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보면 제 아무리 민초의 삶이라 하더라도 가끔은 뿌듯하고 특별한 날이 있기 마련이다.
어제는 참으로 오랫만에 맛본 특별한 날이었다. 우연처럼 다가온 필연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파주에 있는 '참회와 속죄의 성당'을 순례하고, 'JSA성당(판문점 내 성당)'과 ' 도라산 전망대'를 거쳐 돌아온 것이다.
여늬 눈에는 무엇이 특별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참회와 속죄의 성당' 말고는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회는 '뉘우쳐 용서를 빌다' 라는 말이다. 속죄는 '지은 죄에 대해 그 댓가를 치루다.' 라는 말이다.
성당 이름치고는 조금 어려운 이름이긴 하지만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얼마나 적절한 이름인가?
종교가 현실과 타협하여 정치적이지 않냐고는 묻지 마시라.
정치도 종교도 결국은 사람이 잘 살기 위한 영역이 아니냔 말이다.
한반도의 현실은 여전히 남과 북이 전쟁상태나 다름 아니다. 3년여의 전쟁을 치루고도 무엇이 아쉬워 잠시 쉬고(휴전)있을 뿐이다. 잠시라고는 했지만 자그만치 70년의 세월이 속절없이 흘러갔다. 내가 나고 자란 세월만큼이나 오랜 세월이다.
어디 짧은 세월이라 할 수 있으랴?
이에 한국 천주교에서는 이곳 파주에 '참회와 속죄의 성당'을 세우고, 남과 북의 진정한 '참회와 속죄'를 통해서 이 땅에 평화와 통
일을 염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간절하면 이루어 진다고 했다.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아 우리의 염원이 반드시 이루어 지리라 믿는다.
이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JSA 성당' 방문(탐방)이다.
알다시피 'JSA(Joint Security Area: 공동 경비구역)'는 '판문점'을 말한다.
오래전 그곳을 방문했을 때는 분명 성당이 없었다.(2019년에 축성되었다고 하며, 그곳에는 사찰도 교회도 한 구역안에 있었다.)
오늘이 특별한 날이라 하는 것도 판문점을 찾는 것도 있지만, 'JSA성당'을 찾아 기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별도의 미사가 있지는 않았지만, 90여명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쳤다.
십자가의 길 기도는 예수님께서 죽음에 이르는 수난의 여정이다.
어쩌면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고난과 역경과도 흡사하지 아니한가?
기도의 염원이 반드시 이루어 지리라는 희망을 안고 기도는 계속되어야겠다.
그곳은 서울에서 60여km, 평양에서 215여Km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정전협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곳은 '널문리'라는 이름의 평범한 한촌(閑村)이었다. 그런 곳이 70여년 전 정전협정으로 오늘날의 살벌한 JSA로 변한 것이다.
그곳에는 남쪽에 '평화의 집'과 '자유의 집'이 있고, 북측에는 '통일각'과 '판문각'이 있다.
그 중간에 '중립국감시위원회'가 있고 그곳에는 아랫 마을 윗 마을이 있어서 이웃 사촌처럼 오손도손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아랫 마을에는 '대성동' 이, 윗마을에는 '기정동'이 저마다 국기를 자랑하며 펄럭이기 시작했고, 아랫 마
을의 작은 아버지와 윗 마을의 큰 아버지가 70여년 간을 만나지 못한 채 남과 북으로 떨어져 살아 온 것이다.
그곳은 같은 땅인듯 다른 땅이 되고 만 것이다.
한반도에는 자연의 4계절이 어김이 없건만, JSA에는 봄도 가을도 없는 동토의 계절이 되고 만 것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나라 살리는 통일
이 겨레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오라
통일이여 오라.
- 이하 생략 -
자~!
이제 그만 싸우고 이 땅에 평화의 씨앗을 뿌려 보자.
언제고 '널문리 가게'를 찾아 김치 깍두기에 막걸리 한사발을 마셔 보자.
그곳에 언제나 봄이 오려나? 겨우내 얼어붙었던 눈이 스르르 녹아 내리듯
그곳에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평화의 바람이 불어와 남.북한 칠천 만이 얼싸안고 춤출 수 있는
그날이 올 때까지 계속해서 기도를 바칩시다.
-함평직암회 고리기도방 정수환 대건 안드레아 씀.
첫댓글 아랫마을의 작은아버지와 윗마을의 큰아버지...느닷없는 생이별에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이제 정말 이 무도한 싸움을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정성을 다해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