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성적과 행복을 논하다 - 행복은 성적순일까?]
대한민국에서 학생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생각해보라한다면 그 학습에 있어서 앞으로 사회가 지지해야할 방향성에의 찬반논란이 일기이전에 누구에게나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내가 즉, 본인이 학교를 다닐적 자신이 받았던 성적과 시험에 관련된 추억들, 그리고 그에 관해 꾸중이나 칭찬을 해주신 부모님의 얼굴일 것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에서의 학업이라 함은 어떠한 특유의 이미지를 가지고있다는 것이다. 그 이미지가 옳바르던 그르던 그 논란은 뒤에 두고 그저 사실만을 바라보자면, 모든 이들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희끄므레하고 뭉뚱그려진 특정한 경향성이 존재하기는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경향성의 이미지에 몰두하다보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일련의 사고가 있을것이다. "난 왜 그때..."로 시작하는 사고, "왜 그랬어야하지?"로 시작 되는 사고 등 "왜"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사고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순간 그때의 학업능력과 지금의 나의 행복감이 비례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희미하게 머리에 떠올랐다가 사라질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 더 생각을 해보자면, 과연 학업능력과 그 시기 이후에 다가올 행복은 비례하는가에 관해서도 상당한 논란이 있어왔으며 그 문제는 모두가 공감하는 하나의 답안이 나오지 않을 영원할 미지의 문제일거라고 필자역시 생각한다.
하지만 바야흐로 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이라는 이 시점에 있어 학생신분인 필자는 일종의 자기 위안을 위한 푸념일지모르나 유명 영화의 명제목인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외쳐보고싶다. 소개해 드리는 영화들은 학업과 행복을 논하는 영화들로 성적이나 학업이라는 주제를 가진 영화를 찾기 좀 힘들었기에 "성적과 행복은 일치 하지 않는다"라는 주제의 영화만을 찾아내어 의견에 있어서의 일종의 중도를 지키지 못한 점은 좀 죄송스레 생각한다.(찾아보니 십대영화는 대부분 사랑 이야기 이거나, 예술쪽이나 체육쪽 재능을 지닌 십대의 이야기 등이 주를 이루고있었기에 그중에서 본 글에 언급된 작품들을 가려내기도 힘들었다) 아무튼 이제 행복과 성적의 상관관계를 말하는 영화들을 보기로하자.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 The Paper Chase, 1973]
1970년 하버드 법대를 나온 John Jay Osborn, Jr. 가 만든 동명의 소설을 원전으로 한 영화는 1973년 큰 성공을 거두어 후에 TV 드라마 시리즈로까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국내에는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서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렸기에 이후 들여온 영화나 책의 제목도 똑같이 해놓을 수 밖에 없었던 이 영화는 확실히 여러 매체를 기반으로 재탄생될만한 작품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쟈니 총을 얻다>, <마지막 영화관>의 티모시 바톰즈와 이 작품 이후 TV 시리즈 <소머즈>에서 소머즈로 맹활약한 린제이 와그너 이 두명의 배우가 주연을 맡았고 원래는 제작자로 활약하셨으나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을 휩쓸고 동명의 드라마에도 출연하시는 등 연기력을 인정 받으신 존 호스맨이 킹필드 교수역으로 등장한다.
이 작품이후 <차이나 신드롬>을 찍은 古 제임스 브리지스 감독과 <대부 시리즈>,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애니홀>, <젤리그> 등을 촬영한 전설적인 촬영감독 고든 윌리스가 만나 내용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기법을 펼침으로서, 몰입이 필요한 때는 영화적 기법을 활용하여 몰입감을 주고 거리감을 두고 객관적으로 보아야할때는 적절한 거리감을 주는 능숙한 완급조절을 해내어 주었다. 그리고 <스타워즈 시리즈>, <지붕위의 바이올린>, <죠스>, <슈퍼맨 시리즈>, <미지와의 조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이티>, <쥬라기 공원 시리즈>를 비롯한 수많은 걸작의 음악을 담당한 전설적 음악감독 존윌리엄스와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의 미술담당 조지 젠킨스가 영화의 심미적인 부분을 꾸며주었다.
