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26 土 우면산에서 숲 바람과 함께는 산책길..] 산모양이 소가 졸고 있는 모양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우면산의 부분 이름으로 갓바위가 있는 산이라 하여 ‘관암산(冠岩山)’, 산이 도마와 같이 생겨서 붙여진 ‘도마산’, 옛날에 활을 쏘던 사정이 있던 곳으로 ‘사정산(射亭山)’, 수정이 채굴되었다 하여 ‘수정봉(水晶峰)’ 등이 있다. 또 졸고 있는 소의 낭심에 해당하는 곳이라 하여 ‘알봉’이라 한다 <산책궤적>
우면동 바위뫼 마을(암산)을 에워싸고 있는 우면산을 찾았습니다. 우면산 정상에서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서쪽과 서남쪽으로 연결된 산책길인 선바위역 방향입니다. 나는 교총회관 앞에서 한바퀴 돌아보려 합니다. 이곳에 우면산 들머리가 한 곳있습니다. 11시 10분~ 낮은 숲으로 올라서면 거닐기 편한 능선길이 시작됩니다
사방으로 활짝 펼치는 초록이파리들의 향연에 잠시 고개를 위로 들어 초록이 주는 편안함과 아늑함을 느껴봅니다. 거칠은 갈라짐과 골 깊게 패인 상수리나무의 수피도 잠시 바라다 봅니다. 여러해를 살아오며 삶의 소용돌이를 잘 헤치고 처신해 온 지혜로운 우리 선친들의 모습이 각인된 듯 하구요. 하늘을 우러러 한점의 부끄러울게 없다고 초록이파리로 하늘을 뒤덮은 당당함이 오늘따라 왜이리 가슴 뿌듯해 져 오는지요. 온갖 거짓과 위선으로 둘러 쌓인 부끄러운 세상.. 이를 탈피 못하고 늘 겉만 돌고 있는 내자신도 오늘은 드러 내놓고 창피함을 고백하고 싶습니다. 어찌 감히 남 만을 탓하겠습니까~ 내 조금 덜 받고 덜 먹고 덜 버는 것이 현명한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마음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욕구와 욕망.. 그 몹쓸 위선과 허망한 것들.. 이것 언제나 없어질런지요~ 이 부끄러움을 저 빈 숲 공간 하늘 사이로 날려버리고 싶습니다 우면산은 참나무류가 유난히도 많이 살고 있지요. 그래서 가을이면 청설모, 다람쥐가 등로 곳곳에서 나타나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곳입니다. 참나무류가 많다보니 자연스레 식생하는 버섯류가 많습니다. 특히 자연산 영지버섯이지요. 전에는 매년 장마철 雨期가 한번 지나치면 나는 우면산 숲을 헤치며 영지버섯을 채취해 보곤 했었습니다. 한바퀴 돌고 나면 한 광주리는 채취를 했었지요. 특히 장마가 끝나고 쑥쑥 오를 때의 모습은 삶의 강한 기상을 느끼게 됩니다. 상수리나무 곁에서 이제 살짝 머리 밀치고 나오는 모습이 내 시야에 잡힙니다. 이런 영지버섯은 장마비 듬뿍 적시고 나면 아주 큰 힘으로 솟아 오릅니다. 능선에서 청계산이 멀리 시야에 잡히는 곳이 있습니다. 요즘 우면지구 아파트개발 공사로 마을의 모습이 사라진 것 같군요. 숲 깊에는 돌무지들이 가끔 나타납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 이곳을 지나면서 돌멩이를 주워다 하나씩 올려놓고 지나쳤었지요. 그 때 나보고 왜 돌멩이를 올리느냐고 아들이 내게 물어왔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일들이 엊그제였었는데 이제 모두 성인으로 자라나 둥지를 떠났구요~ 이리 저리 능선을 살피면서 거닐어 오르다 보면 팔각정을 지나구요 잠시 안부로 떨어졌다가는 우면산 정상으로 불리는 소망탑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소망탑 주변에서 북으로 서울시내를 관망하면 좋은 곳입니다. 오늘은 뿌옇게 연무가 끼어서 강 건너 남산과 희미하게 안산, 인왕산 등이 어슴프레 보이는군요 소망탑에서 서향으로 능선을 타고 내리다가 군부대 철조망이 가로막히고 경사가 급하게 원목계단을 내려가게 되어있습니다. 이곳에서 중간허리쯤으로 산책로를 따라가면 덕우암 약수터가 나오지요. 그래서 아침 새벽부터 운동을 즐기는 산책객 들의 발길이 끊어지질 않습니다. 그리고는 각종 원예종 화초와 야생화들을 산책로 주변에 가꾸어 놓은곳을 지나구요. 이제는 철이 바뀌면 스스로 피고 지고 하는 야생화들로 자생력이 강하게 변해진 느낌의 숲입니다. 꽃대가 뿌리근처에서 올라와서 꽃을 피우면 매미꽃이라고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오늘 살펴보니 역시 매미꽃이 뿌리에서 올라와서 꽃을 피웠군요. 근데 다른 꽃들은 이름표를 붙여놓았는데 매미꽃에는 이름이 적혀있는 곳이 없군요.