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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에 물려 죽을 사람 수백 명을 살렸지요
출처: http://blog.naver.com/wun12342005/220643546846
뱀은 사람들이 제일 혐오하는 동물 가운데 하나다.
징그럽게 꿈틀거리는 기다란 몸뚱아리, 소리없이 발밑을 스쳐 가는 촉감, 미끈하고 축축해 보이는 피부,
허공을 향해 날름거리는 갈라진 혓바닥, 사람을 노려 보는 듯한 차가운 눈, 독을 품은 길고 날카로운 이빨…
교활한 혓바닥으로 인류의 첫 조상인 아담과 이브를 꼬여내어 타락하게 했다는 따위의 옛날 이야기 때문이 아니라,
흉물스러운 생김새 하나만으로도 뱀은 애초부터 사람들한테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강원도 영월군 서면 쌍룡리는 쌍룡시멘트 공장이 있는 것으로 이름난 작은 시골마을이다.
지붕도, 길도, 나무도 온통 회색 시멘트 가루로 덮여 있다.
이곳에서는 모든 회색이다. 사람의 마음까지도 회색으로 칠해 놓은 것 같다.
이 회색의 거리를 걷다 보면 쌍룡시멘트 공장 정문 2백 미터쯤 앞쪽에 ‘쌍용독사연구소’라는 빛바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뱀독으로 뱀독을 해독한다
자기 집에 독사연구소라는 특이한 간판을 내건 김한수 씨는 어려서부터 오직 뱀에 미쳐 평생을 살아 온 사람이다.
뱀을 잡으러 다니기도 하고 뱀탕을 만들어 팔기도 하며 뱀으로 폐암이나 폐결핵, 중풍 같은 병을 고치기도 하는데,
무엇보다도 독사에 물린 사람을 귀신같이 고치는 것으로 이름 높다.
김한수 씨는 독사한테 물린 사람을 전문으로 치료한다.
지금까지 뱀에 물려 고생하고 있거나 목숨이 위험한 사람을 고쳐 준 사람이 수백 명이 넘는다.
그는 어떤 뱀독이든지 풀 수 있는 해독제를 만들었다.
이 해독제를 먹으면 어떤 뱀한테 물렸거나 독이 얼마나 퍼졌거나 상관없이 숨이 끊어지지만 않았다면
어떤 사람이든지 아무 후유증 없이 목숨을 건질 수 있다.
그는 독사의 독을 뽑아내어 이 해독제를 만들었다고 한다.
뱀독으로 뱀독에 물린 것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는 이독공독(以毒攻毒)의 원리로 뱀독을 해독한다.
우리나라에서 뱀에 물리는 사람이 한 해에 몇 천 명이 되고 목숨을 잃는 사람도 수십 명이 넘는다.
세계적으로는 한 해에 수십만 명의 사람이 뱀한테 물려 목숨을 잃는데
특히 스리랑카 같은 나라에서는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이 한 해에 3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방울뱀이나 코브라처럼 코끼리를 몇 시간만에 죽일 만큼 무서운 독을 지닌 뱀은 없다.
우리나라에 있는 뱀 중에서는 살모사 종류와 유혈목이만이 독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살모사한테 물려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다.
뱀의 독은 색이 없거나 호박색의 액체로 18-67퍼센트의 고형물이 들어 있는데 그 대부분이 단백질이다.
뱀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독은 1천 분의 몇 밀리리터에서 6-7밀리리터까지이며
독을 말렸을 때의 무게도 몇 분의 1밀리그램에서 1.5그램까지 다양하다.
가장 양이 적은 것은 무독뱀류나 바다뱀이며,
가장 많은 것은 악질방울뱀이나 아메리카의 열대지방에 사는 풀살모사 등 살모사아과의 뱀이다.
실험에 따르면 뱀은 한 번 물 때 가지고 있는 독의 절반 이상을 주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뱀의 독에는 생물활성을 지닌 단백질과 폴리펩티드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이 폴리펩티드의 신경독이며, 그 중 70가지쯤이 정체가 밝혀져 있는데 대부분이 코브라 종류의 독이다.
신경독은 신경에서 근육으로 가는 자극전달을 방해하는 물질이다.
폴리펩티드 독은 세포막을 파괴하는 작용을 한다.
모든 뱀독이 효소를 지니고 있다.
효소는 혈액응고물질을 파괴하여 혈전을 생기게 하고 내출혈을 일으키며 골격근과 세포결합물질을 파괴한다.
그밖에 뱀독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신경섬유의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과 면역물질이 활성화되지 않게 하는 작용을 한다.
요즈음에는 많은 학자들이 뱀독을 생화학, 약학, 분자생물학, 면역학 등의 분야에 응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뱀독은 질병치료제로 널리 쓴다. 중국에서는 뱀독으로 중풍치료제로 만들어 뛰어난 치료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남미에 사는 살모사의 한 종류인 하라락카 살모사에서 추출한 독으로 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하였다.