주인공 하트가 학업과 사랑에 고민하다가 둘 모두를 포괄하려함을 보여주고 그에 더붙어 나중에 학업때문에 멀어지게되었던 친구와의 우정, 자신의 사랑에 대한 감정 등을 깨닫게 되면서 학업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서 이 영화는 행복은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성적도 물론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보다는 인간과 인간사이의 관계를 통해 얻어지는 감성적 요소들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하고있다. 성적에 집착하는 스터디 그룹원들의 엇나간 모습들을 비딱하게 바라보게 하는 내용전개는 그를 뒷받침해주는데, 영화는 그렇다고 학업을 마냥 비판하지는 않고 두려움의 대상이자 존경의 대상인 킹필드 교수를 등장시켜서 그의 인간성을 강조하기보다는 하나의 학업을 상징하는 상질물로 다룸으로서 학업 자체에 가져야할 존경심과 어느정도의 필요성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물론 킹필드 교수의 비인간성에 화를 내는 하트의 모습과 그의 모습이 받아들여지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인해 인간 관계와 학업 중 어느쪽에 우위를 두어야 함을 분명히 해주고 있기는 하다.
옛 영화지만 아직도 내용에의 공감을 끌어내며 작품 본연의 의미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능력도 잃지 않은 작품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은 분명 명작의 반열에 든 영화라 할수있겠다.
<시놉시스>
미네소타 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법과 대학원 즉, 로스쿨에 입학한 하트(티모시 바톰즈)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진행하는 수업이 유명한 킹스필드 교수(존 호프맨)의 계약법 강의 첫시간에 집요한 질문세례로 신고식을 톡톡히 치른다. 이에 하트는 동기들인 벨, 오코너, 케빈, 앤더슨, 포드와 함께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공부를 하고 조금씩 킹스필드 교수의 수업에서 두곽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학업에 열중하던 도중 하트는 미모의 여인 수잔(린제이 와그너)과 사랑에 빠지게되고 연예감정에 소홀해진 학업을 이유로 사랑과 학업 중 어느것을 선택할지 고민하게된다. 그러던 와중 성적을 향한 치열한 경쟁의 와중에서 부딫힌 스터디 그룹원들도 뿔뿔히 흩어지고 만다. 과연 하트는 사랑과 학업을 둘다 잡을 수 있을까? 그리고 스터디 그룹의 친구들과 하트의 성적은 어떻게 되는걸까?
[죽은 시인의 사회, Dead Poets Society, 1989]
최근 <웨이백>으로 필자에게 좀 실망을 주기도했지만 <트루먼쇼>, <마스터 앤드 커맨더>와 같은 필자가 무척 좋아하고 찬양하는 작품을 내기도 했었던 감독 피터 위어의 대표작중 하나인 이 작품은 "carpe diem(카르페 디엠)", "Oh, Captain my captain"을 비롯한 명대사들로 가득차있다. 1981년 발표된 톰 슐만의 작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탄탄한 스토리를 장점으로 하고있으며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이력도 가지고있다.
영화는 원래 교사의 입장을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 했으나 피터 위어 감독이 학생들에 좀더 초점을 맞추자고 주장을 하였기에 이 영화는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공감하며 그들의 가슴속에 담아두는 영화라 부르기를 망설이지 않게 해주는 아성을 가지고있는 듯하다. 교사의 입장을 중시 했더라면 학업과 행복의 관계보다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중심이 되었을 것이고 그러면 영화는 이상적 교사의 상을 보여줌으로서 감동을 이끌어 내기는 했겠지만 지금과 같은 감동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 영화는 학생들 개개인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그들의 고민과 생각을 보여줌으로 인해 키팅 선생과의 관계를 설명해줌과 동시에 더 포괄적인 이야기를 해나갈수있도록 해주었다. 그 포괄성은 영화가 끝난뒤의 여운과 영화가 불러일으킨 많은 논제거리들에대해 관객이 사고해볼수있는 범위와 여지를 넓혀주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레인맨>, <로렌조 오일>, <잉글리쉬 페이션트>, <퍼팩트 스톰>을 비롯한 작품들의 촬영을 담당한 존 세일 찰영감독과 <아라비아의 로렌스>, <지상 최대의 작전>, <닥터 지바고>, <왕이 되려던 사나이>, <사막의 라이온>, <사랑과 영혼>, <화이트 스콜>등 명작품들의 음악을 담당한 모리스 자르 음악감독, 그리고 피터 위어 감독의 <트루먼쇼>, <마스터 앤드 커맨드>와 같은 작품들에서 의상을 담당한 웬디 스티테스가 참여한 영화는 현재의 헐리우드를 만들어낸 많은 전설적 스텝진이 참여한 작품이라 할수있다. 편집은 또 어떠한가 그 유려한 전환의 비법은 <트루먼쇼>, <잠망경을 올려라>, <이프온리>, <망국의 이지스>의 편집자인 윌리엄 M. 센더슨과 그와 함께 <트루먼쇼>의 편집을 맡기도 하는 리 스미스가 편집을 담당한 것에 있으리다. 리 스미스는 <마스터 앤드 커맨더>, <배트맨 비긴스>, <프레스티지>, <다크나이트>, <인셉션> 등의 편집 당담이기도 하다.
