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게임자체가 안되는 싸움이었다.
국토교통부의 조사관들과 어디까지인지 알수없는 윗선이 조현아와 대한항공을 든든히
지원해주고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언론들도 하나같이 메뉴얼이 들어있는 테블릿PC의
비번조차 모른다고 알려진 박사무장의 과실에 은근슬쩍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벗어나서의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가 되었다..
전세계의 외신들도 긴급뉴스로 다루며 앞다투어 많은 분량을 할애하며 정규방송을
편성한것은 물론이고 사건이 벌어진 미국내의 여론도 희대의 항공기 램프리턴사건을
보고 비난여론이 들끓기 시작한다. 급기야 한인단체들이 나서며 대한항공 불매운동을
전개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는 곧 대한항공 알짜노선 뉴욕과 LA노선 최대의 수요자인
한국교민들의 직접적인 반발로 나타난다. 대한민국의 국내여론도 무섭게 달아오르고
박사무장을 동정하고 응원하는 분위기로 일파만파 퍼져나간다...결국 언론도 애초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관망세로 돌아서며 눈치만 살피면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형국이
되었고 이에따라 초비상이 걸린 대한항공 사측은 조현민팀장이 대표로있는 홍보실을 동원하여 공식사과문을 각 언론사에 배포하고. 급거 귀국한 조양호 회장의 공식사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사건을 무마하기위해 총력전을 펼친다.그렇게 사건은 소강국면으로 진행되고 언제나 그렇듯 잊혀지는듯했다.. 또한 국토부에 출석한 박사무장의 진술도 스스로 잘못과 과실을 시인하고 조부사장의 무고함을 대변하는식으로 표현되기에 이른다. 또한 대한항공 노조의 반응또한 박사무장을 적극적으로 돕지않고 제3자처럼 쥐죽은듯이 조용히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결정적인 대반전은 전혀 의외의 곳에서 나타난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베테랑 기장이 올린 대담한 반박문!
그리고 그것을 필두로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오너일가의 횡포와 대한항공이 감춰온
수많은 비리와 전횡들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며 포문을 연다.
그것은 땅콩일가가 전혀 상상하지못한 반격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이었을뿐이다
부기장들이 합세하고 정비본부의 정비사들이 동참하고 사내에서는 철저한 을에 입장이었던 전현직 승무원과 사무장들이 가세하며 상황은 걷잡을수없이 변한다
검찰도 드디어 움직이고 적극적인 수사의지를 나타낸다.
그러자 소극적이던 언론도 이사건을 비중있게 다루며 땅콩일가의 횡포를 공론화시킨다
이와중에 정치권도 문희상 새정치국민연합 최고위원의 과거 청탁까지 끄집어내며
측면에서 압박하고 땅콩일가와의 거리두기에 나선다..
국내 굴지의 대그룹들도 혹시나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한진그룹과 여타의 관련성을 부정하고 철저히 제식구 감싸기에 치중한다
이제 남은건 증거확보...
갑자기 박창진 사무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항변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알린다.
그리고 국토부 1차조사때 했던 모든 증언을 뒤집는다.
설상가상으로 1등석에 있었던 여승객이 박사무장의 무고함을 검찰에 출두하여 증언하고 그녀를 회유하려했던 대한항공측의 파렴치함을 폭로한다.
그와 함께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치부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와 인터넷을 강타한다.
하지만 검찰이 조현아와 대한항공 윗선을 처벌하기에는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했다.
모른다고 잡아떼는 조현아... 역시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영진... 피해자이면서 끝까지
협조하지않는 김도희와 조빛나 두 여승무원...
불면증에 오늘도 밤잠을 설치며 보복을 두려워하던 박창진 사무장의 타들어가는 가슴
허공의 메아리처럼 이번에도 흐지부지 끝나나 체념하던 수많은 국민들의 절규들...
그렇게 사건은 오리무중으로 빠지고 검찰또한 사건의 실체규명에 난색을 드러내던 그때
의문의 사내로부터 검찰과 SBS에
전해진 극비 대화록이 담긴 USB!
그것은 결정적인 신의 한수며 땅콩일가에게는 치명타였다... 내용 자체로만 봐도 이사건을 뿌리채 뒤집을수있는 증거이며 검은 거래가 난무했던 정황을 세세하게 알수있는 녹취록이었다.........어제까지도 피해자로 동정했던 두 여승무원 조차도 위증과 증거인멸에 동조한
현행범으로 바꿔버린 영화같은 사건이었으며 재벌이 연루된 역대 모든 사건의 전개과정과는 판이하게 다른 엄청난 기적이었다..
만일 그 USB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였을까? 천억? 이천억? 아니면 그이상?
대한항공의 지배주주인 한진그룹에 입힐 손실이 수조원에 달하고 어쩌면 경영권 승계에도 제동을 걸만한 판도라의 상자였다.
그런데 아무댓가없이 선뜻 내놓고간 결정적인 증거 USB 그것은 아무나 할수있는 일이 아니다..경치좋은 클럽하우스에서 골프나 쳐대는 갑들은 절대로 상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서 세상의 핍박과 못가진자로 태어난 슬픔을 온몸으로 받았던 철저한 을로서의 제제들은 더욱더 이해하지 못하는 희대의 반전이었다.
조현민이 복수를 외치던 대상이 어쩌면 박창진 사무장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USB를 전달하게 만든 보이지 않는 힘일지 모른다...그것은 한진그룹의 힘으로도
상대할수없는 막후의 실력자 였을것이다. 대한항공을 뿌리째 뒤흔들고 언론을 쥐어짜며
검찰의 수사에 탄력을 불어 넣을수있는 힘... 정치권도 숨죽이게 만드는 치밀함...
심지어 국내 대그룹도 함부로 나서지 못하게 만드는 숨은 종결자.....우리는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적어도 자의든 타의든 수천억은 족히 받을만한 USB도 선뜻 내놓게 할수있는 돈에 구애받지않는 존재라는것뿐....오늘도 미생으로서 이땅의 장그래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하루를 성실히 살아간다. 그리고 아직도 세상은 살아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고싶어 한다.
2015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절대다수의 을들에게 희망을 심어준 그힘에게 존경을 표한다. 언젠가 이사건이 대중에게 잊혀질때쯤 그때 정말 감사했다고 시원한 맥주한잔 사드리고 싶은 고마운 힘이다...
그 보이지 않는 힘..
우리는 그것이 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