살모사보다 무서운 유혈목이의 독
독사한테 물리면 물린 부위가 불에 데인 것처럼 몹시 아프고 조금 지나면 물린 부위와 그 주변이 부어 오른다.
조금 지나면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며 근육이 마비되고 눈앞이 깜깜해지며 의식이 혼란해져서 헛소리를 하거나 의식을 잃게 된다.
다리나 팔이 뻣뻣해져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고 호흡곤란이 일어나는 수도 있으며 몸이 얼음처럼 싸늘해지거나
열이 나고 구토와 설사를 하기도 한다. 물린 부위에서 피가 많이 나고 부어 올라
나중에는 온 몸이 퉁퉁 붓고 모세혈관이 파열되어 멍든 것처럼 퍼렇게 되며 소변이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뱀독은 여러 가지 성분이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 효과를 발휘한다.
독뱀한테 물리면 먼저 모세혈관을 파괴하고 혈액응고물질을 파괴하여 출혈을 일으킨다.
그리고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이는 뱀독으로 인한 경우와 출혈로 인한 경우가 있다.
몸이 마비되는 것은 신경에서 근육으로 향하는 자극전달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골격근은 뱀독으로 인해 직접 파괴되기도 하지만 혈액순환이 안 되어 마비되기도 한다.
신체의 각 조직이 파괴될 때 생기는 물질은 심장이나 신장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뱀의 독과 독이빨은 본래 먹이를 잡기 위해 발달한 것이다.
그러던 것이 스스로를 지키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뱀독은 먹이가 되는 동물의 신경을 마비시키거나 죽이는 것 말고 일종의 소화액이기도 하다.
뱀한테 물린 동물은 뱀의 입안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이미 뱀독으로 소화작용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뱀의 독조직에는 세 가지종류가 있다.
이를 차례대로 소개한다.
첫번째는 유혈목이의 독조직이다.
지금까지 유혈목이는 독이 없는 뱀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유혈목이가 매우 센 독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1984년 일본에서 한 중학생이 유혈목이에 물려 뇌에 출혈이 생겨 죽고 나서부터
유혈목이에 혈액응고 물질인 피브리노겐이 형성되지 못하게 하는 독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살모사 종류는 앞쪽에 있는 송곳니가 독이빨이고 그 윗쪽에 독샘이 있지만,
유혈목이는 눈 뒤쪽에 있는 듀벨로이선이라는 곳에 독샘과 독이빨이 있어
목구멍 가까이까지 깊게 물려야 독이빨에 닿게 된다.
지금까지 유혈목이한테 물려도 피해를 입지 않았던 것은 깊숙이 물리는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유혈목이는 위턱의 앞쪽에 바늘 같은 이빨이 여러 개 나 있고 가장 안쪽에 독이빨이 있다.
보통 앞이빨로만 물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물어 입안 깊숙이 있는 독이빨에 물리면
독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 독작용을 일으켜 치료제 주사를 맞지 않으면 24시간 안에 목숨을 잃게 된다.
두 번째 독조직은 코브라과의 뱀한테 있는 것으로 이들 뱀들은 위턱의 앞쪽에 2개의 짧은 독이빨이 있다.
그리고 독이빨의 앞쪽에 깊게 홈이 패여 있다.
살모사의 독이빨은 완전한 주사침
독은 독이빨의 위쪽 구멍으로 들어가 이빨 위에 있는 찢어진 구멍을 통해 근육으로 주입한다.
이 독이빨은 완전한 주사침과 같으나 너무 짧아서 입안에서는 움직일 수가 없다.
이런 구조 때문에 코브라는 먹이를 무는 동작이 느리고 여러 번 물어야 많은 독을 주입할 수가 있다.
코브라 독은 독성이 매우 세서 물리면 한두 시간 안에 죽을 수 있다.
세 번째 독조직은 살모사과의 뱀들이 갖고 있는 독으로 이들 뱀은 위턱의 앞쪽에 2개의 긴 관으로 된 독이빨을 갖고 있다.
독이빨의 길이는 종에 따라 다르나 긴 것은 5센티미터나 되는 것도 있다.
코브라의 독이빨과는 달리 표면에 홈이 패여 있지는 않고 가는 선이 아래쪽으로 그어져 있을 뿐이다.
살모사의 독이빨은 위턱이 움직이는 뼈에 붙어 있어 입을 다물면 위턱과 평행이 된다.
입을 벌리면 독이빨은 앞으로 나와서 위턱과 직각이 되고 먹이를 물면 입이 넓게 벌어져서
독이빨의 끝이 앞을 향하게 된다.
살모사는 재빨리 이빨을 찔러 독을 주입하고 즉시 경계하는 자세로 되돌아간다.
큰 먹이는 독이빨을 주사침과 같이 찔러 깊숙이 찔러 즉시 빼지만
먹이가 사람의 손가락처럼 작은 것이면 문 채로 그대로 있기도 한다.