로빈 윌리엄스의 키팅 선생은 현재도 많은 이들에게 있어 좋은 선생님의 대표적인 상의로 기억되고 있으며 그가 보여준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정신과 인간애를 되찾자는 모습은 조금은 투박한 옛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옛 모습이 가지는 아련한 향수와 오래동안 전해지는 격언에서 느껴질 법한 유구한 세월에서 나오는 묵진한 감동을 여전히 느낄수 있게한다.
내용이 주는 감동에 더하여 로빈 월리엄스의 전성기적 모습, 그리고 에단 호크의 풋풋한 모습을 즐길수 있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혹은, 아직 학생이라면 꼭 한번쯤 보았으면하는 추천영화이다.
<시놉시스>
명문 사립 웰튼 고등학교의 새학기가 시작되고 전학생 토드(에단 호크)도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에 등교하게된다. 역사가 느껴지는 엄격함이 위주인 학교에 적응해가는 그와 친구들 앞에 새로 부임한 영어 교사 키팅(로빈 윌리엄스)가 큰 영향을 주게된다. "오 캡틴 마이 캡틴", "카르페 디엠(오늘을 살아라)"와 같은 참된 인생에 대한 격언들과 함께 독특하고 참신한 수업방식으로 아이들을 이끄는 키팅 선생은 학생들에게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서클의 이야기를 해주는데, 이 이야기에 매혹된 토드와 그의 친그들은 자신들이 이 서클을 해나가기로 결심한다. 점차 자신을 알아가고 주입식 교육 바깥에서의 삶에대해 생각해가던 토드와 친구들. 그 중 닐(로버트 숀 레오나드)은 연극에의 동경을 현실화해가고 녹스(조쉬 찰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게된다. 허나 닐의 아버지(커트우드 스미스)는 그러한 닐의 연극에의 결심을 단호히 제압하며 연극을 하려하는 아들을 군사학교로 보내려한다. 꿈이 꺽인 닐의 자살과 그의 자살에서 일어난 책임론을 짊어지고 학교에서 퇴출되게된 키팅 선생을 보며 학생들은 눈물 짓는다. 허나 그들은 학교의 결정에 무조건적으로 따르지 않으며 키팅 선생이 떠나는날 모든 학생들이 책상위에 올라가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Happiness Does Not Come In Grades, 1989]
<미스터 맘마>, <투캅스 시리즈>와 같은 한국 코미디 영화의 대부이자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 <실미도>와 같은 역사적 무게르 지닌채 사회를 풍자하는 풍자 영화의 대가인 충무로의 살아있는 전설 강우석 감독의 대표작인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잖아요>는 사회 풍자 코미디 영화로 분류하는게 맞을듯하며 가벼우면서도 진중함이 함께 존재하는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유망한 영화인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한 감독의 초창기 성공작인 이 영화는 크게 성공하여 당대의 하이틴 스타 이미연과 김보성, 그리고 김민종을 낳았고 동명의 소설화도 되었으며 영화의 각본은 맡았던 김성홍 각본가의 감독 데뷔작이자 영화의 후편격인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라는 영화도 탄생하게하였다. 김성홍 각본가는 <투캅스 시리즈>,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의 각본가로 이후 <올가미>, <신장개업>, <세이 예스>의 감독으로 활동하기도한다.
