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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야자키~도쿄 산업시찰 기행
2019년 새해들어 첫 해외여행의 기회가 주어졌다. 해외여행이라고 하기 어려운 태양광발전 시공 및 운영 관련 업체인 <퍼시피코 에너지> 측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연수로 태양광 발전소와 본사 방문 등의 산업시찰 성격이다.
이번 미야자키와 도쿄 산업시찰은 2박 3일간으로 짧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번 산업시찰에 참여한 인원은 13명으로 대부분이 수시탑포럼 회원들로 구성돼 낯선 만남으로 인한 불편함은 없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장소에 대한 기대감과 설레임은 여행에서 오는 피곤함과 지침에도 불구하고 즐거움을 선사한다.
1월 22일부터 24일까지 2박 3일간 일본 남부지역인 <미야자키>와 수도인 <도쿄>를 방문했다.
지난해 연말 문재인 대통령이 군산 새만금지역에 신재생에너지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밝히면서 군산지역이 신재생에너지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이에 퍼시피코 코리아 관계자들이 새만금지역에 투자계획을 세우고 지역 인사를 초청해 자신들이 운영 중인 일본 미야자키 태양광 발전소와 도쿄 본사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초청한 것이다.
일본 방문은 의원 활동의 일환으로 2010년 중부에 위치한 다카야마시, 미마사카시, 가나자와시, 교토시, 오사카시 등지를 방문한 적이 있고, 지난 2017년 북해도를 방문한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 셈이다.
우리 일행은 추운 겨울날씨의 새벽 공기를 마시며 오전 2시30분 군산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 아침식사도 거른 채 8시 30분 비행기로 일본 가고시마로 향했다.
가고시마는 위도 상으로 제주도보다 아래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한국보다는 따뜻한 날씨다.
가고시마 공항에서 1시간 30여분 버스를 타고 미야자키로 이동하는 도중 식당에 들려 점심식사로 초밥과 우동, 튀김종류가 나오는 일본식 정식을 먹었다.
일본 음식은 약간 짠 맛이기는 하지만 입맛에 맞다. 향신료로 음식을 거의 먹지 못했던 중국에 비하면 음식으로 고생할 일은 없겠다.
일본에서의 첫 식사를 간단하게 마치고, 퍼시피코 에너지사가 시공, 운영중인 태양광 발전소로 이동했다.
40만 평의 임야에 약 31만평 규모의 태양광 시설이 들어서 있다. 어마어마한 규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규모면에 있어서는 지난해 군산 비응도에 조성된 전국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시설보다 더 큰 규모로, 패널들이 마치 인삼밭처럼 넓게 설치되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태양광발전소의 규모는 크지만 이를 관리하는 인원은 극소수다. 퍼시피코 본사 직원은 단 한 명이고, 유지보수 관련 업체 관계자는 15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다. 근무자 대부분이 인근지역 주민으로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지역주민을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수십년간 사용해 오던 화력이나 원자력의 환경오염 및 위험성 등으로 인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태양광, 풍력, 조력 등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방향이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수년 전부터 이러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새만금 지역에 대규모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한다는 정부 계획이 발표됐다.
특히 군산의 경우, 현대중공업 조업중단에 이어 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 등 연이는 대기업 공장들의 가동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오항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대기업의 군산입주로 고용창출과 경기가 회복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단지 조성계획은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가장 우려하는 점은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 산업이면서도 고용창출 효과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미야자키 태양광 발전소에서 보았듯이 규모는 31만평의 엄청난 규모지만 이를 관리하는 인원은 고작 16명이라는 숫자는 신재생에너지라는 허울 좋은 모양이지만 우리가 바라는 고용창출 효과와는 거리가 있음을 느낀다.
태양광발전소 견학을 마치고 숙소로 이동하기에 앞서 미야자키시 관광지의 하나인 <아오시마 섬(靑島)>으로 향했다.
아오시마 섬은 작은 섬으로 결혼, 부부화합, 순산, 교통안전 등을 모신 <아오시마 신사>와 섬 입구에 빨래판처럼 보이는 <도깨비 빨래판>으로 유명하다.
도깨비 빨래판은 섬을 둘러싸고 있는 바위가 겹겹이 쌓여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바위가 파도에 침식되어 생겼는데, 천연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도깨비 빨래판
아오시마 신사
시기적으로 겨울이어서인지 관광객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다. 과거에는 일본인들의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섬에는 고양이들이 많이 살고 있어 고양이 섬으로 불리기도 하며, 아열대 식물이 무성하다.
신사를 구경하고 섬 둘레를 따라 조성된 산책길을 걸으며 이국의 정취를 느끼기도.