살모사가 무는 동작은 몹시 재빨라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이다.
보통 뱀은 자기 몸길이의 3분지 1 정도까지 머리를 뻗어 상대를 물 수 있는데
몹시 화가 나 있을 대에는 자기 몸길이의 3분의 2 거리까지 머리를 번개같이 뻗어 문다.
우리나라에는 다른 나라에 견주어 독이 있는 뱀의 종류도 적고 독도 그다지 센 편이 아니다.
독이 있는 뱀에는 살모사과에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그리고 북한에 사는 북살모사가 있고 유혈목이가 있다.
대개 살모사는 굵고 짧으며 등비늘에 광택이 없고 눈동자가 고양이처럼 타원형이며
눈과 코 사이에 피트기관으로 부르는 구멍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살모사의 독은 출혈독으로 모세혈관과 소정맥의 혈관벽을 파괴하여 출혈을 일으키고 적혈구를 파괴한다.
독액을 받아 말린 것도 꼭 같은 독성이 있으며,
살모사와 쇠살모사의 독은 약간 노랑색을 띠고 투명하며 점성이 있지만, 까치살모사의 독은 무색투명하고 점성이 없다.
뱀에 미친 일생
김한수 씨는 충북 충주에서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뱀밖에 모르는 한 마디로 뱀에 미친 사람이었다.
뱀이 무섭지도 징그럽지도 않았다.
집게를 들고 산이나 들로 다니면서 뱀을 잡고 뱀의 생태를 하나하나 관찰하는 일은 큰 즐거움이었고
잡은 뱀을 뱀탕 집에 갖다 팔면 짭짤한 수입도 생겼다.
스무 살에 일찍 장가를 들고 나서 다른 직업을 가져 보려고 애썼다.
남들이 땅꾼이라고 멸시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땅꾼이니 뱀장수니 하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온갖 일들을 다 해봤다.
밑천이 안 드는 보따리장사에서부터 시작하여 연탄장사, 약초장사 따위 온갖 장사를 다 해 봤으나
어찌된 일인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뱀을 만지는 것이 천직으로 여기고 다시 뱀장사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뱀탕 집을 운영하면서 처음에는 땅꾼들한테 뱀을 사서 팔기도 하고 뱀탕을 달여 주기도 하다가
몇 년 뒤부터는 뱀한테 물린 것이나 폐결핵, 여자들의 산후풍, 신경통, 중풍, 치질, 양기부족 같은 질병을 치료하기 시작하였다.
“스물 다섯 살 무렵부터 뱀한테 물린 사람이나 중풍환자, 신경통, 관절염 환자 등을 고쳐 주기 시작했지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뱀을 오래 만지다 보니
뱀의 성질이나 약효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고 뱀독으로 뱀독을 풀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본래부터 이것저것 혼자 생각하고 연구하는 것을 좋아했지요.”
그가 뱀한테 물린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은 좀 특이하다.
독사한테 물린 환자가 오면 머리 정수리 부위에 열 십(十)자로 면도날로 그어 피를 약간 낸다.
그렇게 해야 죽은 피가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가마에 침을 놓고 가운뎃손가락 가운데 마디에도 침을 놓은 다음 양쪽 발을 세워 놓고
실로 발끝에서부터 무릎까지 길이를 재어 정수리에서부터 일직선으로 그 실 길이만큼 아래쪽 부위,
곧 척추뼈 다섯째 마디 부위에 침을 놓는다.
그런 다음에 물린 자리에 침을 놓는데 이렇게 침을 놓아야 독이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는다고 한다.
침과 뱀독, 뱀가루로 뱀에 물린 사람을 고쳐
침을 놓고 나면 누런 가루약을 주는데 그것을 하루 세 번 복용한다.
하루 복용량이 0.1그램쯤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양이 지극히 적다.
이 가루약은 갖가지 독사의 독에 뱀가루와 암모니아 등 몇 가지 약재를 섞어 만든 것이다.
환자는 이 약을 복용하면서 물약을 물린 부위에 수시로 발라야 한다.
가루약은 몸 안에서 독을 풀어내고 물약은 뱀독을 밖으로 빼내는 작용을 하며 침은 부은 것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침을 맞고 약을 바르면 물린 자리에서 누런 물이 줄줄 흘러나오기 시작하며
이틀쯤 지나면 부기가 점점 내리기 시작하여 일주일에서 열흘쯤 지나면 완치된다.
뱀한테 물려서 병원에 가지 않고 바로 치료를 받을 경우에는 6-7일이면 완치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오거나 뱀에 물리고 나서 여러 날 고생하다가 왔을 때에는 열흘쯤이면 완치된다.
