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몇일 사이에 날씨가 제법 선선 해졌습니다 이번 주는 어디로 안내 해 주시나요?
윤> 더우면 덥다고 아우성이고 이제 기온이 조금 내려가니 성질 급하신 분들은 벌써 가을을 이야기하고 사람이 참 간사하지요!
국지성 폭우로 전국적으로 물 폭탄이 뿌려져 녹조는 해결되었지만 뉴스를 보니 침수를 당하신 곳이 여러 곳 있는 것 같습니다.
여름휴가 다녀 온지도 얼마 안 되었고 또 이럴 때 어디로 길나서기보다 그냥 대구에서 맛 집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듯해서 오늘은 대구의 대표음식 중 막창을 중심으로 해서 소개 해 보겠습니다.
MC> 대구의 막창이야기라 메모해두면 좋을 것 같은데 소개 해 주시죠?
윤> 대구분들에게 대구음식을 물어보면 따로국밥, 생고기, 동인동찜갈비, 반고개무침회, 이런 것들을 대부분 말씀 하시는데, 외지 분들에게 물어보면 의외로 다른 음식을 말합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분들이 젊은 층이라 그러한지 워낙 소문이 빠르기도 하지만 막창이 제일 많이 거론되고 그 중에 안지랑 곱창골목이 유명합니다.
그 다음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이 유명하고 일부에서는 납작만두와 빨간어묵(오뎅)도 꽤나 인기 있는 대구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대구음식들은 대부분 60년대 대구가 산업도시로 발전하며 근로자들이 퇴근이후에 저렴하게 애환을 달래며 술안주로 즐기든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요즘은 막창이나 곱창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지만 한 때 전국의 도축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막창이 대구로 몰리든 시절이 있을 정도로 숯불에 굽는 막창은 대구의 소비량이 최고였습니다.
MC> 대구에서 막창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죠 특별한 집이라도 있습니까?
윤> 제가 여기서 어느 막창집이 ‘맛있다’라고 이야기 하지 않아도 대구분이라면 누구나 단골집이 한두 곳은 있을 정도일 텐데, 막창이야기를 하자면 먼저 도축장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지금의 두류공원이 만들어지기 전에 도축장이 두류수영장 부근에 있었습니다.
이후에 81년에 중리동 퀸스로드 쪽으로 옮겼다가 다시 2004년에 산격동 유통단지 쪽으로 옮겨갔는데 그러다보니 축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파는 식당들은 자연스럽게 도축장 부근에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곱창이나 막창은 손질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힘들어 집집마다 특별한 비법으로 손질해서 맛을 내기도 하였지만 요즘은 막창을 가공해서 공급하는 식품공장이 있을 정도로 한집건너 막창집이 번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구의 막창이 처음부터 돼지막창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도축장에서 나오는 소의 부산물로 공급되는 부위는 머리 사골과 꼬리 에 내장 모두를 한꺼번에 판매하는데 이런 뒷 고기는 가격도 저렴하고 말만 잘하면 중개인들에게 많이 얻을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식당에서는 덤으로 주는 것쯤으로 여겨졌고 주당들도 식당에 가면 당연히 간 천옆 등과 함께 안주거리로 얻어먹고 했습니다.
당시 성당못 시절에는 막창구이보다는 전골이 대세였는데,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절에는 이곳 주변에 곱창전골 식당들이 꽤나 많아 골목을 형성하였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고, 지금은 이곳에 한 집이 50년의 역사를 지키며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세월에 흐름만큼이나 방구석 여기저기에 세월에 흔적이 그대로 베여져 있었습니다.
메뉴는 보글보글 끊고 있는 곱창전골 과 대창전골입니다!
전골에는 곱창과 대창을 사태와 삶은 후 다시 양념장을 넣고 육수가 들어갑니다.
돌판 위에서 끓으면 불고기 특유의 맛이 우러난 국물 맛도 일품일 뿐 아니라 쫄깃하게 씹히는 곱창의 맛도 좋습니다.
추가로 사리를 주문하게 되는데 사리는 전골을 먼저 절반 이상 먹고 나중에 넣어 다시 끓이는 것이 좋습니다.
곱창전골 호주머니가 그리 넉넉지 않아도 배는 고프고, 술이 계속 고플 때 가면 좋을 식당입니다.
다 드시고 돌 판에 밥 뽁아 먹는 것도 잊지 마세요 버들식당 053-656-1991
MC> 곱창전골 참 맛이 좋고 식사로도 소주 안주로는 딱이지요!
