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병영생활(신병훈련소)
징병제 전환… 군 복무 10년으로 줄여
북한군 군사복무 제도는 공식적으로 지원제였다. 그러나 군 복무를 마치지 않으면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은 물론 사람취급도 받지 못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군에 가기 싫다고 안 갈 수도 없었다.북한은 중학교(6년제: 우리의 중·고등학교) 5학년 전체 남녀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비신체검사를 실시한다.
그리고 준군사조직인 붉은청년근위대 훈련소에 입소시켜 1주일 동안 병실(내무실)생활을 하면서 군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대렬(제식)훈련과 사격훈련(자동소총)을 받는다. 소집훈련은 실탄사격까지 실시하며, 이는 군입대 전 기초군사훈련을 받게 하고자 함이다. 중학교 6학년(고3)이 되면 3월부터 징집이 시작되고 졸업시까지 학급에서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군에 입대한다.
여학생은 중학교 졸업반(고3)이 되면 군입대를 지원할 수 있다.신체검사 불합격자와 특수 분야 종사자 및 정책수혜자(과학기술·산업필수요원 등), 대학입학이 결정된 학생들은 징집에서 제외된다. 신체검사 합격자는 각급 행정단위 군사동원부의 초모(징집)통지에 따라 입대한다.
도소재지 군사동원부에 집결된 청년들은 최종 신체검사와 체력테스트를 받고 군종(군별)과 병종(병과)별로 분류된 후 군복으로 갈아입고 대열(인사)참모 인솔 하에 열차편으로 각 신병훈련소에 입소한다.지상군은 군단 또는 사단 신병훈련소에, 해군은 전대 신병교육대, 공군은 비행기지별 신병교육대에서 군종·병종별로 8∼12주 정도의 기본교육을 받는다.
특수부대인 저격·경보병은 여단훈련소에서 24∼36주의 신병훈련을 받는다.징집 시기가 빠를수록 호위사령부, 전연(전방) 및 특수부대, 해·공군 등 소위 괜찮은(?) 부대로, 늦을수록 오지나 보병·포병·공사부대 등에 배치된다고 한다. 북한군에서 좋은 부대란 편한 부대(?)가 아니라 특수부대처럼 제대 후에도 어느 정도 직장을 보장해 주는 부대를 말한다.
북한에도 자식을 군에 보내지 않기 위해 돈이나 뇌물을 쓰거나 신체검사 불합격자로 꾸며 징집을 모면하려는 현상이 있다. 이러한 병역기피를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은 2003년부터 ‘전민군사복무제’를 채택, 징병제로 전환했고 군 복무를 13년에서 10년으로 줄였다. 또 출신성분 제한이나 신체검사 미달자격도 대폭 완화하는 등 여러 제한을 폐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들은 젊은이들의 군 복무 기피현상은 점차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한다. 북한군 신병교육은 정치사상교육을 비롯해 대렬(제식)과 사격훈련, 그리고 근접전투와 체력단련에 필요한 총격전·격술·평행봉·철봉 등을 주로 숙달시킨다. 총격전이나 격술은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반복훈련을 원칙으로 한다.
평행봉·철봉훈련을 강조하는 것은 좁은 장소에서 체력단련에 효과적이기 때문일 것이다.신병훈련 기간 중 가장 어려운 것은 매주 토요일 24㎏의 완전군장 4㎞ 구보와 훈련 마지막을 장식하는 40㎞(100리) 야간행군이다. 지방에서 고생해 본 신병들은 낫지만 대도시에서 자란 신병들 중에는 낙오자가 많다.
‘하루에도 몇 번씩 탈영하고 싶은 시기’가 훈련병(戰士) 시절이라고 한다.신병교육이 종료되면 김일성 초상화나 석고상 앞에서 군인선서를 한 뒤 군인신분증을 발급받는다. 우리의 경우 훈련소나 신병교육대에 입소하면 바로 군번을 받고 군인이 되지만 북한군은 신병교육 수료 후 군인선서를 해야 정식군인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