온 몸이 퉁퉁 부어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거나,
온 몸의 피부가 멍든 것처럼 시퍼렇게 되고 물린 자리에서 퍼런 물이 줄줄 흐르며
숨이 몹시 가빠 호흡이 곤란하다 할지라도 목숨만 붙어 있으면 반드시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독사한테 혈관에 물리면 어떤 방법으로도 치료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는 혈관에 물렸을지라도 목숨만 붙어 있다면 아무 부작용이나 후유증 없이 살려낼 수 있다고 한다.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환자들이 많이 옵니다.
아직까지 뱀에 물리는 사람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제천, 영월, 단양 같은 데서도 오고 멀리 경상도나 경기도 같은 데서도 소문을 듣고 찾아옵니다.
몇 해 전까지는 환자들 이름과 주소를 적어 두었으나 요즘은 안 적습니다.
가까운 데 사는 사람은 여기가지 다니면서 치료를 받고 멀리 있는 사람은
근처에 있는 여관이나 우리 집에 있으면서 치료를 받습니다.
뱀한테 물리는 사람이 유난히 많은 해가 있어요.
그런 해는 환자가 수십 명씩 오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일 년에 몇 사람씩 옵니다.
요즘 사람들은 뱀한테 물리면 병원부터 가지 저 같은 사람한테는 잘 안 와요.
얼마 전에는 환자 세 사람이 한꺼번에 온 일도 있어요.
영월에서 뱀한테 물려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서도 못 고치고 내려와서
초상 치를 준비를 하고 있는 할머니를 고쳐 주기도 했습니다만…”
그가 우연히 뱀독 해독제를 만든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 끝에 만들어 낸 것이다.
뱀의 독을 뽑아내어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많이 했다.
뱀독을 말려서 쥐한테 먹여 보기도 하고 주사를 놓아 보기도 했다.
그런 실험을 거쳐 자신이 생기자 뱀한테 물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을 찾아가서 무료로 약을 줘서 그 효과를 확인했다.
그의 치료법은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간혹 치료가 끝나기 전에 그만두면 물린 자리가 시리거나 저린 등의 증상이 올 수 있다.
그가 만든 뱀독 해독제는 뱀한테 물린 것뿐만 아니라 벌에 쏘인 것, 지네나 독벌레에 물린 것 등에 모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는 자연환경이 파괴되면서 뱀이 많이 줄어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산에 숲이 울창해지고 산에 들어가는 사람이 적어지면서
뱀은 오히려 그 수가 늘어났거나 그 전과 비슷한 숫자일 것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아무리 깊은 골짜기라도 사람이 살지 않은 곳이 없었잖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곳들이 마을이 있었던 흔적도 없어져 버리고 산이 되어 버렸어요.
그리고 등산꾼들은 길로만 다니지 길이 없는 곳으로는 다니지 않거든요.
뱀이나 토끼, 노루 같은 야생동물들이 전보다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땅꾼들이 뱀을 잡아오는 숫자도 옛날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임파선 결핵, 중풍, 관절염을 뱀탕으로 치료
그는 뱀탕으로 갖가지 질병을 치료한다.
여러 종류의 뱀을 한 데 넣고 푹 고아서 뱀탕을 달이거나 뱀을 말려서 가루 내어 약을 만드는데
어떤 종류의 뱀을 함께 넣느냐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고 한다.
먼저 뱀은 임파선결핵, 곧 나력이라고도 부르는 병에 특효약이다.
독사를 가루 내어 곪아서 터진 부위에 뿌리면 낫는다. 3-5번 하면 거의 틀림없이 낫는다.
유종, 곧 여성의 유방이 딱딱하게 되어 멍울이 잡힌 데에는 독사 꼬리를 잘라서 열 십자로 그으면 풀어진다.
독사 꼬리 부분에 노란 침이 있는데 침에 있는 독이 멍울을 푼다고 한다.
눈에 엉뚱한 살이 돋아 나와 눈동자를 가리는 병에는 뱀쓸개를 법제해서 눈에 넣는다.
두세 번 엉뚱한 살이 없어진다.
결핵에는 독사, 구렁이, 유혈목이 등을 체질에 따라 배합하여 탕으로 먹는다.
초기 결핵은 한두 달 먹으면 효험을 보고 말기 결핵에는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옛날에는 결핵으로 다 죽게 된 사람들이 산 속에 들어가 뱀만 잡아먹고 깨끗하게 낫는 사람이 많았다.
신경통이나 여성의 산후풍에도 여러 가지 뱀을 배합하여 탕으로 먹어야 한다.
신경통은 한 달, 산후풍은 보름쯤이면 고칠 수 있다.
그는 어떤 질병에 어떤 뱀을 어떻게 배합하여 쓰느냐에 따라서 거의 모든 질병을 다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중풍, 관절염, 양기부족, 허약체질, 결핵, 치질 등
병원에서 못 고친다는 선고를 받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고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중풍에는 산에서 잡은 오소리, 멧돼지 쓸개, 개쓸개를 같이 넣고 여러 가지 뱀을 배합해서 탕을 만들어 씁니다.