이들 뿐 아니라 현재 한국 영화계를 이끌고있는 많은 거목들이 영화의 스텝진으로 활약하였는데, 영화 제작사 "신씨네"를 설립한 신철의 첫 참여 작품이 이 작품이며 박희주(이후< 베사메무쵸>, <미인도>, <은행나무 침대> 촬영), 김윤수(이후 <그대안의 블루> 촬영), 정광석(이후 <인정사정 볼것 없다>, <조용한 가족> 촬영)등 쟁쟁한 촬영감독들이 촬영팀에 있었다. 게다가 <인정사정 볼것 없다.>, <약속>, <올가미>,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투캅스 시리즈>, <돈을 갖고 튀어라>, <테러리스트>의 특수효과 담당인 김철석과 <초록 물고기>, <투캅스 시리즈>, <비트>, <불후의 명작>, <청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킬리만자로>, <행복한 장의사>, <박하사탕>, <해피엔드>, <무사>, <밀양> 등등 이루 말할수 없는 수많은 한국 명작들의 편집을 담당한 한국에서 영화 편집을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칭송받는 김현 편집기사가 참여했다.
그리고 산울림의 보컬 김창완이 음악을 담당하여 적절한 음악을 적절한 시기에 삽입함으로 자칫하면 늘어지거나 몰입도가 떨어질수도 있었던 요소요소를 생동감있게 만들어주었다.
이 영화는 도입부의 파란 장면에서 나타난 사선구도나 빛의 조절, 앵글의 조절로 빚어낸 화면에 심각한 음악의 밑에 꿈이나 환상에서 들을 법한 여린 음을 삽입한 음을 넣어서 아직은 치기어린 십대들이 겪어야할 힘든 일들을 화면으로 표현하고 그 밑바탕에 남아있는 아직은 순수하고 때묻지않은 십대들의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해준다. 그리고 이어서 병치되는 대학 입시의 장면들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바를 약간은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허나 현재와 달리 그 당시의 한국 영화계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의 노골적인 부분은 충분히 용서되고 넘어갈 만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영화의 초반부는 현대적 관점으로 보기에는 약간 늘어진다거나 개그 코드가 너무 노골적이라 잘 맞지 않는다고 느낄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중견 배우들인 이미연, 김보성, 김민종, 최수지, 이덕화, 최주봉, 임택조, 정혜선 등 쟁쟁한 배우들의 젊은 시절 모습을 즐기다 보면 새로운 영화들에 단련된 현대인들의 시각을 만족 시키기에는 약간 부족한 듯한 초반부를 즐겁게 감상할수 있으며, 초반부를 넘어가 영화가 중반에 치달으면 이제는 영화가 가진 영상과 편집, 음악 삼박자를 모두 이용한 특유의 몰입감의 완급조절의 마술에 빠져들어 옛 영화라는 것도 잊은채 마치 현재의 세련된 영화처럼 영화에 집중하게되는 경험을 할수있다.
상당히 세련된 편집과 영상, 음악을 보여주는 이 영화에서 주목 받을 만한 점은 학교에 불만을 토로하는 학부형들의 입을 클로즈업하여 소리를 합성, 뭉갬으로서 표현한 특이한 장면과 음악을 배경으로 어떠한 소리도 녹음 하지 않은채 진행되는 무성 필름시절을 상기시키는 혹은, 대사한마디나 음향효과 없이도 내용을 진행시키고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감독의 포부라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필자는 특히 은주의 자살 장면 직전에 나온 방문을 걸어잠근 은주의 모습 장면이 인상적이다. 사실 은주는 영화상에서 유일하게 현실적이지 않은 인물로 안천재, 손창수, 김봉구 등과 달리 현실적 학생들이 몰입하기에는 집안도 집안 이려니와 개인의 모습도 비현실적인 온실속의 공주님의 모습을 가지고있는데, 이러한 은주가 봉구와의 두근두근 약동하는 애정을 느끼기 시작한후 떨어진 성적에 나이에 걸맞게 치기어린 모습을 보이며 영화 내용상 거의 처음으로 부모님께 반기를 들고 그에 더하여 화장실을 가기위해 방에서 나가 어머니와 마주하는 것이 싫어 방에서 소변을 지리는 약간은 충격적이기까지한 어린이의 치기어린 모습을 보여줌으로 인해 그녀는 현실로 끌어당겨지고 그 당겨진 그녀의 모습에 사람들은 순간적이나마 몰입과 동질화를 느꼈을 것이다. 