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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이라면 가시가 많은 부채선인장이나 멕시코가 연상되는 알로에처럼 상품화가 큰 선인장과 용신목같이 가시가 있는 통나무같은 것만 알다가 꽃처럼 이쁜 그런 다육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한눈에 반해버렸다. 게다가 녀석들이 우수수 떨어진 잎을 그냥 흙에 드러누워 아가들을 피워내는 모습에는 정말 앙증맞아서 웃음이 절로 난다. 그런 모습에 반한 사람들이 서로 일반봉투안에 조심스럽게 포장해서 주고받는 그런 카페를 그런 글에 몰려들어 이 힘겨운 경제살림을 잠시 잊고 산다. 무료로 분양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거짓말처럼 댓글 달아준 사람들에게 다육이 잎을 보내주었다.
처음 받던 날 ... 신기하게도 얼굴도 모르는 멀리, 혹은 근간에 사는 이에게 각종 다육이파리를 보내면서 잎마다 이름을 적어보냈다. 프리티, 천대전송, 첨후엽변경, 용월, 석연화, 발디, 흑괴리, 초연 등등... 생전 듣도보도 못한 다육이 이름이 생소하기도 한데 휴지에 싸서 실로 꽁꽁 묶어서 뿌리를 내린 잎들은 청심환 빈통에도 넣어 보내고 정말 기쁨조들이었다.
어쩌면... 새벽마다 녀석들을 들여다 보다 어느날 잎끝에서 아주 작은 싹이 생기는 걸 보고 우와. 정말 생명력은 대단함을 느꼈다. 작은 얼굴을 내밀고 뿌리도 없는 가운데 다육이는 자기와 같은 품종을 품고 키워낸다. 그 중에 청옥이라는 다육이는 아주 밭을 이루고도 남게 왔다. 채송이보다 적은 이파리에서 아주 작은 포도송이처럼 생긴 아가는 보석처럼 빛난다. 어느새 얼굴이 나와서 아침마다 녀석들 들여다 보는 재미가 생겼다. 이름표가 없어서 떠먹는 요구르트 수저를 얻어다 이름을 쓰고 꽂아준다. 그걸 써서 올렸더니 다를 그렇게 한단다.
그러던 어느날 땡나눔리란 걸 했다. 초보라고 하며 내게 없는 것을 나누어준다는 글에서 요구하는 시간에 댓글을 다는 것이다. 그게 보기보다 무지 어렵고, 무지 재밌고, 중독이 강했다. 매일 그 사이트를 들어가서는 무료분양에 열을 올리며 도전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딱 한 번 당첨이 되어 하필이면 이름표를 파시는 분에게서 흑괴리라는 다육이로 제대로 큰 걸 상품으로 받았다. 아무 댓가도 없이 세월을 들여 키운 것을 보내주는 것이다. 거기에 자기의 이름표랑 화분 구멍받침를 한 보따리 동봉해주니 이건 정말 횡재였다.
배달해 오는동안 좀 물렸어도 다육이는 마사에 잘만 심어놓으면 다시 잘 살아난다. 끈질긴 생명력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을 하나보다. 나두 매일 무료로 주는 것만 밝히다가 하루는 내가 누구에게 줄 걸 찿았다. 가시가 너무 촘촘히 난 백도선이랑 흑도선 그넘들도 조치원 사는 친구에게서 분양해 온 중에 아가들을 자꾸 키워내서 성가시던 중에 누구 필요하냐구 너무 흔하고 별로 인기가 없을 까봐 조심스럽게 혹은 부끄럽게 글을 다듬어 올린다.
으악... 초보라서 딱 한 분만 드린다는 글도 안써서 달라는 수많은 댓글에 황망하니 몸체하나만 남기고 죽어라고 포장을 한다. ㅎㅎㅎ 주소를 주고받고 실명도 알고 우표값도 안 받고 그렇게 보내는데 하루종일 행복했다. 그러고는 도착이 제대로 되었는지 서로 전하는 쪽지로 더욱 친근해진다.
아 이래서 나누어 주는구나... 그런 나눔을 두번째 했다. 오늘... 잎새 큰 관엽식물을 좋아했던 나는 다육이덕에 이빠시고 깨진 식기나 컵을 망치로 구멍을 뜷으며 혼자서도 잘 논다. 이게 바로 어른들의 놀이이고 치료이다. 대체로 우울한 사람들이 하면 저절로 치료가 될 것이다. 마음이 상하고 우울한 사람들이 원예치료를 하고 흙을 만지면 저절로 치료가 된다.
일본에서부터 시작되어 아주 작은 선인장에 사람들이 몰두를 해서 수입도 늘었다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다육이덕에 주부들이 행복해지고 살림맛을 안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든다. 허브농장이나 주말농장처럼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자연과 벗을 하는 방법중에 더 실속있고 정감이 오가며 집안을 아름답게 하는 이런 취미는 오래도록 유행이 되어도 되겠다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