숙소인 <아나 홀리데이인 리조트 미야자키>에 여정을 풀고 나니 온몸이 천근만근 무겁다. 전날 잠을 한 숨도 못잔 탓도 있고, 찬바람을 맞고 다녀서 그런지 갑작스레 심한 감기에 걸려 동료들의 간단한 술자리에도 참석 못하고 취침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제 일찍 잠을 잔 탓에 새벽 4시경에 눈을 떴다. 오늘 일정은 도쿄로 이동하기 위해 국내선을 타야 하기에 6시30분에 호텔을 나서야 한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거른 채 버스 안에서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미야자키 공항으로 이동해 일본 국내선 아나 항공에 몸을 실었다.
인천~가고시마 거리보다 미야자키~도쿄 거리가 더 멀다. 거리도 거리지만 비행시간이 좀 길었던 이유는 비행 항로 중에 후지산 상공이 미국 소유라 이를 우회해 가다보니 시간이 좀 더 걸린다는 것이다.
갑작스레 LA 주소로 되어 있는 군산 미공군부대가 떠오른다. 우리땅 인데도 국내선 여객기가 활주로 사용료를 내고 이용해야 하는 불편한 진실. 일본 역시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군사적 목적인지 자세한 연유는 모르겠지만 후지산 상공을 미국에게 양도했다는 것이다. 씁쓸함이 몰려온다.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점심 식사를 한 후 퍼시피코 에너지 본사 방문 시간이 1시간 남짓 남아 일본 왕이 살고 있다는 도쿄 시내의 <황거>로 향했다.
<도쿄 신주쿠(新宿)>에 위치한 황거는 주변에 고층빌딩 숲을 이루고 있어 거리에는 오가는 인파가 물결을 이루고 있다.
황거는 오사카의 오사카 성처럼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아담한 궁전 같은 느낌이다. 일본 성들의 특징은 적의 침입에 대비해 성 밖에 해저(인공호수)를 만들어 놓았는데 왕거 역시 돌을 높게 쌓은 성벽 안쪽으로는 건물을 짓고, 그 바깥으로는 해자를 넓고 깊게 파서 적의 침입을 막을 수 있게 해 놓았다.
바깥에서 보이는 황거의 건물들은 우리나라의 고궁들보다는 훨씬 밋밋하고 멋이 떨어지지만 해자와 더불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황거의 둘레는 약 5km라고 한다. 이 왕거 둘레를 따라 일반인들은 조깅, 자전거 타기, 걷기 등 레저활동이 활발하다.
황거는 일본 왕이 현재에도 살고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어있다. 1년에 두 번 개방을 한다고 한다.
황거를 뒤로 하고 퍼시피코 에너지 본사로 향했다. 또 한 번 일본인들의 건축 기술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본사가 입주해 있는 건물은 보통 고층빌딩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90인승의 엘리베이터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건물은 40층 건물로 외벽에 별도로 엘리베이터 전용 블록을 만들어 놓았다. 1~14층, 다시 14층에서 40층 까지는 별도의 엘리베이터가 운영되고 있다.
90인승 엘리베이터 내부..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운동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1층에서 14층까지 올라가는데 90인승 엘리베이터다. 난생처음 보는 큰 규모의 엘리베이터다. 14층에서는 장소를 옮겨 40층까지 20인승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일시에 많은 인원이 탑승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비상상황이 발생한다면 한꺼번에 몰리는 인원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많은 인원이 타고 내리다 보니 혼잡한 것도 문제일 텐데.
퍼시피코 에너지 회장은 미국인이며, 약 6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기계설비 및 설비 분야 엔지니어들이라고 한다.
간단한 미팅과 퍼시피코 에너지 회사의 현황을 청취한 뒤 새만금지역에 대한 투자 등 태양광 산업에 대한 다양한 질의와 응답이 이어졌다.
퍼시피코 에너지 회사에 대한 궁금증이 다소 해소되었다.
퍼시피코 에너지사 방문을 끝으로 일본 연수 공식일정은 끝났다. 내일 귀국에 앞서 오후 남은 일정은 도쿄의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기로 하고 <아사쿠사> 지역과 <스카이 트리>를 방문하기로 했다.
아사쿠사는 도쿄에서 가장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지역이자 서민들의 소박함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장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센소사>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상점가인 <나카미세> 거리가 있다.
센소사
센소사 앞의 <나카미세> 거리, 일본인 관광객들은 전통 옷인 기모노 복장을 하고 다닌다.
평일인데도 수많은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몇몇 일본인 관광객들은 일본의 전통 옷인 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거리를 걷기도 한다. 전주 한옥마을의 분위기가 생각이 난다. 관음사, 5층 석탑을 둘러보고, 유명하다는 일본 소보로빵과 모찌떡을 맛 보았다.
