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사랑의 꽃을 피우는 사람들
강서가곡부르기회 회장/ 신재미
“국화꽃 저버린 가을 뜨락에,,,,,,” 은은하게 들려오는 “고향의 노래”가 남편을 따라 궁도장으로 가는 내 귓가에 들려왔다. 등 뒤로 따라오는 노랫소리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구민회관을 향하게 되었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다가가 살그머니 안을 들어다 보았더니
연세가 지극한 어머니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그날로 “강서가곡부르기회” 회원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아득한 일이다
가곡부르기회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으니 말이다.
창립 3년차에 회원이 되었으니 내가 회원으로 함께 한 것도 처녀 나이가 되었다.
처음에는 연로하신 분들이 많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모든 것에는 마음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좋아서 찾아 간 곳이라 그런지 아주 다급한 일이 생기기 전에는 꼭 출석을 하게 되었다. 노래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더 좋아서다. 창립멤버들이 아직도 상당수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거다. 금년에 86세를 맞이한 박윤자 여사님은 창립멤버이면서도 결석을 하지 않기로 소문난 분이다. 그야말로 가곡부르기회의 산 증인이다.
역사가 깊은 만큼 가곡부르기회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주민들을 위한 초청음악회도 열지만 찾아가는 음악활동도 한다. 화곡역 창사기념을 위한 축하음악, 지하철 문화축제를 위한 송정역 음악회, 그리고 2009년도에는 허준축제를 기념하는 음악회도 “강서 구민회관” 우장홀에서 열었다. 그뿐 아니라 이웃을 돕기에도 참여를 한다, 노숙자들을 위한 의류 보내기 및 물질 지원하기 등 삶이 여유로워서라기보다는 노래를 통해 얻은 행복을 나누자는 것이다. 역사가 깊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모임이 지역에 유익을 주는 단체로 소문이 나면서 조선일보에도 “아름다운 동호회”로 소개가 되고, 내일 신문에도 소개가 되었다. “서울시 시우회 강서회장”으로 수고하시는 이승헌 회장은 모임의 성격을 보니 지역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모임이라며 2009년 겨울 호 시우회지에 가곡부르기회에 대한 자료를 넣어 서울시 각 구청에 보냈다고 했다.
이런 종류의 모임이 많이 생겨서 살기 좋은 서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이 회장님 같은 분들이 여러분 있어서 가곡부르기회가 나날이 발전을 하고 있다
지휘자의 생각도 그렇다. 음악실을 다녀가는 날이면 저녁식탁이 사랑으로 지은 밥과 반찬으로 식구들이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어머니들에게 자녀를 위해 불러보지 못한 자장가를 40이 넘은 아들에게 불러주는 숙제를 내기도 해서 사랑의 눈물바다를 만들어 놓기도 한다. 영화감독(유영동-미스터 주부퀴즈 왕)을 아들로 둔 송영순 회원님은 그날 저녁 숙제를 하기 위해 아들에게 이 노래를 불러주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노래가 목적이 되어 인연을 맺게 되지만 오랜 세월 회원으로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은 마음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사랑을 주고받음으로 “나도 한 가족이다.” 라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모임이 튼튼하게 유지가 되는 것 또한 아름다운 인생 행복한 삶을 위해 회원 한분 한분의 마음의 꽃향기가 이웃에게 영향을 주고 사회로 퍼져나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사랑의 꽃이 시들지 않는 꽃으로서 가정마다, 아니 마을마다 예쁘게 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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