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동래구에 소재한 LED조명업체 비전테크의 이호석 사장<사진>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전기공학을 전공했지만 LED조명사업을 시작하기 전 자동차 정비공장을 운영했다. 1999~2001년까지 현대차 기술경진대회에서 3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정비 실력도 출중했다. 정비공장을 3개나 운영할 만큼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이 사장은 지금도 비전테크 사무실 옆에서 자동차 정비공장을 운영한다. 이 사장과 LED조명을 이어진 매개체도 역시 자동차다. 정비공장을 운영하면서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LED조명으로 대체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나선 게 현재 비전테크의 시작이다. 이 사장은 “당시 LED헤드라이트를 개발하고, 시장을 분석하면서 장차 LED조명의 미래가 밝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본격적으로 LED조명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게 2009년의 일이다. 그러나 비전테크는 불과 3~4년 만에 LED조명 공공조달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났다. 광주시의 구매조건부과제를 수행할 만큼, 한전 등 걸출한 공공기간에 제품을 공급할 만큼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도 150억원에 달했다. 이 사장은 이런 성과의 원동력을 꾸준한 인증획득에서 찾았다. 이 사장은 “기존 LED조명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를 해야 하는데, 기술도, 자금도, 인프라도 부족했다”면서 “그래서 수의계약, 의무구매 혜택 등이 있는 인증획득에 사활을 걸고 연구개발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전테크는 지난 3년 간 NET, NEP를 비롯해 조달청 우수조달제품, 환경표지인증, 성능인증 등 수많은 인증을 획득하는데 몰두했다. 비전테크의 이런 전략은 주효했고, 지금은 기술력을 무기로 LED조명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비전테크가 단기간에 기존 조명업체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던 배경엔 그라파이트를 활용한 방열기술이 있다. LED칩, SMPS와 함께 LED조명의 3대 핵심요소인 방열기술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단숨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 비전테크가 개발한 그라파이트 방열지는 펄프와 그라파이트(탄소 섬유인 카본을 한 번 더 고온에서 태운 것)를 분말 형태로 혼합한 뒤 이를 압연해 A4용지 형태로 가공한 것으로, 종이의 장점(초경량, 초박형, 우수한 가공성)과 금속재의 특징인 열전도, 방열능력을 겸비한 제품이다. 따라서 이 종이를 알맞은 형태로 가공해 PCB기판에 붙이면 LED조명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방열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조명조합과 함께 ‘그라파이트 페이퍼를 접목한 초경량화 LED직관등’을 개발, 업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사장은 “종전 방열장치의 주재료였던 알루미늄은 일단 무겁고, 염분에 의한 부식으로 백화현상이 발생해 LED칩의 열을 제대로 방출시키지 못하면서 제품수명을 단축시키는 약점이 있다”며 “하지만 그라파이트 방열지를 접목한 LED조명은 무게가 70% 이상 가벼울 뿐만 아니라 가격 또한 알루미늄 대비 20% 이상 저렴하고, 대기와의 접촉면이 더 많아 방열능력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이어 “최근에는 등기구도 그라파이트 FRP신소재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면서 “이 제품은 부식에 강하고, 가벼우면서 대량생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렌즈기술 또한 비전테크의 강점 중 하나다. 비전테크는 주로 사용하는 미드파워칩의 약점(약한 광효율과 배광)을 렌즈기술로 극복하면서 지난해 이미 25W급 LED보안등이 144.2lm/W, 50W급 LED보안등이 112.2lm/W, 120W급 LED가로등이 127.5lm/W를 기록했다. 이 사장은 “국내 LED조명업체의 경우 조달시장, ESCO전문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대기업 납품시장, 해외시장 등 3개 분야를 두루 섭렵하지 못하면 힘들다는 게 자체적인 분석”이라며 “그래서 현재 조달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 대기업 납품시장과 해외시장 활성화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전테크는 이의 일환으로 LED조명기술 이외에 감전`기기고장을 예방하는 무감전가로등, 무선 CCTV 등 자체보유기술을 모두 동원해 태국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조만간 중국의 대기업, 대만의 LED칩 회사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함께 동남아시장 진출을 타진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미래에는 국내 ODA자금을 이용, 태국 등지에 테크노파크를 설립해 현지 기업과 상생을 다지면서 한국 중소기업이 동남아시장에서 활개를 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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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테크의 주력제품들. LED평판조명(왼쪽)과 LED가로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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