윤> 성당동 도축장시대가 마감되고 중리동에 새로 옮겨간 도축장을 따라 식당들도 옮겨 가는데 이 때 부터 대구에 본격적으로 막창구이가 유행을 하기 시작 합니다.
당시 중리못 부근에는 식당을 할 만한 마땅한 상가가 없는 탓에 30여 곳의 포장마차 촌이 형성되어 번성하였고, 이때도 돼지 막창은 등장하지 않고 소 막창이 주를 이루는데 소 막창은 돼지하고 다르게 소의 네 번째 위인 홍창(절창)을 말 합니다.
딱히 원조라고 할 수 없지만 원조 격이라고 불리는 집들이 두류네거리에서 서구청 가는 길이 술집과 음식점들이 번성하며 이 부근에서 성업을 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처음 막창을 구워 파시든 분이 지금은 영남이공대 부근으로 옮겨가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집이 바로 1969년 대구막창의 초창기부터 국내산 소막창 구이만을 고집해 온 막창 구이 전문점입니다. 막창은 구울 때 나는 고소한 냄새가 이 맛을 아시는 분이라면 그냥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자극을 하는데, 이 집의 막창은 초벌구이해서 나오는데요.
오랜 시간 찾아 준 단골들을 위해 연탄불에 구워 먹는 옛날 방식을 그대로 고집하고 있습니다. 황금막창 053-654-5034
그리고 돼지막창은 1987년 지금의 내당동 농산물 공판장 부근에서 처음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당시에 도축장의 부산물 판매는 상이군경회에 의해 유통이 이루어 졌는데 대부분 오후에 배달이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장사를 하는 이 집 사장님이 일찍 도축장을 찾아 갔는데 돼지의 대장이나 소장은 사가는 사람이 없어 땅에 파묻는 것을 보고 이것을 가져와 손질을 해 팔기 시작 했습니다.
연탄불에 돼지막창을 구우니 안개처럼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나고 그 연기를 따라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피어나는 연기 그 자체만으로도 볼거리가 되어 손님을 유혹하고 손님이 북적되자 주변의 주민들조차 무슨 고기냐며 얻어가기도 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게 되고 이때부터 대구의 막창으로 자리를 잡아 갑니다. 신흥막창 053-653-9820
MC> 유명한 대구의 막창이 그렇게 탄생하게 되는 군요 더 있나요?
윤> 막창에 버금가는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곱창이야기도 안할 수가 없지요.
앞산을 오르는 계곡 안지랑은 70년대에 복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골목이 형성 되는데 이 곳은 요즘 40여 집의 곱창 집으로 밀집해 안지랑 곱창골목으로 더 유명합니다.
80년 초기에 대구에 소 막창이 한창이든 시절 버려지는 돼지곱창을 가져다, 곱창을 한 번 삶아 마늘 고춧가루 양파 등으로 양념을 하고 커다란 바가지로 한바가지 퍼주며 팔기 시작하였는데, 싼 가격 때문에 젊은이들을 불러 모으게 되었고, 지금은 ‘곱창패션족’이라고 불릴 만큼 젊은이들이 몰리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곱창골목이 번성하자 낮이면 곱창 삶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밤이면 굽는 냄새와 소란 때문에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아 한 때 위기에 몰리기까지 했었는데, 최근에 이곳 곱창골목에 공급을 전담하는 식품가공공장이 만들어지게 될 정도로 전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충북곱창 053-627-1856
MC> 오늘 대구의 대표맛 막창 곱창의 역사까지 다 들었는데요 저녁에 소주 한 잔 해야 겠어요, 그럼 이번 주는 대구 주변 어디를 둘러볼까요?
윤> 야간에 대구도심에서 즐겁고 자유로운 쇼핑관광과 야간조명을 활용한 문화재를 도보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야경투어 코스가 있습니다.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시대의 순교 사적지로 대구시 중구 남산2동에 있는 일명 관덕정(觀德亭)에서, 1910년 무렵 미국인 선교사들이 블레어 선교사를 위하여 지은 집인 동산 위의 여러 주택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자리잡은 붉은 벽돌의 2층 집인 선교사 주택을 보고, 계산성당과 이상화고택을 잇는 골목을 지나 경상감영으로 약 2시간 정도 천천히 걸어 보는 것도 대구의 새로운 모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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