게다가 이어진 장면에서 은주에게만 초점을 집중한 촬영은 그 모입과 동질화를 극도로 끌어올리고 바로 이어서 그녀의 자살 장면이 나오면서 영화 내내 막연한 거리감이 느껴졌던 그녀를 순간적으로 거리감을 없애고 바로 그 없어진 거리감을 이용하는 기교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리고 마지막 은주의 관을 실은 차가 학교에 들어왔을때 그녀의 죽음에 진정으로 슬퍼하고 공감하는 이들은 창문을 열고 그 열린 공간으로 얼굴을 내밀고, 은주와 더 공감하는 이들(김봉구(김보성), 박길호(이덕화))은 건물의 바깥에 위치 시키며, 은주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교사들과 교장은 블라인드가 쳐진 창문뒤에서 혹은, 닫힌 창문 뒤에서 은주의 영구차를 보게 함으로서 감독은 또 다른 독특한 감각을 느낄 수 있게해준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영화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일반적 학생들을 보여주던 김봉구, 안천재 그리고 경제적 빈곤으로인해 각박한 삶을 살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손창수와는 달리 성적때문에 어린 나이에 삶을 끊기까지 하는 이은주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제목 그대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는 말을 전하고있다. 이 영화를 보고나니 필자는 영화가 개봉한 1989년 이후로 과연 이러한 교육에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현재의 학생들이 어떻게 이 영화를 받아들일지가 궁금하다.
<시놉시스>
한 고등학교에는 공부를 못하는 안천재(최수훈)와 김봉구(김보성), 경제적으로 빈곤한 손창수(김민종), 학생들을 생각하는 호랑이 선생님이자 열혈 체육 교사인 박길호(이덕화), 새로 부인해온 아름다운 양호 선생님(최수지) 그리고 집안, 공부, 외모 모두 일등인 이은주(이미연)가 함께 다니고있다. 빈고하기에 반의 부유한 학생에게 비아냥을 받기도하고 배도 곯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권투선수가 꿈인 손창수와 그를 이끌어가고자하는 박길호 선생님의 일화, 양호 선생님을 좋아하여 그녀를 주제로 단편 영화를 만들기 까지한 전교 꼴등 안천제, 그리고 은주를 좋아하여 그녀의 주위를 맴도는 봉구의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어느날 봉구에게 마음을 조금 열게된 은주가 봉구와의 데이트를 허락하게된다. 봉구와의 데이트이후 떨어진 등수와 집안의 압력에 짖눌린 은주는 심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게된다. 아직 어린 그녀가 감당하지 못한 압박감은 그녀의 치기어린 선택 즉, 자살이라는 비참한 결과로 끝을 고하게된다. 그리고 입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핑계로 학생들이 은주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학교의 운동장에 들어간 은주의 영구차는 모든 학생과 교사들의 눈을 끌고 그들의 마음을 울리게되는데...
[마치면서]
사실 <시선1318>의 <진주는 공부중>도 필자의 머리속에서는 글의 주제를 정하자마자 소개 영화 목록에 떠올랐지만 단편 작품이기에 일단 제외하였다. 허나 음악으로 십대의 감성을 잘 표현하면서 십대의 관점에서 그것도 고등학생이 아닌 중학생 시기를 기점으로 학업과 학생의 관계를 논하는 작품이니 이 단편 작품도 상당히 관심받을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도 영화인 <세 얼간이>는 너무 가벼운 분위기라 리뷰에서 제외하였다. 그 작품도 인도영화중 필자가 좋아하는 세작품에 드는 작품인데, 필자는 <내 이름은 칸>, <세 얼간이>, <조다 악바르>이 세작품을 발리우드에서 제일 마음에 들어한다. 특히 <조다 악바르>를 좋아한다.
아무튼 본문에서 언급한 세 작품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현재를 즐겨라", "인간애와 인간됨이 더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직접 작품을 보시면서 마음으로, 눈으로, 머리로 감상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영화와 비슷한 결론을 내리든, 반대의 결론을 내리든 이러한 생각도 존재하고 이러한 주제에 대해 한번쯤 고민을 해보았다는 점을 인정하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필자의 글이 필자를 비롯한 한국의 대학생,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 그리고 유치원생에 이르기까지 최소 12년이상을 의자에서 보내는 아이들에게도 한번쯤 이러한 영화와 이러한 주제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를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