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 박정태(34)가 1월 8일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싱글A 위스콘신에서 활약하고 있는 조카 추신수(21)를 만나 야구얘기와 인생상담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2002년 9월 말 추신수가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뒤 몇 차례 만났지만 이날은 새해 첫 만남이고 1월 11일 추신수의 미국 출국을 앞두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자리라서 더욱 뜻깊었다.
외삼촌과 조카는 이날 해운대의 한 음식점에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며 인생과 야구에 대한 얘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두 사람은 올해 똑같이 야구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박정태는 FA로 풀린 지난해 롯데와의 우선 계약협상이 결렬된 뒤 연말 7개 구단의 제의를 받지 못하고 지난 1월 7일 다시 롯데와 재계약 협상을 시작했다. 야구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다.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의 자존심과 명예를 찾을 길이 없다. 얼른 계약협상을 마치고 올해 부활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추신수. 2002년까지 2년 동안 통역이 미국생활을 도와줬으나 이제부터는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구단에서 제공하는 통역은 2년이면 계약이 끝나 이제 모든 것을 혼자 책임져야 한다. 타자로 전향해 2002년 타율 0.302 6홈런 48타점 34도루를 기록하며 팀내 3번타자와 중견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더 큰 도약으로 메이저리그행의 초석을 마련해야 할 때다.
박정태는 자신만의 타격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조카가 새해 새 각오를 다지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미국생활이 힘들 텐데 잘 해내고 있다. 미국에서 야구하는 신수한테 내가 배워야겠다. 지금 내 처지는 조카 보기에도 좋지 않다. 올해에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겠다”며 웃었다.
이에 추신수는 “삼촌이 지금 계약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삼촌 자신도 그렇고 부산 팬들도 삼촌을 원하고 있다. 롯데에서 예전의 기량을 다시 보여줄 것이다”라고 화답했다.
추신수는 1월 11일 시애틀로 건너가 팀에 합류한 뒤 2월 미국 애리조나로 옮겨 스프링캠프 훈련에 참가한다. 롯데는 2월 애리조나 전지훈련이 예정돼 있어 박정태의 계약이 순조롭게 끝나 훈련에 합류하면 다음달 두 사람은 타국에서 재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