한 번 만드는데 돈이 꽤 많이 들지요. 오래 된 중풍은 어렵고 초기 중풍에는 효험을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재료를 구하기 어렵고 돈이 많이 들어 아무나 하기가 어렵지요.
관절염도 탕을 만들어 오래 먹어야 해요. 5-6개월 먹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역시 그것도 비용이 적잖게 듭니다.
양기부족이나 허약체질을 개선하는 데에도 한두 번 먹어서는 효험을 보기 어렵고 자주 여러 번 먹어야 효과를 봅니다.”
뱀이야말로 최고의 정력식품
그는 많은 사람들이 혐오식품이라고 기피하는 뱀탕이야말로
진짜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며 정력제로도 효력이 뛰어난 매우 훌륭한 식품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뱀을 먹는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중국 광동성 같은 곳에서는 뱀요리가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그것을 보고 혐오식품이라고 욕하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뱀은 정력에도 실제로 좋은 식품입니다.
뱀을 어떻게 배합하는가에 따라서 효력이 다르지요.
폐병에는 구렁이를 먹으면 절대로 못 고칩니다.
정력을 좋게 하려면 칠점사에 다른 뱀을 섞어서 먹는 것이 좋아요.
사람의 체질에 따라 배합을 다르게 해야 합니다.
뱀 몸 속에 있는 더러운 똥 같은 것들을 싹 빼내고 탕으로 달여야 돼요.
껍질을 벗겨서 넣어야 되는 것도 있고요.
일반 뱀은 네 시간쯤 푹 고아야 되고 구렁이는 여섯 시간쯤 달여야 합니다.
뱀탕을 잘 끓이면 구수하고 맛이 참 좋아요.
그래서 한 번 먹고 나면 친구를 데리고 다시 오는 사람이 많아요.
보통 서울서 온 손님 같으면 한 사람이 열흘이나 보름 동안에 1백만 원에서 3백만원 치쯤 먹고 가는데
그 사람들이 효과가 없다면 다시 오겠습니까?
10만원이나 20만원치 먹고는 별 효과가 없어요.
뱀은 돈 많고 정력은 없는 사람한테는 좋은 식품입니다.
한 번에 2-3백만원치 먹고 나면 2년쯤은 정력이 끄떡없으니까요.
2-3년 계속해서 그렇게 먹는다면 10년은 정력 걱정 안해도 될 겁니다.”
그는 지금까지 중풍환자와 치질환자, 임파선결핵 환자를 수십 명씩 고쳤다.
뱀한테 물린 환자를 고친 것은 수백 명이 넘는데 고쳐 주고 나서 한 번도 돈을 받아 본 적이 없다.
모두 무료로 고쳐 준 것이다.
뱀에 물린 사람 수백 명을 무료로 고쳐
“뱀한테 물린 사람은 다 무료로 치료해 줍니다.
원가가 몇 천원 드는 것을 같고 돈을 받을 수 없잖아요.
고맙다고 몇 만원 주는 사람이 있으면 받기는 합니다.
가족들은 제발 환자 좀 받지 말라고 성화를 부립니다.
환자가 오면 똥오줌도 받아내야 되고 빨래도 해 줘야 하고
일주일이나 열흘씩 밥도 해 먹여야 하니 집안 식구들이 좋아할 리 있겠습니까?”
그는 의원 노릇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주에 활인성(活人性)이 있는 사람이라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활인성이 없는 사람은 약을 줘도 약효가 없고 오히려 탈이 나기 쉽다고 한다.
40년 동안 뱀을 취급하면서 뱀에 물린 것만도 수십 번이라고 하였다.
그는 우리나라에 있는 뱀은 종류에 상관없이 독은 거의 같다고 한다.
곧 독이 많이 들어갔는가 적게 들어갔는가의 차이일 뿐 독성은 어느 것이나 비슷하다는 뜻이다.
불독사에 물리면 독이 많아서 눈앞이 노랗게 된다고 한다.
“살모사 중에는 한 마리의 독으로 2천 7백 명을 죽일 수 있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뱀독이 혈관에 들어가면 한 시간 안에 죽습니다.
뱀독에 약한 사람이 있고 강한 사람이 따로 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뱀한테 세 번을 물려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그 말을 하고 나서 며칠 뒤에 산에 가서 바로 그 날 독사한테 물려서 죽었어요.
뱀독에는 체질에 따라 강하고 약한 사람이 없습니다.
뱀독이 얼마만큼 들어갔느냐가 문제일 뿐이에요.
뱀독이 근육에 들어가서 얼마만큼 작용하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른 것이지요.”
뱀한테 물린 것을 치료를 잘못 하거나 치료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물린 부위에서 시퍼런 물이 나오며 차츰 살이 썩어 들어간다.
