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밭 낚시터의 초록과 손맛
2013년5월16일
C형님과 솔밭낚시터를 가기로 했는데 오랜만에 C아우님 함께 가게 되었다. 가시거리가 아주 멀리까지 또렷이 보이는 청명한 날씨가 5월의 초록을 더 짙게하는 산야가 우리의 마음을 차분하고 신나게 만든다. 인천 도심에서 가까운 계양산 아래에 이런 낚시터가 있다는게 천만 다행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마치 먼 시골 농촌에라도 온듯한 약간의 거름냄새가 섞인 초록의 싱그러움은 낚시터에서 자리를 잡고 낚시하는 강태공에게는 더 없이 좋은 조건 이었다.
< 솔밭 낚시터 2호지 붕어 전용터 >
싱그러운 초록이 낚시터 물빛까지 물들게 하고 산 그림자 내려 앉은 낚시터는 한가롭고 평화스럽다. 평일이라 몇안되는 꾼들만 자리잡고 있는데 우리 3명이 합세한다. 지난번 1호지에서 이번에는 2호지를 공략하기로 했다. 1호지에는 붕어, 잉어, 향어등이 있지만 2호지는 붕어만 전용으로 잡히는 낚시터이다. 제대로된 붕어 찌맛을 보기 위함이기도 하다.
< 낚싯대를 편성하고 있다 >
낚시대를 편성하고 있는데도 붕어가 수면위로 올라와 왕성한 활동을 하고 뭍 가장자리에서 산란하는 소리가 "푸드득~ 착착"하는 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 오늘은 비록 낚시터이기는 하지만 지난번 가교리지에서 70cm 대형잉어를 잡았지만,밤낚시에서 붕어 손맛을 못 본터라 아쉽지만 여기서라도 손맛을 보며 만회를 하겠다는 생각에서 오게 된 것이기도 하다.
< 미끼 채비를 하고 있는 c아우님 >
< C형님의 낚시에 몰입해 있는 모습 >
이제 편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낚시에 들어 간다.
아~ 참!
한잔하고 시작 해야지 안그러우 형님! 우리는 지체없이 합의하고 막걸리 1병을 간단히 김치1조각으로 해치우고 낚시에 몰입한다. 예상대로 금방 C형님이 한수 걷어 올린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C아우도 한수 낚아 올리고 나만히 헛 챔질이 되고 만다. 그래도 기분 좋은 시간은 흘러간다.
역시나 붕어 전용터에 오길 잘 했다. 고대하던 손맛을 보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또 C형님이 걷어 올림과 동시에 나도 한 수를 낚아 채니 이번에는 헛챔질이 아니고 바둥거리며 예뿐 붕어가 낚여 올라 온다.
나는 예뿐 붕어님을 수건으로 감싸고 붕어가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바늘을 제거하고 다시 돌려 보내준다. 어짜피 손맛터에서는 손맛만 보지만 일반 노지에서도 잡아서 놓아주는 미덕은 오래동안 여운이 남는 기분좋은 모습이다.
< 우리가 낚시하는 좌측편 모습 >
< 나와 C아우님 모습 >
< 2호지의 강태공들 모습 >
오전까지는 활발한 입질에 꾼과 붕어들이 찌를 사이에 두고 한판의 승부를 신경전으로 이어 졌다.
역시 손맛터 붕어들은 주둥이 부근에 입은 상처가 아물지 않아 쉽게 먹이를 흡입하지 못하는 까닭으로 우리가 기대하는 시원한 입질을 보여주지 않는다. 간혹 정상적인 붕어들은 그래도 어쩌다 한번쯤 찌를 높이 올려주는것에 만족 해야 했다.
그러나 대부분 찌를 올리고 물속으로 빨아들이고 깜박거리게 하면서 붕어들이 우리들을 헛챔질로 유도하는 데 속고있는 꾼들이 대부분이었다.
어! 찌가 오른다 조금 기다리며 챔질 타임을 노리고 있는데 찌는 더이상 오르지 않는다. 이때는 이미 타임을 놓친것이다. 모두들 헛 챔질하면서 탄식을 쏟아낸다.
그래도 싫지않은 낚시의 묘미는 중독성을 갖게 하는 힘이 있다.
중독성이 바로 기다림!이다. 그 기다림을 믿게 하는것은 반드시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이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가 바로 배워야할 일상의 꿈과 히망이기도 하기때문이다.
그것을 낚시를 통하여 터득하면 더좋은 인생의 덤이 될것이다.
< 5월의 초록과 조화를 이룬 낚시터가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
< 우리 뒷편에 있는 1호지 전경 >
연두색이 덧 칠해지며 초록이 짙어지는 낚시터의 가운데있는 지난번에 왔을때 낚시 했던 1호지 가운데 연초록의 수양버들의 잎도 완연히 초록으로 변해 있었다.
불과 열흘 사이에 이렇게 변해버린것이다. 세월이 빠르다는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자연에서 느끼는 세월이 빠른세월을 원망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즐기는것으로 만족할 뿐이다.
< 1호지 뒷편에 계양산이 보인다.>
점심겸 막걸리로 조바심없이 여유롭게 정담을 나누며 점심을 마치고 다시 낚시를 하면서 붕어와의 대화에 들어 갔다.
오후가 되니까 붕어의 움직임이 다소 주춤한 상태였다.
오전의 손맛으로도 우리들은 이미 오늘의 예상목적은 달성하고도 남은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간간히 상면하는 붕어의 손맛과 몰려오는 오수를 한꺼번에 받아들이면서 조용한 낚시터는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감사합니다. 2013년 5월19일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