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리(伊萬里)- 광화문 ‘오반자이’ 집
노동절 5월 1일 저녁
광화문 지하도를 나오니 전경이 새카맣게 깔려 있다.
뭔일 났나 하고 보았더니 이런 집회를 하고 있다.
햐.. 이거 자칫하면 최루탄 안주 삼아 술 마시겠구나 했지만
술 마시다 잠시 나가보니 끝이 났다. 변두리에 있다 보니
요즈음 시위문화에 대한 개념이 잡히지 않은 모양이다.
비각을 끼고 교보생명 뒤 옛날 중학천을 복개해 생긴 길 (즉 청진동)로
들어 가 대로에서 오른 쪽 두 번째 골목에 이마리가 있다.
(이마리 골목-밤)
저 간판 伊萬里는 이만리로 읽는 것 아닌지?
그 말씀이 옳긴 한데 쥔이 이마리 라는 데서야 어쩔 방법이 없다. ^^
이 집은 안가(安價)의 일식집 정도로 생각하면 무난하겠다.
싼 일식집 이라면 요즈음 유행하는 이자까야(居酒屋)가 생각나
그런 거냐고 물었더니 주인이 정색을 한다. 어디서 순 싸구려 선술집
‘이자까야’에 ‘오반자이’ 집을 갖다 대느냐는 것이다.
오반자이
오반자이란 교또(京都) 지방 사투리로 ‘평상의 반찬’을 말한다.
한자로 따로 없고 일본 가나(假名)로 다음과 같이 쓴다.
평상의 반찬이니 매일 약간씩 바뀌는 데 이 날 오반자이는
다음 사진의 다이 위 그릇에 담긴 것이다.
보방념(寶方 禾+念)씨
위 사진에서 오반자이를 들여 다 보는 사람이 이 집 주방장 겸 사장이다.
명함의 한자만 보고 중국계인가 했더니 일본 발음 ‘지쓰가다 미노루’ 상이다.
일본인 한국인 서로 구별하기 어렵다지만 영락없이 일본인으로 생겼다.
자리에 앉으니 우선 오늘의 반찬-오반자이 부터 내 온다.
사진 : 오반자이
이건 돈을 받지 아니하고 (무지 중요^^) 그냥 입맛을 다시라는 것이다.
오반자이를 안주 삼아 맥주 한 병 기리꼬미 깔고 나니 모듬사시미가 나온다.
모듬사시미(刺身盛合)
이 집을 간 것은 필자의 동창부탁으로 시식하고 (따라서 짜배기^^)
그 소감을 동창회 홈페이지에 올리기 위해서다.
그러니 내가 시키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나오는 데
(사진 : 모듬회)
으음… 양(量)으로 보아 일인분 인가 했지만 나중 메뉴 판을 확인하니
모듬사시미 소 2-3인 분에 28,000 발(원)이다.
(중-38,000 ; 대-48,000 원)
펄펄 뛰는 생선회 초고추장 찍어 양껏 배 채우려는 사람을 위한 집은
아니다. 우선 이 집에는 초고추장도 없고 소주도 팔지 않는다.
(아 일본 소주는 있다. 내 말은 처음처럼 이나 참이슬이 없다는 뜻)
질은 나무랄 데가 없으니 알맞게 숙성되었다.
필자는 바로 잡은 한국식 활어(活魚) 보다는 숙성 시킨 선어(鮮魚)쪽이 좋다.
또 강한 초장 보다는 와사비를 약간 찍어 먹는 편을 선호한다.
참치 접사
가이바시라 접사
히레사께
히레사께에 들어 가는 복날개는 일본에서 가지고 온다는 데
맛의 비결이 재료에 있는 지 가공에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한 잔에 10,000 원.
다른 술 값은 다음과 같다.
가이바시라(平貝) 빠다야끼(燒)
장어구이
연어 시오야끼(鹽燒)
분위기
가는 날이 마침 노동절 휴일이라 사람이 거의 없는 데
평소에도 이렇지는 않으리라. 그 때 어떨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그레이드가 있으니 너무 왁자지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본격적 일본풍이라 일본 대사관 사람들이 자주 오고 주로 일본인들이
많다고 하니 아무래도 한국인들 보다는 조용하리라
노렝
보관 술병
씨름달력
씨름 대진표
대진표 안에 한국인이 있다.
맨 오른 쪽부터 횡강(橫綱)-요꼬즈나, 대관(大關)-오오제끼
그리고 그 다음 레벨이다.
이날 필자가 먹은 것이 히레사께만 넉잔에 4만원 모듬회 28,000 원이니
대충 10만원은 넘지 않을까 하는 데..
나처럼 짜배기가 아니라 돈을 낼 때는?
글쎄… 서너명이 갔을 때 인당(人當) 5만원 정도가 들지 않을까?
필자(筆者)는 몇 편 되지는 않지만 맛집 기행문을 쓸 때 마음속에 정해 둔
원칙이 있는 데 대략 인당(人當) 2-3만원 정도의 집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돈 많이 내면야 당연히 맛 있고 분위기도 있을 것 아닌가?
그러나 필자(筆者)도 선뜻 가지 못하는 곳을 소개하여
괜히 읽는 사람 염장 지를 일은 없는 것 아닌가?
그러나 이 집-‘이마리’는 친구의 부탁도 있지만 분위기 찾아 인품 잡으면서
사시미(刺身)의 참 맛을 보고 싶지만 본격적 일식집은 주머니 사정상 거시기
할 때 알맞을 것 같아 소개하는 것이다.
이마리 명함
아아…. 중요한 것을 빼 먹을 뻔했다.
이 집 상호 이마리(伊萬里) 는 원래 일본에서 도자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임진란(任辰亂) 때 잡혀 간 조선 도공의 후예들이 만드는 아리다야께
자기가 있는 데 이 아리따야께를 실어 내는 항구가 이마리다.
따라서 이마리와 아리따야께는 같은 말이라고 한다.
명함 왼쪽 위의 그릇 그림과 이 집에서 쓰는 그릇이 바로 이마리 자기다.
워낙 비싸니 각 테이블에 놓는 그릇이야 안 되지만
오반자이 담아 놓은 그릇이랑
접시가 이마리 즉 아리다야께 그릇이다.
이상
첫댓글 상세하게 설명 해주셔서 일본식 음식점에 가면 참고가 되겠습니다 별미로 근데 입맛이 맞을지 모르지만 색다른거같군요 근데서울에 일본식 음식점이 많은가 보군요 서울 거주 일본인이 많나 ? 이마라 도예후손 그럼 우리 나라 사람이 끌려가서 만든 도자기 ㅠㅠ
한병 기리꼬미깔고 이런면도 계시는군요 보아 왔지만 더욱 웃음이나는 명 강의십니다광화문이라면 사무실 근처인데 한번 지나시는길에 들려 보시지 않으시구요잘 보았습니다,씨름력도 재미있군요 일본씨름을 스모라 하던가요...날씨참 좋군요 늘 행복한날 되시구요천객만래.소문래복.이라
재미있는글 많이올리는 병연 아제 반가버요 . 자주방문할게요. 정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