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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향文香을 찾아서.... 문학사랑 129회 문학사랑 축제 제129회 문학사랑 축제 2018년 12월 8일 토요일 오후 2시 한남대학교 56년 기념관 중회의실 먹고사는 일로 여일이 없던 차에 문학사랑 축제 초청장을 받고 고심 끝에 내 문학의 고향 대전을 찾기로 했다. 한 해를 보내면서 문우들의 안부도 여쭙고 고된 세상살이에 찌든 나를 잠시 내려놓고 문향에 젖고 싶었던 때문이다. 나와 문학사랑과의 인연은 1980년 대로 올라간다. 가까운 청주에서 나고 자란 나는 대전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인연이었을까?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박정규 시인의 소개로 "오늘의문학회"(현 문학사랑)를 알게되었고 학창시절 자칭 문학소년이었던 나는 이헌석 김흥식 이건영 지봉성 한성우 엄기창 등 다시 20~30대 문학청년들이 이끌던 오늘의문학회의 분위기에 단번에 빠져들었다. 그후 문학적 성장을 거듭한 결과 이헌석 회장님의 주선으로 1986년 모 문학전문 잡지로 부터 시인이라는 허명을 얻게되었고 본사 발령으로 서울로 올라오기까지 과분하게도 문학회 회장을 맡아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기도 하였다. 밤샘을 하고 졸린 눈으로 두 시간 남짓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한남대학교 56주년 기념관. 문학사랑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피곤도 잊고 벌써 어린 아이처럼 가슴이 설렌다. 나의 문학여정과 함께 했던 수많은 얼굴들, 그리고 젊은 시절 나의 감성을 일깨워주던 수많은 작품들. 청주로 가는 막차 시간이 지나는 줄도 모르고 문학토론에 열중했던 아름다운 추억들. 그들도 나처럼 문학을으로 맺어진 고운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을까? 그래서일까 무작정 행사장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 망설여져서 이런저런 생각들, 바쁜 일상에 함몰되어 잃어버린 생각에 골몰하느라 다시 돌아나와 한참 주변을 걸었다. 부끄럽지만 올해로 등단 서른두 해. 내가 그동안 남긴 것이라곤 달랑 시집 세 권. 문학을 위해 살지는 못했지만 한시도 문학을 잊어본 적은 없노라 항변하는 내게 문학을 좀 안다는 친구들은 이렇게 물어온다. '오랫동안 시을 써왔는데, 인세가 얼마씩 들어오느냐고....' 그럼 난 이렇게 받는다. "시인이 직업인줄 아느냐고...." 하기는 문학이 돈이 되는 시대는 옛날에도 지금도 없었다. 천재이거나 줄을 잘 선 소수의 문인귀족에게 내려지는 우연 같은 행운일뿐. 하지만 내게 이만한 문학적 재능이 있었음에 늘 감사하며 살아왔다. 시가 없이 어찌 굴곡진 삶을 견뎌낼 수 있었을까 문학이 내겐 소중한 선물이요 축복이었던 셈이다. 조심스럽게 들어선 행사장 입구. 문인들로 부터 기증받은 작품집을 누구나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기증 도서 증정 코너가 먼저 나를 반긴다. 어디 보자~ "문학사랑 129회 문학사랑 축제" 개회를 선언하고 계신 문학사랑협의회 이사장 이헌석 님. 젊은 시절 열정 그대로 뚝심있게 열악한 문학의 텃밭, 내게는 문학의 고향을 지키고 계시는 고마운 분이시다. 축제행사 진행을 맡아주신 양동길 시인님, 이경숙 시낭송가님. 햐, 참 많이들도 오셨다. 문학이 외면받는 시대(?)에도 저마다 가슴 깊은 속에는 필시 태생적인 시심을 간직하고 있음이다.
수상의 영예를 안으신 분들께 상패와 부상이 주어지고.... 선.후배 문우 친지들과 기념촬영. 나도 수상자 기념촬영에 꼽싸리 끼어서 한 장. 딱딱한 시상식 간간히 축하공연이 축제 분위기를 돋운다. 유니라인댄스 팀의 공연에 이어 색스폰니스트 공윤팔 님의색스폰 연주. 그리고 성악가 소프라노 이미자 님의 열창. <바램>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나혼자만의 생각일까? 문학이 다시 예전처럼 세인의 사랑을 받고 재능있는 젊은 이들이 문학인을 꿈꾸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문학축제를 통해 배출된 신인들의 당선소감을 발표하는 자리. 신인으로써 뜨거운 열정과 당찬 포부 부디 잊지않고 비록 작은 상이나 크게 받으시고 더욱 정진하셔서 문단에 큰 별이 되시라~. 조중산 서예가께서 매회 수상자들을 위해 손수 써주신 휘호, "문향만리文香萬里"라는 말처럼 부지런히 글을 갈고 닦아 아름다운 문학의 향기를 만리에 떨치시기를~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 카메라 앵글에도 넘칠 만큼 성황을 이루어주신 많은 분들. 나도 겨우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앉아 비로서 문향에 젖는다. 늘 그렇듯 축제의 뒤안길은 허전하다. 그래서 행사를 마치고 찾아간 곳이 오늘의문학 사무실 골목에 있는 "서경본가" 불경기 탓인가, 예전에는 취객들로 붐비는 골목이었는데.... 손맛 좋은 주인장이 내온 안주를 놓고로 허전함을 달래본다. 오른 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이건영 시조시인님, 이헌석 문학사랑협의회 이사장님, 나, 그리고 엄기창 시인님, 박국종 문학사랑협의회 회장님. 늦은 시간에도 이놈을 위해 자리를 만들어주시다니 여간 고마운 게 아니다. 추억담으로 문학의 미래에 대한 담론으로 이야기의 꽃을 피우는 자리. 젊은 시절 '도가니'라는 이름으로 고고의 성을 울렸던 젊은 청년들의 머리에도 어느덧 서리가 내렸다. 새해에도 모두들 건강하시고 변함없는 사랑으로 문학의 텃밭을 가꾸어주시기를.... 염치없는 부탁의 말씀으로 다같이 건배! 잠깐, 누가 시인 아니랄까 보아서 오늘의문학 사무실 입구에 써있던 글귀을 떠올린다. "문학이여 다시 일어서라!" 다시 건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