실제로 뱀독으로 인해서 죽는 사람보다 치료를 잘못하여 덧나서 죽거나 오래 치료를 하지 않아서
차츰 살이 썩거나 다른 병에 감염되어 죽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살이 썩을 때에는 뱀가루로 만든 약을 바르면 진물이 흐르지 않고 새살이 차츰 돋아 나온다고 한다.
흔히 산에 갈 때 담배나 백반, 석웅황 같은 것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뱀이 덤벼들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그는 한 마디로 그런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뱀이 먼저 사람한테 덤벼드는 법은 결코 없고 밟거나 건드리지 않으면 절대로 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뱀한테 물렸을 때 흔히 알려진 것처럼 물린 부위 위쪽을 묶거나 독을 입으로 빨아내는 일은 오히려 위험하다고 한다.
학교에서 잘못 가르치기 때문에 오히려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주장이다.
“뱀한테 물리면 응급처치법이 없습니다.
물린 부위 위쪽을 끈으로 묶거나 상처를 칼로 찢거나 하면 나중에 그 부분의 살이 썩을 염려가 많아요.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것도 위험합니다.
빨아낸다고 해서 독이 쉽게 안 나와요.
그리고 입안에 상처가 있기나 하면 독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뱀한테 물리면 응급치료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빨리 병원에 가서 해독제 주사를 맞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그것보다는 나한테 와서 침을 맞고 약을 먹고 바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더러 뱀을 날로 먹거나 회로 먹는 사람이 있는데 뱀은 절대로 날로 먹으면 안된다.
뱀의 내장이나 살 속에 살고 있는 기생충이 그대로 사람 몸 속으로 들어와 기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뱀에는 붕어나 잉어 같은 민물고기보다 10배 이상 기생충이 많다고 한다.
뱀 기생충 중에는 사람의 살 속으로 들어가 살을 파먹으면서 번식하는 것도 있고,
골수에 들어가 골수를 파먹는 것이 있으며 뇌로 올라가 뇌를 파먹는 것이 있다.
사람의 살을 파먹는 기생충은 아주 작은 지렁이 모양인데
이 기생충에 감염되면 감염된 부위가 곪아서 썩고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여
결국 그 부위를 잘라 내는 수밖에 없다.
골수에 들어가 자라는 것은 지네처럼 생긴 것도 있고 길다란 뱀처럼 생긴 것도 있는데
지금까지 발견된 것으로 길이가 1.8미터나 되는 것도 있다.
뇌를 파먹는 기생충에 감염되면 가끔 머리가 쪼개지는 것처럼 아프고 미쳐서 발작을 하게 된다.
이처럼 무서운 뱀기생충에 감염되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갖가지 뱀의 약효
그는 우리나라에 있는 뱀 종류는 본래 여섯 가지라고 한다.
곧 구렁이, 살모사, 까치독사, 율모기 또는 꽃뱀이라고도 부르는 유혈목이, 밀뱀, 무자치의 여섯 가지다.
칠점사니, 불독사니 하는 것들은 살모사 종류이고 석구렁이니 흑질백장이니 같은 것들은
구렁이의 한 종류인데 이런 것들까지 합치면 30가지쯤이 된다고 한다.
뱀은 종류에 따라 약성과 쓰임새가 다르다.
등이 까맣고 배가 하얗기 때문에 흑질백장이라고도 부르는 먹구렁이는 양기부족과 허약체질,
사타구니에 땀이 나는 낭습증, 폐병, 간질환, 동맥경화 등에 효험이 있다.
이 뱀은 대개 높은 산에서 살며 개구리, 산쥐, 작은 새 같은 것을 잡아먹는다.
큰 병을 앓고 난 사람들이 원기회복을 위해 자주 찾는 뱀이 바로 흑질백장이다.
흑질백장과 비슷한 것으로 등은 까맣지만 배는 누런 구렁이가 있는데 이런 것은 흑질황장이라고 하며
위장병, 당뇨병, 식욕부진, 고혈압, 중풍으로 인한 마비 등에 효험이 크다.
흑질황장은 참새를 잡아먹기 위해서 기와집의 지붕 밑에서 살기도 한다.
석구렁이라고도 부르는 황구렁이는 낮은 산에 주로 살면서 개구리나 새, 메뚜기 같은 것을 잡아먹는다.
독이 없고 성질이 온순하며 움직임이 느려서 사람한테 잘 잡힌다.
보양효력이 뛰어나며 폐결핵, 기관지염, 천식, 위장병, 탈항, 중풍으로 인한 반신불수 등에 효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살모사의 한 종류인 칠점사는 우리나라에 있는 뱀 중에서 독성이 가장 센 뱀이다.
한 번 물리면 일곱 걸음을 걷지 못하고 쓰러진다고 해서 칠점사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동작이 빠르고 성질이 사나와서 가장 위험한 뱀이다.
대개 해발 7백미터가 넘는 높은 산에서 살며 개구리, 작은 새 등을 잡아먹는다.
