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로 왔다.
이번에는 큰 물로 나왔다.
대인 관계를 피하고 싶어 비교적 작은 규모의 현장만 선택하다 보니 역시 어쩔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일부러 큰 규모의 현장을 원하지는 않았다.
흘러가다 보니 우연히 다시 큰 물의 세계로 들어왔다.
지금 근무하는 회사는 제법 규모가 큰 회사이다.
그리고 관리해야 할 시공사도 국내 굴지의 그룹 계열 시공사다.
결론은 실망.
이런 회사가 과연 울 나라에서 손꼽아 내놓을 수 있는 회사일까???
이곳저곳 안테나를 펼쳐서 그 회사의 실태와 경험담이나 이미지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귀동냥을 들어 본 결과 공통된 결론은
그 회사는 시공회사가 아니다,,,
2군 같은 1군 회사라고들 한다.
내가 겪는 바로는 2군 보다도 못하다.
현장관리능력,업무능력,업무 지식 수준,조직력,조직의 발전성,,등을 평가한다면 절망적인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급여수준이 낮은 회사라고 알려져 있는 회사라는 것은 예전 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막상 부딪혀 보니 그럴만도 하다.
급여가 낮으니 있을 만한 사람들은 모두 다른 회사로 간다.
그러다 보니 남아있는 사람들은 뻔하다.
어느 조직을 가든지 그 곳에 가게 되면 그 조직이 잘하는 뭔가가 있기 마련이고 배울 점이 있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는 그런 것을 볼 수가 없다.
이런 회사가 어떻게 국내 제일 높은 건물을 세웠을까?
잘알고 있는 사람의 경험담을 들어보니 다른 회사의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공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만년과장이 많은 회사.
다른 회사 가 봐야 받아주지 않고 월급은 적지만 적당히 가늘게 길게 가자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
뭔말인지 담박에 느낄 것이다.
1사람이 해도 될 일을 2~3사람이 그 일을 한다???
업무 질적 수준 뿐만 아니라 업무효율의 저하,조직 활성도 부족 등등등
뭔 말이 필요하겠는가?
직원들의 업무능력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 이하이다.
그나마 다른 계열사의 자본력 덕분에 시공평가 순위는 상위로 올랐다.
자본력이 떨어진 다른 건설사들이 PF의 부실,자본력 부족에 힘을 잃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이나 진골도 있고,성골도 있고 땜빵용 직원도 있기 마련이다.
지금 있는 현장의 규모는 그룹 차원에서 본다면 앞날의 생사가 걸린 중대한 프로젝트라고 본다면 여기 파견된 직원은 그래도 그룹의 중요한 man-power가 아닐까???
전혀 아니다.
그러다 보니 그 협력업체의 수준 또한 기대이하.
다만 이 업체만 그럴까?
아니다.
수없이 많은 시공회사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의 건설업은 노동집약적인 경쟁력에서도 도태된 지 오래되었지만 설계와 시공기술력의 경쟁력에서도 영원한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by사니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