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수)에는 정말 보고 싶은, 아니 꼭 봐야만 했던 경기가 많았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GS칼텍스의 IBK기업은행戰을 시작으로, 알레나 선수가 드디어 복귀한 KGC인삼공사 경기(흥국생명戰). 그리고 슈퍼루키 박지현이 프로데뷔를 이뤘다는 WKBL 우리은행 경기(신한은행戰)도 말이죠.
바쁜 업무 때문에 당일 TV 생중계를 챙겨보지는 못했습니다(사실 세 경기가 동시에 진행되니 다 지켜보는게 불가능하기도 하죠). 하지만 나중에 경기 결과는 전해듣고는 하나는 꼭 보고 잠자리에 들어야 했습니다. 16일(수) 여자배구, IBK기업은행 대 GS칼텍스 경기. 5세트만입니다.
<= 5세트에 나선 양팀의 스타팅 라인업.
김수지-어나이-이나연-김희진-고예림-백목화!
김현정-알 리-표승주-김유리-이소영-이고은! 베스팅 라인업입니다.
■ 오늘의 경기 리뷰 (5세트만)
4세트를 20 대 25로 잡아내며 마지막 세트로 온 원정팀 GS칼텍스. 겨우겨우 기사회생했지만 세트 출발은 좋지 못했습니다. 5세트. 홈팀 IBK기업은행쪽에서 김희진 선수의 깔끔한 첫 득점에 더해 서브에이스 2개(3번째, 6번째 득점). 그리고 주포 어나이 선수도 팀의 세트 2, 4번째 득점에 이어 다이렉트킬 득점까지 만들어냈거든요. 15점이면 끝나는 세트를 6대0으로 시작했으니, 거의 승부가 결정되었다고 봐도 됐을 겁니다.
하지만 김희진 선수의 서브 범실로 겨우 그 흐름을 꺾을 수 있었던 GS칼텍스(6대1). 표승주 선수의 '네트 맞고 들어간' 행운의 득점에 알리 선수도 연속 득점해주며 바로 6대6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IBK쪽에서는 어나이와 김수지의 공격이 GS의 유효블로킹에 걸리고, 또 그 뒤에 위치했던 이소영 선수 디그에 막히며 공격에서 계속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추격이 가능했습니다. GS칼텍스는 (연속된 엄청난 공격커버를 바탕으로) 표승주 선수의 스파이크! 6대7로 역전까지 만들어냈습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중요한 마지막 세트에서도 어나이 선수에게 잠깐 휴식을 부여하기까지 했으나, 바로 공격범실이 나오며 흐름이 확실히 바뀌었습니다(8대10, 9대12 시점).
GS칼텍스에서는 이소영 선수와 알리 선수가 더 여유를 찾으며 그러한 공격들이 통했습니다(8대11, 9대13 시점). 결국 백목화 선수의 서브범실로 경기 끝. 10 대 15로 마지막 5세트를 가져온 GS칼텍스의 놀라운 역전승입니다.
■ 그 외 주요 Point!
다섯 세트를 정말 치열하게 싸워준 두 팀 선수들인데, 일단 마지막 세트만 봐서 미안하고. 그래도 GS칼텍스 팬으로서 이런 결과를 듣고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재방송이라도 바로 챙겨봤었네요. 만만치 않은 강적을 이겼으니 말이죠.
결과적으로는 기록지만, 그리고 몇몇 뉴스 보도만 본 셈이니 선수들에 대한 신랄한 평가(칭찬 or 비판)도 삼가야겠습니다. 전체 경기를 다 안 봤으니까요. 기록지만 봐도 IBK어나이 선수가 34득점(공격성공률 36%)으로 그래도 제몫을 했고, GS칼텍스에서는 31득점의 알리에 더해서 (오늘은 센터로 기용할 예정이었다는) 표승주 선수가 19점(공격성공률 53%)으로 펄펄 날았네요. 정말 강소휘 선수의 갑작스러운 부진 & 문명화 선수의 부상 등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정말 "특급 조커" 역할을 잘해주고 있어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더해서 '지켜본 5세트 때' 후위에서 자리 잘 잡고 수비 잘해준 이소영 선수(디그24개), 그리고 경기 막판 교체투입 후 연속 서브로 IBK의 리시브라인을 흔들고, 본인은 디그까지 성공시켜준 김채원 선수도 한 번 언급해주고 싶었네요. 감사합니다.
다시 돌아가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님은 정말 많이 유(柔)해지신 것 같아요. 정말 기적같은(?) 역전패(IBK가 6대0 이후 4점을 더 뽑는동안 GS는 15득점)임에도 생각(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화를 많이 줄이시는 모습이셨어요.
그리고 "(주전에 버금가는) 백업 유무의 중요성"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고예림 선수는 그래도 경기당 10점(20경기, 209득점)해주는데 백목화 선수는 오늘도 4득점 뿐(공격성공률 22%). 다른팀의 레프트 자원, 이소영-이재영-박정아 등 특급선수들에까지 굳이 비교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경기당 평균 13~4점씩은 해줘야하지 않나 싶네요. 백목화 선수는 10점 바라기도 어렵고, 고예림 선수도 이렇게 기복을 보이면 힘들어집니다. 솔직히 5세트 막판에 어나이와 교체투입된 문지윤 선수도 이렇게 중요한 시점에 사용할 어울리는 선수는 아니고... 한다혜 & 안혜진 & 표승주라는 카드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GS를 만나 이런 결과를 얻었으니 더 뼈아프게 다가올것 같네요. 해결책을 찾기가 당장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가오는 올스타전, 그리고 얼마간의 휴식기동안 모두들 푹 쉬고 잘 추스려서 다시 만나요. 감사합니다.
※ 저는 다가온 주말동안 앞서 적은, 흘려보냈던 경기들 천천히 다시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리뷰도 많이들 기대해주세요.
■ 오늘 경기, Photo~~
고예림 선수(왼쪽), 수비도 공격도 참 열심히 해주는데 말이죠... 이나연 세터도 조금 기복 있는 플레이.
어나이 선수의 이런 표정은 경기 중 좋지 않은 사인이겠죠? 무언가 잘 안 풀린다는 느낌이 그래도 전해지네요.
GS에선 요즘 제일 잘나가~ '슨듀곤쥬'씨와, 공수 버팀목 이소영 선수. + 강소휘 선수(오른쪽)는 무슨 문제가 있는지 걱정입니다.
요즘 참 멋있는 알리오나 마르티니우크 선수 경기모습은 이렇게 따로 한 장 추가! 멋지다, 멋져!!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