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
연맹시작일로 예비일이라 아침도 먹지 않고 실컷 자다 일어나서 밀린 빨래를 한 뒤 너무 더워서 속초시내로 나갔다. 점심으로는 찬진이가 먹고 싶어 했던 피자를 먹었다. 근데 막상 피자를 다 먹고 할게 없어 앉아있다 일단 나왔다. 마트에서 나오니까 너무 더워 빙수를 먹기로 해 맞은편의 빙수집에 가보니 하필이면 수요일이 쉬는날이였다. 그냥 걷다보면 나오겠지라는 생각으로 만석닭강정 본점까지 가니 카페가 하나 있어 들어가 빙수2개를 먹고 자다보니 어느덧 5시가 되어 연맹기간동안 먹을 장을 보러 다시 이마트로 갔다. 이마트에 가니 다른 학교들도 모두 장을 보고 있어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마저 장을 보고 야영장으로 돌아와 조를 나눴다. 나는 태현이형, 지암이형, 안동대 상민이와 함께 영대조가 되었다. 저녁에 모여 간단한 술자리를 가진 뒤 잠에 들었는데 새벽에 원정을 갔다 오신 교정이형이 오셔서 잠깐 깼다. 반가움에 나가서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잠을 이기지는 못했다.
8월 18일
매년 그렇듯이 연맹 첫 운행날은 아침 구보가 있어 5시 30분에 모두 매표소 앞에 집합했다. 군복무중인 동욱이를 중심으로 준비운동을 하고 구보를 뛰었는데 다들 너무 잘 뛰어서 뒤로 쳐졌다. 뛰기 시작한지 5분도 안돼서 헉헉대며 걷는 속도로 뛰었다. 그래도 지암이형이 옆에서 계속 같이 뛰어주셔서 힘이 났다. 속도는 비록 뒤쳐졌지만 소공원까지 쉬지 않고 가 뿌듯했다. 반달곰 동상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은 뒤 우리 영대조는 교육차원에서 노적암을 갔다. 노적암 빗자루에서 8자, 되감기8자, 클로브히치, 하프클로브히치매듭과 간접확복, 직접확보를 배웠다. 교육이 끝나고 지암이형이 미리 깔아두신 줄로 빗자루 등반을 했는데 밑에서는 홀더도 크고 좋아서 잘 올라갔는데 위쪽에는 홀더가 잘 보이지 않아 당황했다. 등반을 마치고 내려와 상민이가 등반을 할 동안에 태현이형, 교정이형과 선등연습을 했다. 다음으로는 물길을 등반했는데 같은 5.10a인데도 빗자루보다 어려웠다. 뒤이어서 상민이가 올라왔는데 첫 등반을 하는 것 치고는 잘 올라와서 놀랐다. 물길등반을 마친 뒤에 행동식을 먹으며 조금 쉬다가 2시 20분에 하산했다. 야영장에 돌아와 샤워를 한 뒤 저녁을 먹고 내일 1박2일로 갈 천화대준비를 하고 입산주를 마셨다. 술을 어느정도 마신 뒤 잘 사람은 자고 남은 사람들끼리 교정이형이 사온 양주를 마셨는데 음료를 타서 그런지 맛있었다. 두시에라만 먹고 내일을 위해 잠에 들었다.
8월 19일
4시 50분에 일어나 밥을 했다. 오늘은 1박2일로 천화대를 가기 때문에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겠다고 생각해 억지로라도 밀어 넣었다. 6시에 버스를 타고 가 8시 25분에 천화대 초입에 도착했는데 전날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상민이가 많이 힘들어했다. 초입에서 물을 뜬 뒤 출발하는데 곧이어 경북대조가 도착했다. 먼저가 1피치를 돌아치고 2피치도 마저 돌아치려고 했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백을 했다. 되돌아가는 길에 1피치와 2피치 사이에 도착했는데 등반을 하려고 했지만 상민이의 체력저하와 시간등의 이유로 내려가 다른 곳을 등반하기로 했다. 1피치로 내려가는데 경북대조도 똑같이 내려간다고 했다. 함께 다시 초입으로 내려와 다음날 아침으로 먹기로 한 빵과 볶음밥을 나눠 먹었는데 볶음밥이 정말 맛있었다. 조금 더 쉬다가 돌아선 지피로 향했다. 11시 40분에 돌아선 지피에 도착했는데 앞에 한 팀이 하강하고 있었다. 경북대조는 돌아선 지피를 하기로 하고 우리는 조금 더 위에 있는 법비가를 하려고 했는데 거기도 앞팀이 하강을 하고 있어 옆에 있는 투유를 등반하기로 했다. 태현이형이 선등을 스셨는데 중간에 레이백자세를 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두 번째로 올랐는데 역시 레이백이 어려웠다. 뒤이어 상민이가 올라왔는데 다 올라오니 비가 내렸다. 어쩔 수 없이 하산했다. 3시 12분에 소공원까지 내려와 기초체력 단련을 위한 구보를 뛰었다. 역시 힘들었다. 그래도 야영장에 도착하니 뿌듯했다. 텐트로 가보니 경북대 효정이형이 와있었다. 인사를 하고 씻고 저녁을 먹은 뒤 지암이형이 내일 어디로 갈지를 가르쳐 주셨다. 피곤했는지 금방 잤다.