고혈압, 기관지천식, 결핵, 폐렴, 양기부족 등에 큰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뱀 중에서 약효가 제일 좋다고 한다.
살모사는 도마뱀, 지네, 불개미, 개구리, 새 같은 것을 잡아먹으며 산다.
낮은 산에 널리 분포하며 칠점사보다 크기가 작고 성질이 사납다.
중풍, 고혈압, 당뇨병, 천식, 피부병 등에 좋은 효험이 있지만 그 효과는 칠점사보다는 떨어진다.
능사는 산이나 들에서 사는 성질이 온순하고 야행성이며 독이 없는 뱀이다.
다른 뱀을 곧잘 잡아먹기 때문에 모든 뱀 중에서 임금이라는 얘기가 있다.
능사는 류마티스 관절염, 요통, 골수염 등에 효험이 뛰어나다.
독사는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흔한 뱀이다.
독성이 세고 성질이 난폭하며 도마뱀, 지네, 개구리, 새 같은 것을 잡아먹으며 산다.
독사는 대개 뱀술을 만들어 복용하며 폐결핵이나 기관지염, 인후염 등이 좋다. 약효는 칠점사보다 떨어진다.
석화사는 설악산이나 치악산, 지리산 같은 곳의 높은 산 바위틈에 살며 매우 희귀한 편이다.
피부에 돌과 비슷한 무늬가 있어서 석화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도마뱀, 지네, 불개미, 개구리 같은 것을 잡아먹고 살며 정력제로 가장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화사는 보호색을 띠고 있어서 바위 위에서는 바위빛깔과 비슷하고 풀밭에서는 풀빛과 비슷하여 발견하기 어렵다.
손발이 떨리는 수전증 환자나 허약체질인 사람한테 가장 좋다.
율모기 또는 화사라고도 부르는 유혈목이는 들이나 숲 속에 산다.
강장효과가 뛰어나고 식욕부진, 소화불량, 탈항, 위궤양, 허약체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좋다.
뱀이 산삼을 먹으면 열을 주체하지 못하여 겨울잠을 자지 못하고
눈 위를 헤매게 되는데 이것을 설상사(雪上蛇)라고 하여 산삼보다 귀한 약으로 쓴다는 말에 대해
그는 설상사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지금까지 어떤 땅꾼한테서도 눈 위에서 헤매는 뱀을 잡았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백사나 흑사에 대해서도 그런 것은 돌연변이로 생겨나는 것일 뿐 산삼보다 약효가 좋다느니
약효가 3대를 간다느니 하는 말은 다 근거 없는 헛소문에 불과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뱀에 대해 허황한 얘기가 많아요.
전봇대만큼 큰 뱀을 보았다느니 발이 달린 뱀이 있다느니 능구렁이가 모든 뱀의 왕초이며
온갖 뱀들을 울음소리로 불러 모아서 모임을 한다느니
그런 얘기들을 갖고 술내기 같은 것을 하면서 나한테 물어오는 사람이 있는데 다 있을 수 없는 얘깁니다.
우리나라에는 아무리 커 봤자 구렁이는 2킬로그램, 살모사는 1킬로그램이 넘어가는 것이 잘 없어요.
능구렁이가 다른 뱀을 잡아먹는 것은 사실이지만 뱀 중에 왕도 아니고 뱀은 발성기관이 없어서 울음소리를 낼 수가 없어요.”
뱀은 우리나라 안에서도 지방에 따라 생김새나 특성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남쪽 지방의 섬에 있는 뱀은 굵고 뭉뚝한 편이며 강원도에 있는 뱀들은 독이 많고 사납다.
괴산이나 충주 지방에는 까치독사나 유혈목이가 많고 오대산이나 설악산에는 칠점사가 많다.
역시 뱀은 강원도 뱀을 제일 알아준다.
설악산에서 잡히는 뱀 중에서는 흑질백장을 최고로 치고, 덕유산에서는 능사를 알아주며,
지리상에서는 석화사, 태백산의 독사, 계룡산의 능구렁이를 각각 으뜸으로 쳐 준다.
대개 오대산, 설악산, 치악산, 용문산, 지리산 같은 데서 뱀이 많이 잡히고 약효도 좋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겨울철 5개월 동안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뱀보다 약효가 월등하게 높다고 한다.
요사이는 그물을 쳐서 뱀을 잡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게 하면 모든 뱀의 씨를 말릴 수도 있으므로 좋은 방법이 아니다.
뱀은 낮이면 산꼭대기 쪽으로 올라갔다가 저녁이 되면 산 아래쪽으로 내려오는데
중간에 그물을 쳐 놓으면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고 그물 주위를 빙글빙글 돌게 된다.
후계자 한 사람 키우는 것이 소원이오
그는 뱀 해독제를 만드는 방법과 뱀에 물린 사람을 치료하는 방법을 전수하고 싶지만
전수 받겠다는 사람도 없고 또 너무 어렵고 위험하여 선뜻 전하기도 어렵다.