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꽃망울이 피나물하고 전혀 다르군요. 매미꽃은 꽃망울이 동글동글한 열매처럼 아주 매끈하네요. 산허리를 하나 돌고 나면 유점약수터가 나옵니다. 오동나무는 참 가벼워서 목재가구로 많이 사용되었었습니다. 내 어려서 살던 고향집에 참 오래된 오동나무가 집안 뒤켠에 있었지요. 여름이면 시원하게 펼쳐지는 오동나무 이파리지요. 넓직한 것이 후덕하게 생겼구요. 비오는 날에 오동나무아래 살짝 몸을 가려보면 그 큰 이파리의 포근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지요. 더구나 소낙비라도 큰이파리에 떨어지면 후두둑거리는 그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지요. 아련한 유년시절의 기억을 간직한 나무입니다. [오동나무] 유점약수터 윗편에 군부대 철책이 있는 근처에 하얗게 바람꽃 모양을 한 들꽃이 눈에 띕니다. 어성초라고 하는 약모밀이 이곳에서 살고 있었네요. 약수터라 물기가 촉촉한 곳이라 그런가 많은 개체가 살고 있었습니다. 오늘 처음 만나 눈 인사 나누는 들꽃입니다. 모양이 산뜻한 것이 아주 새침떼기 처럼 생겼군요. 이번엔 생강나무가 열매를 맺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봄에 노랗게 달콤한 향을 피어내던 생강나무에서 암꽃을 찾아내기가 그리도 힘들더니 오늘 열매맺은 모습은 비교적 찾기가 쉽네요. 열매의 모습을 보니 노랗던 암꽃 봉오리 전체가 모두 결실을 성공적으로 맺은 모습입니다. [생강나무]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이동을 하다보니 공군부대 정문 앞에 도착을 하게되는군요. 이곳으로는 처음 와본 곳입니다. 넓은 공터가 있구요. 이곳으로 들어오는 도로는 아마도 우면동 성당 쪽의 식유촌 어디 쯤에 있을 것 같군요. 부대정문에서 군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리 섭니다. 200여 미터 내려오면 군도로와 능선이 갈리는 곳에 도착을 하구요. 능선숲길로 올라가 보면 작은 헬기장 마크가 있는 삼거리길이 나옵니다.
나는 좌측으로 능선을 잘못 타고 내려갔습니다 나지막한 산길...산책으로 나온 길이라 길 잃을 염려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거닐다가 빼곡이 우거진 숲에서 능선이 보이질 않아서 길을 놓치고 말았지요. 이렇게 산길은 쉽게 생각하고 얕잡아보면 아니 됩니다. 하지만 어디로 빠져도 모두 알고 있는 동네마을이라 발걸음 떨어지는 대로 거닐어갑니다. 하지만 목적 없이 거니는 발걸음은 정말 의미 없지요. 내려가면서 숲 사이 하늘이 보이는 곳에서 잠시 방향을 가늠해보고는 등로를 수정해서 찾아가야 할 산책로를 찾았습니다. 약 25분을 하산 길 산책로를 빙글 돌았네요 산책 끝날 때까지 이런 이정표식은 아니 보이더군요 이제 또 편한 숲길을 느긋하게 내려갑니다. 가끔은 빗방울이 주루룩 떨어질 때도 있었지만 큰 가랑비가 아니 었구요. 맞을 만도 했습니다.
가까이서 살펴보니 미국자리공 꽃모양도 아주 산뜻하고 예쁩니다. 까맣게 매달리는 열매가 참 인상적이라고 늘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깜찍하게 개성적인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는 몰랐네요. 선바위 역에 가까이 내려갈 수 록 능선에 위치한 묘역들이 많이 이장을 한 흔적들이 보이구요. 그 곳 묘지자리엔 큰까치수영이 숲 그늘 속에 길다랗게 초록과 어울린 하얀색 꽃들을 피워 올리고 있었습니다. 묘지주인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 그 빈자리를 지키는 이는 나뿐이라고 묵시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도 들구요. 장마비가 올라 온다고 하드니 조금씩 빗줄기가 굵어지는 느낌도 듭니다. 산책길 땅바닥에 내리 꽃는 빗방울사이로 폴폴 먼지가 일고 있습니다. 선바위역 사거리 쪽이 시야에 잡힙니다.오후 2시가 막 지나는군요. 산책이 끝남과 동시에 등에 멘 작은 색(sack)에서 진동이 울립니다. 메시지 알림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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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청랑(淸浪) 원문보기 글쓴이: 淸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