, 1749년 울산 최초 읍지인 학성지에도 기록이 있어 오래전부터 대나무가 자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대나무숲에는 공기 속의 비티민이라 불리는 음이온이 다량 발생하여 신경안정과 피로회복 등 병에 대한 저항성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
대나무숲 옆에 “구름은 바람없이 못가고, 인생은 사랑없이 못가네”라는 재미있는 글과 포토존이 있다. 실개천에 갈대숲의 생태습지가 잘 보존되어 있다.
날씨 탓인지는 몰라도 관광객이 많지는 않았다.
비가 오고 그치기를 반복한 가운데 여행을 무사히 마첬다. 여행은 잘 보고, 먹고, 즐기는 것이다.
늦은 점심도 먹었다. 일산동행정복지센타에서 추천한 금강수산에서 회덮밥, 물회, 매운탕 3가지를 먹었다. 술이 빠지면 되겠나? 소주, 맥주, 막걸리로 부회장의 인사와 5명이 건배를 제의하며 많이 웃고 입맛나게 먹었다.
갈 때에는 고속도로 청도휴게소에서 한 회원이 준비해 온 안주와 소주로 오전부터 시동을 거는 친구도 있다. 차 안에서는 집에서 직접 내려온 커피를 나눠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간절곶 멋진 카페에서 삼삼오오 모여 앉아 커피를 마시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마음 넉넉한 친구가 협찬해 대왕암 입구 바닷가에서 해녀가 잡은 싱싱한 해산물과 먹는 소주 한 잔은 꿀맛이다. 태화강십리대숲 의자에 앉아 마시는 라떼는 향이 더욱 진하다.
6시 30분에 대구에 도착하여 국수, 부추전에 반주로 해단식을 했다. 오늘 여행에 불참한 회장이 미안한 마음으로 비용을 부담했다. 점잖은 문학박사가 총무 위로 생맥주를 사서 한 잔 더 하고 헤어졌다.
10년 만에 동기들과 함께한 여행의 기억을 창고 속에 넣어 두었다가 훗날 꺼내어 추억으로 곱씹어 볼 것이다.
(2023년 4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