센소사 옆 벚꽃나무에는 아직 1월인데 벚꽃이 피어있다. 이곳에도 기후변화의 덫이 묻어있는 것 같다.
센소사를 나와 일본 도쿄의 랜드마크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높다는 634m의 스카이 트리를 방문했다.
도쿄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스카이 트리는 2012년 5월 완공되어, 350m 높이의 제1전망대와 450m 높이의 제2전망대로 나뉘어져 있다. 우리 일행은 제1전망대에 올라 도쿄 시내를 관망했다.
어느 도시이건 그 도시의 랜드마크가 있다. 파리의 에펠탑, 상하이의 동방명주, 서울의 남산타워 등 우뚝 솟은 탑들이 그 도시의 관광 상품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우리 군산의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근대문화거리, 새만금, 은파유원지? 군산이 작은 중소도시이기는 하나 미래 관광산업을 위해서는 군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그랜드 프린스호텔> 숙소에 여정을 풀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2박 3일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일행들과 함께 숙소에서 가까운 시나가와 역 주변의 사케 주점에 들려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위로했다.
외국에 나오면 그 나라의 언어는 하지 못해도 통하는 언어, 바로 ‘바디랭귀지’ 이다. 몸짓 손짓을 통해 안주와 술을 주문하면서 나누는 종업과의 바디랭귀지 소통으로 인해 어찌나 웃음이 나오는지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그렇게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은 깊어 갔다.
다음날 귀국 비행기 탑승 시간에 약간의 여유가 있다. 간단하게 호텔 식당에서 조식을 하고 면세점에 들려 하네다공항으로 향했다.
일본에 많이 와 본 것은 아니지만 올 때마다 느끼는 점은 일본의 거리는 담배꽁초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깨끗하다.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다. 식당을 들어가거나 길거리에서 무엇을 물어보든 항상 따뜻하고 웃으면서 인사한다. 물론 생활에서 배어진 습관이겠지만 말이다.
또 하나 자주 볼 수 있었던 것은 경차 같은 소형차들이 많다는 것이다. 지방도시였던 미야자키에서는 거의 중대형 자가용을 볼 수 없었다. 그나마 대도시인 도쿄에서는 중형 자가용을 보았지만 대부분이 소형 자가용들을 이용하고 있다.
차고지 증명서가 있어야 차를 구입할 수 있고, 중형 이상의 자가용은 고속도로, 주차 이용료 등 각종 세금이 엄청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 소형 자가용을 타고 다닌다고 한다. 이에 반해 우리는 경차에 대한 경시가 심해 처음 차를 사더라도 중형 이상 자가용을 구입한다.
일본은 자판기의 나라다. 관광지나 도시, 시골 어디에 가든 구멍가게나 길거리에 자판기가 꼭 있다. 그러다보니 동전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최근들어 우리 한국에서는 거의 동전을 사용하지 않는데 반해 일본은 동전지갑을 따로 가지고 다닐 정도로 동전이 화폐의 주를 이루고 있다.
일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자판기.
관광지를 둘러보고 관광버스를 기다리게 위해 잠시 들려 기다린 곳이 ‘관광버스 대기소’였는데 이런 편의시설이 기억에 남는다.
도쿄 시내에는 이런 시설들이 몇 군데 있다고 한다, 워낙 교통이 혼잡한 도쿄에서 버스 같은 대형버스들이 임시 주차할 곳이 없어 관광지를 둘러보고 나온 관광객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실내에는 난방시설과 의자, 음료 자판기, 관광안내지도 등 각종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편안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다.
우리도 이런 시설은 벤치마킹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일본 2박 3일간의 짧은 여정이 끝났다. 짧은 연수기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얼마 전 발생한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해외여행 도중 가이드 폭행사건을 보면서 공직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이다. 공직자뿐 아니다.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해외에 나가게 된다.
한 사람의 그릇된 행동으로 나라의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품위는 아니더라도 여행객으로서의 걸 맞는 행동과 언어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이번 일본 산업시찰의 기회를 부여한 퍼시피코 에너지사 관계자들께 감사를 드린다.
첫댓글 근데 이 많은 글들을
다 쓰신거에요??
아님 복사붙혀넣기??...😭
완전궁금...
손가락 대마왕??^^
헐~~~ 나를 뭘로 알고? ㅠㅠ
가급적 여행을 다녀오면 보고서를 쓸려고 하는데....
기행문이 되어버렸는데;;
@이복 헐~~~대박인데요
진짜 언론인출신을 물로봤나봐요😭
YTN 수석논설위원급 이신데요
@이슬공주 ㅋㅋ
그 정도는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