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표현은 기술과 연습이 필요하고,
사이좋은 부부 되기 연습은 사랑 표현의 습관화부터..
11월 11일! 과자회사의 상술로 만들어진 날이라며 잊고 지냈는데.. 친구의 얘기를 듣고 빼빼로데이인 것을
알았다.
남편 출근길에 식탁 위에 챙겨둔 빼빼로 과자가 그냥 남아 있어서 두고 간 이유를 친구가 물었더니
남편 왈, “빼빼로는 안 먹어도 되고 마음만 크게 받을게."
“자기 신랑은 말을 예쁘게 하고 표현을 참 잘하는 것 같아. 경상도 남자 같지 않게..”
칭찬 한 마디에 으쓱해진 친구의 남편 자랑이 이어진다.
밥을 해주면 맛있다고 쌍 따봉을 날리고 음식점 가면 몇만 원 할 거라면서 먹는다고 했다. 칭찬 한 마디는
다음 끼니에 맛있는 반찬 추가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모르고 칭찬에 인색한 남편들이 많은데... 말을 예쁘게 하니 맛있는 반찬 대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경상도 남자가 집에 와서 하는 말 세 마디는 “아(아이)는? ”“밥 묵자(밥 먹자)”“자자(잠자자)”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표현하는 기술과 습관이 안된 것일 뿐 본성이 나빠서(?) 그런 것은 아니다.
친정의 세 남자(아버지, 오빠 둘)는 경상도 남자의 전형이다. 오죽하면 엄마와 올케들의 평생소원이 자상한
남자와 한번 살아보는 것이고 자상한 남편과 사는 나를 부러워할까?
부모님은 평생을 자식들 앞에서 서로 사랑한다는 말도(예전에는 자식에게도 사랑한다는 말과 표현을 잘하지 않으셨다.) 포옹하는 모습도 안보이셨다. 그럼에도 오 남매를 낳은 것은 신기한 일이다.
남편은 자상하고 마누라를 최고로 여기고 받드는(?) 사람인데 애교도 무드도 빵점이던 경상도 여자를 많이
바꿔 놓았다. 서로를 무덤덤하게 대하셨던 부모님에게서 표현하는 사랑을 배우지 못했고 태생(胎生)이 표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남편을 만나 살다 보니 사랑 표현도 받고 그 방법을 배우고 습관이 된 것이다.
그래도 부족한지? 남편은 다음 생애에는 애교 많은 여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 무뚝뚝하고 애교 없는 경상도 여자에 질렸나? 그래서, 다음 생애는 꼭 소원 성취하라고 했다.
사이좋은 부부 되기 연습의 두 번째 이야기는 ^예쁘게 말하기와 스킨십^이다.
사이좋은 부부는 이름을 불러주거나 애칭을 부르는데
‘자기’‘허니’‘달링’ ‘베이비’ 등 달콤하고 스위트 한(다소 오글거리는 느낌??) 호칭이다.
반면, 사이가 안 좋은 부부는 ‘인간’이나 ‘상대를 비하하거나 저주하는 말’로 부른다고 한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그 때, 부모님도 ‘여보, 당신’ 하다가 어느 순간 속상하거나 싸운 후에는 ‘그 인간, 저 인간’으로 호칭이 바뀌었던 것 같다. 미움과 원망이 섞인 호칭이다.
남편은 나를 '여보'라고 하더니 언제부턴가 ‘마님’이라고 부른다. 머슴이 마님을 대하듯 받들겠다는 굳은 결의(?)인지 아니면 마누라가 머슴처럼 부린다고 머슴을 자칭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전자의 경우라 믿고 싶다.
남편을 ‘허니’라고 부르는데 가끔은 '여봉'이라고 쑥스러운 애교 문자도 보낸다.
30년 가까이 살면서 '여보'라는 호칭은 쓰지 못했다. 왠지 닭살 돋는 느낌이고 익숙하지 않아서다. 군(軍)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김 소위, 송 소위로 불렀고 결혼 후에는 누구 아빠라고 했다. 어느 순간 ‘허니’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한 두 번 장난 삼아 부른 호칭이 익숙해지고 습관이 되었다.
서로를 부르는 호칭만으로도 어느 정도 부부 사이가 좋고 나쁜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것 같다.
조금은 오글거리고 어색해도 스위트하고 부드러운 호칭으로 부르고 칭찬과 예쁜 말을 많이 연습하자.
'난 못해. 오글거려서... 하지 말고. 한 번 해보자. 오글거려도...'
스킨십도 사이좋은 부부 되기의 방법이다. 발마사지는 잠자기 전 일과를 마무리하는 부부의 의식이다. 하루를 수고한 발에 대한 배려이자 위로이고 피로를 풀면서 부부간의 정(情)도 느낄 수 있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느낌!
매일 저녁 발마사지를 받았는데 이젠 습관이 되어서 그냥은 잠을 잘 수가 없다. 혼자만 마사지받는 것이 양심에 걸려서 남편 발도 마사지를 해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괜챤다며 사양하더니 어느 순간 그 시원함에 취해 자연스럽게 발을 내민다. 부부간에도 기브 앤 테이크의 실천은 필요하다.
울리지 않는 종(鐘)은 종(鐘)이 아니고
표현하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호칭과 예쁜 말씨, 스킨십의 실천으로 좋은 부부 되기 연습을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