8월 20일
아침 메뉴가 고구마라서 여유있게 6시 15분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7시 버스를 탔다. 오늘은 계명대 건휘형이 OB형들과 등반을 가 계대조인 대현이, 민채, 재범이와 함께 갔다. 8시 25분에 경원대 초입에 도착했다. 등반난이도가 쉬어 1피치는 줄을 깔지 않고 갔는데 등산화라 그런지 발을 믿을 수 없어서 많이 떨었다. 3피치까지는 모두 순조롭게 등반을 했는데 4피치에서 반자가 넘어갔다. 그런데 턱을 넘은 터라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무전기를 가지고 있는 지암이형이 오고 나서야 등반을 계속했다. 1봉을 넘고 2봉까지 갔는데 정상인 3봉에는 확보물이 아무것도 없고 내려가도 하산로가 없어 중간에 있는 쌍볼트에서 하강했다. 4시 26분에는 모두 등반을 마쳤다. 야영장으로 돌아가니 우리학교 OB형들이 와계셨다. 너무 반가웠다. 씻고 OB형들과 저녁을 먹으며 하계기간동안 있었던 얘기를 했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경일대 민철이형과 해영이형이 오셨다. 인사를 하고 자기 전에 장비텐트를 들어갔는데 참기름이 쏟겨있었다. 휴지와 물티슈를 번가라가며 닦아 낸 뒤에야 잠에 들었다.
8월 21일
5시 30분에 일어나 밥을 하고 6시 30분에 형들을 깨워 부랴부랴 밥을 먹고 7시 15분에 버스를 탔다. 오늘은 계명대와 함께 유선대를 가기로 했다. 9시 15분에 유선대 초입에 도착해 바로 3피치로 등반을 했는데 선등을 서신 건휘형이 앞에 사람이 너무 많아 확보를 볼 수 없다고 했다. 빠르게 내려가 노적암에서 등반을 하려고 했는데 노적암에도 사람이 많아 등반하기가 어려웠다. 그냥 하산해 야영장에서 씻고 3시 18분에 버스를 타고 속초로 나가 섭국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섭국을 다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난 뒤 야영장으로 돌아오니 닭을 사둔게 있어서 백종원레시피를 따라 요리한 걸 안주삼아 술자리를 가졌다. 조금 지나지 않아 비가 쏟아져 텐트안으로 들어와 술을 마셨다. 술기운에 기분이 좋아 노래를 부르다 보니 비도 그쳤다. 씨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왔지만 제어가 되지 않았다. 10시쯤에 민철이형과 동훈이형, 외대 1학년은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모두 배웅을 한뒤 다시 텐트로 돌아와 술을 마셨는데 대현이도 들어와 노래를 불렀다. 이날은 어떻게 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8월 22일
3시 5분에 일어나 수프와 밥을 했다. 오늘은 연맹단체로 대청봉을 가기로 한 날이라 4시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4시가 되도 일어나는 사람이 없었다. 아침을 굶는 학교도 있었다. 4시 40분에 출발해 걸어갔다. 5시 45분에는 모두 도착했다. 전날부터 발에 잡힌 물집 때문에 민채가 힘들어 했는데 소공원에서 돌아가려고 했으나 비선대까지만 가기로 했다. 6시에 소공원에서 출발했다. 비선대까지는 교정이형과 같이 갔는데 앞에 선두그룹이 분명히 똑같이 걷는데도 거리가 전혀 좁혀지지가 않았다. 비선대에서 휴식하고 돌아가려는 민채를 양폭대피소까지 가자고 꼬드겨 양폭대피소까지 가는데 민채가 많이 힘들었는지 산행중인데도 텐션을 외치면서 자꾸 앉았다. 천천히 달래면서 올라가 양폭대피소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 위에서 들어보니 40분을 기다렸다고 했다. 양폭대피소에서 물을 마시며 조금 쉬고 민채는 돌려보내고 대청봉을 향해 출발했다. 진짜 힘들었다. 나름 최선으로 올라가니 희운각대피소에서 영대 건영이형을 마날 수 있었다. 반가워서 쉬지도 않고 따라붙어 둘이 함께 올라갔다. 소청으로 가는 길에 건영이형이 커피를 나눠주셨는데 진짜 힘이 낫다. 앞으로 챙겨 다녀야 겠다. 중청대피소까지 가니 모두들 기다리고 있었다. 중청대피소에서 조금 쉬다가 다함께 대청으로 갔다. 대청봉까지 올라갔는데 날씨가 별로인 탓에 보이는 건 없었다. 대청봉에서 사진을 찍은 뒤 중청대피소로 돌아와 라면을 먹고 하산했다. 무릎이 많이 아팠는데 다른 형들은 막 뛰어 내려갔다. 뒤에서 니미적 거리며 다 내려와 야영장으로 돌아와 내일 집에 가는 짐정리를 하고 저녁을 먹은 뒤에 하산주하는 자리를 가졌다. 돌아가면서 소감도 말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즐겁게 놀았다. 안주로는 외대의 민석이형 소시지가 인기가 많았다. 이날도 어떻게 잤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8월 23일
새벽 4시에 찬진이가 깨워 일어났다. 둘이서 쓰레기정리를 하는데 조금 뒤에 일어난 경북대 규환이형이 도와주셨다. 6시에는 모두 일어나 청소를 다 하고 짐정리까지 한 뒤 버스를 타고 물치로 나가 대구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안동대의 철영이형은 짐도 무거운데 터미널까지 가야했다. 딱히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어 죄송했다. 버스에 짐을 싣고 버스에 올랐는데 왠지 모르게 자꾸 웃음이 나왔다. 기분 좋게 자니 어느새 대구에 도착했다. 북부정류장에는 본섭이형님이 와계셨다. 하계를 갈 때도 태워주셔서 감사했는데 또 태워주셔서 더욱 감사했다. 점심으로 삼계탕까지 사주시고 부실에 짐을 내려주신 뒤에야 가셨다. 부실에서 짐정리를 하고 빙수를 사먹고 헤어져 집으로 가는데 짧은 기간이라 그런지 아쉬움이 남았던거 같다. 하계는 역시 재밌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