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듣는 시간, 알프레트 브렌델, 한스미디어,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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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트 브렌델, 다시 돌아온 그에게 존경을
나는 알프레트 브렌델을 무척 좋아한다. 아니 존경한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힘과 기술이 좋으면 비르투오소Virtuoso라고 찬양받는 현대 클래식 음악계에서 흑백사진처럼 자연스럽고 특별히 꾸미려고 하지 않는 그의 연주는 항상 숨 쉬고 있지만 주변에 있는지조차 인지할 수 없는 공기와 같은 느낌을 준다.
나는 2008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들었던 브렌델의 고별연주회를 잊지 못한다. 먹먹하게 가슴을 울리던 슈베르트 즉흥곡.... 무대에서는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그 연주 소리는 내 마음 속에 영원히 각인되었다.
그날 그렇게 떠나보냈던 그가 피아노를 듣는 시간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왔다. 일생을 통해 무대에서 터득한 ‘실전’ 경험들이 그의 철학적 혜안과 하나가 되어 한 마다, 한 마디 가슴속 깊이 새겨진다. 공허한 수식어가 배제된 간결한 내용 속에서 그 내면에 스며있는 진리를 깨닫게 될 때, 그의 글은 존경을 넘어 감동과 희열로 다가올 것이다.
베토벤의 ‘돌체’에는 ‘섬세함’이 묻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그는 평생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을까?
이 책을 통해 그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뿐이다.
피아니스트
김대진
한국어판 서문
한국의 독자들에게
알프레트 브렌델
한국에 계신 피아니스트, 음악가,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환영인사를 전합니다. 아직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어 아쉽지만 한국과 한국예술에 대한 훌륭한 이야기들은 많이 전해 듣고 있답니다.
저의 지식과 경험의 정수가 피아노 연주의 예술성에 대한 관심을 더욱 고취시키고 음악적 보상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피아노와 함께하며 느낀 즐거움과 도전정신, 황홀함은 저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득하게 해주었답니다. 여러분에게도 피아노와 이 책이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