뱀 해독제를 만들려면 먼저 독사한테서 독을 받아야 하는데 잘못하면 물릴 수가 있다.
살모사 한 마리에서 뱀독을 대개 한 숟가락쯤 채집할 수 있다.
“뱀으로 돈을 벌겠다는 사람뿐이지 이것을 연구하는 사람은 없어요.
아마 뱀한테 물린 사람 고치는 것도 나 죽고 나면 끝일 거요.
뱀 만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후계자가 한 사람 있으면 좋겠는데 누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남 보기에 좋지도 않은 일을 나서서 배우려고 하겠습니까?
나는 의사도 아니고 돌팔이도 아니고 뱀을 오래 만지다 보니
뱀한테 물려 고생하고 죽는 것이 안타까워서 한 번 약을 만들어 본 것 뿐이 아닙니까?
만약 배우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열심히 가르쳐 볼 생각은 있습니다.”
그는 뱀탕집을 운영하면서 집 안에 뱀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뱀을 키운다.
여름철에 많이 잡은 뱀들을 사 모아서 몇 달씩 두고 뱀탕 재료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집에는 언제나 수십 마리 혹은 수백 마리의 뱀들이 우글거린다.
그의 집에서는 뱀이 주인이다.
가끔 우리 안에 있는 뱀들이 기어나와 가족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뱀은 성질이 까다로와서 살아 움직이는 것이 아니면 먹이를 먹지 않는 것도 있고 성격이 민감하여
주위의 환경이 바뀌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이를 전혀 먹지 않고 굶어죽는 것도 있다.
저주받은 것처럼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뱀을 늘 만지면서도 그는 늘 보람을 느낀다.
그것은 그가 평생을 만져 온 뱀이 사람한테 틀림없이 유익하고 병자를 치료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동물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불독사 : 유독성,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독사 종류로서는
전국적으로 골고루 서식하며 개체수가 가장 많으며 다양한 색상과 무늬를 가지고 있으며 붉은색, 갈색, 흑색, 재식등이 있습니다.
살모사 : 까치독사라고도 하며 유독성, 전국에 골고루 분포하며,
냄새는 독뱀 특유의 기분좋은 아카시아 향기같은 매콤한 향을 풍깁니다.
칠점사 : 맹독성, 이 뱀에 물리면 일곱 발자국 밖에 못가고 죽는다고 하여 칠점사라고 부릅니다. 산의 정상부근 약 8부능선에 살며, 힘이 세고 몸집이 큰것이 특징입니다.
뱀의 독은 신경독과 응혈독으로 분류되는데 칠점사는 신경독을 지니고 있습니다.
위 사진의 칠점사는 몇년전 가을 산행시 본 뱀인데 몸집이 매우 커서 나무 막대기로 들어올리기 힘들정도로 무거웠습니다.
포스가 장난이 아닙다. ^^;;
이 칠점사는 아마도 작년에 본 넘인데 길을 막고 비켜주지 않아서 조금 지켜보며 놀다가 결국 제가 돌아서 갔었지요. ^^
유혈목이(꽃뱀, 화사) : 유독성, 예전엔 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목 뒤에 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독이 없는 뱀의 종류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제가 뱀을 접한 경험으로는 독이 없는 뱀들은 대개 행동이 상당히 민첩한 반면에, 독이 있는 뱀들은 잘 도망도 안갑니다.
실뱀(줄뱀) : 무독성, 몸이 가늘어 동작이 민첩하고 가벼워 벼잎, 풀잎타기와 몸 숨기기의 명수이지요.
물뱀 : 무독성, 논둑길 등에 많은데 그래엔 보기 힘든데 사람을 잘 무는 버릇이 있습니다.
논둑 옆 수로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던 뱀입니다.
누룩뱀 : 무독성, 돌과 비슷한 무늬가 있어서 석화사라고 이름이 붙여졌으며, 새를 잡아 먹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능사(능구령이) : 무독성, 초여름에 도로가에 많이 보이며 뱀중의 왕이지요. 뱀을 먹이로 사용합니다.
백사 : 우리나라 뱀의 돌연변이입니다. 위 뱀은 능사백사인데, 눈과 혀가 붉어야 좋은 백사라고 합니다.
석구렁이 : 무독성, 쇠구렁이, 우리나라 산에서 살며 동작이 빠르고 민첩합니다. 북쪽지역에서 살고 있는 석구렁이 입니다.
석구렁이 :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이처럼 갈색을 띱니다.
반먹구렁이 : 무독성 황먹, 반먹, 남한 전체에 분포하며 깊은 산과 무인도 등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흑질황장(먹치) : 무독성, 흑색바탕에 황색띠를 둘렀다는 뜻으로 흑질황장이라고 부릅니다. 비슷한 개체로 흑질백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