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 수업 7-3] 판돈을 올려라(Raise)!

[해리해리]

3주차
바닥을 미는 법 & 사카다 테크닉

1. 바닥을 밀어라

3주차 수업의 핵심 주제는 ‘바닥을 미는 법’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헝얏쌤의 설명을 먼저 들어보죠.

https://youtu.be/b5xww0uAP_A

우리가 똑바로 서게 되면

피와 살로 만들어진 우리의 몸은 살짝 수축하며 바닥을 누르게 됩니다.

이렇게 바닥을 누르는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것이 탱고의 핵심입니다.

흔히 걸을 때는 앞으로 내뻗는 다리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그러나 서로 바짝 붙어 있는 탱고에서 다리를 무작정 내뻗다가는 파트너의 다리를 차게 됩니다.

무게 실린 다리가 뒤에서 밀어주듯이, 바닥을 누르는 에너지를 파트너에게 전달해서 함께 가자는 의사를 전달해야 합니다.

‘갈래? 가자~’라고 말하듯이요.

뒤로 걸을 때에도 무게 실은 다리로 앞에서 밀듯이, 바닥을 누르며 뒤로 가야 하죠. 

항상 ‘파트너와 함께 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급발진하는 대신 여유있고 부드럽게 대화하듯이 움직여야 합니다.

급발진하게 되면 몸이 흔들리고 균형을 잃게 되며 파트너와 함께 갈 수 없으니 금물!

2. 판돈을 올려라(Raise)! : 리드와 팔로우의 상승작용(相乘作用)

파트너와 함께 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리드와 팔로우란 것이 무엇인지

아주 간단한 실습을 통해서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자가 리드를 하고, 남자가 팔로우를 하는 것이죠.

겉보기에는 남자가 앞으로 걸어가고, 여자가 그 리드를 받아서 뒤로 걸어가는 것과 같았으나

사실은 여자가 뒤로 걷기로 리드하면, 남자가 앞으로 걸어가는 팔로우를 했습니다.

달숨님이 바닥을 누르며 호쾌하게 쭉쭉 뒤로 가자

매우 경쾌하고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저도 앞으로 쭉쭉 갈 수 있었습니다.

저로서는 걷기 팔로우가 재미있었고

달숨님도 주도적인 성격이신지 리드하는 게 상당히 마음에 드셨나봅니다. ㅋㅋ

제대로 리드와 팔로우가 이루어진다면

남자가 리드하는지 여자가 리드하는지 겉으로 봐서는 알아채기 힘듭니다.

그만큼 둘의 호흡이 잘 맞아떨어져 함께 움직이는 것, 이것이 리드와 팔로우의 요체입니다.

쉬는 시간에 켈리님과 걷기 연습을 할 때, 헝얏쌤이 코치합니다.

“팔로워는 리더가 100%의 신호를 준다면 110%를 움직여라.”

엥? 100을 주면 100만큼 움직여야 하는 게 아닌가?

제가 다소 의아해하고 있는데, 켈리님은 이미 시원스럽게 뒤로 갑니다.

헝얏쌤이 재차 말합니다.

“그러면 리더는 다시 더 깊게 들어가라.”

아하, 이렇게 하니까 서로 에너지를 증폭시켜서 리더와 팔로워 사이에 상승작용이 일어났습니다.

화이쌤이 나중에 보충설명을 했습니다.

‘팔로우(follow)’를 리더가 주는대로 받는 것이라고 흔히들 오해한다.
그러나 팔로우는 리더가 오백원을 주면 오백원을 받고, 리더가 천원을 주면 천원을 받는 동냥이 아니다.
차라리 팔로우는 도박에 가깝다.
리더가 오백을 걸면, 팔로워는 “오백 받고 천 더!”라고 당당히 받아치며 판돈을 올려라.
그렇게 리더와 팔로워 사이에 에너지가 오고가며 더욱 커지게 된다.

그러고보니 탱고와 도박도 꽤나 닮았습니다.

도박을 할 때 자기의 패를 들키지 않으려고 시종일관 무표정(poker face) 상태를 유지하지만

그 속에서도 판돈은 커져가고 긴장감은 더욱 팽팽해집니다.

탱고도 말없이 무표정 포커 페이스로 춤을 추지만, 리드와 팔로우를 주고 받으며 에너지를 고양시킵니다.

흥분과 감정의 격앙을 아슬아슬하게 누르는 긴장감 속에서 에너지는 더욱 고조되는 숨막히는 분위기.

탱고와 도박은 어쩌면 이렇게 닮았나요?! ㅋㅋ

3. 모든 히로는 여자에게 결정권이 있다

2교시에 히로를 배울 때도

1교시에 했던 바닥을 미는 법과 팔로워의 주도적인 역할은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히로를 돌 때

바닥을 밀어서 에너지를 쌓고

그 에너지를 등 뒤로 흘려보내듯이 도는 동시에

바닥을 미는 에너지로 옆으로 간다는 것이죠.

초급 때에는 중심축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니까 연습 삼아서

중심축을 세우고 피벗하고 걷고, 다시 중심축 세우고 피벗하고 걸었지만

그렇게 하면 결국 춤이 뚝뚝 끊기게 됩니다.

히로를 돌 때 발은 바닥을 누르면서 중심축은 계속 움직입니다.

이때, 몸의 자세는 잘 유지해야 하는데, 코어 근육이 부실하면 중심축을 움직이고 돌면서 몸이 흔들리기 쉬우니 요주의!

또한 히로야말로 팔로워의 주도적인 역할이 잘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남자가 히로를 리드하기는 하지만, 모든 히로는 여자에게 결정권이 있으니까요.

여자가 에너지를 갖고 히로를 돌면, 남자가 여자에 맞춰 팔로우를 할 수도 있습니다.

4. 히로 사까다

오초 사까다를 할 때 오초를 확실히 리드하며 사까다를 넣어야 하는 것처럼

히로 사까다 역시 히로를 제대로 리드하며 사까다를 넣어야 합니다.

히로를 제대로 리드하기 위해서는 

지난 시간에 배운 대로

등 뒤 한복판의 점이 깔끔하게 이동을 해야 합니다.

사까다를 하려니 발에 정신 팔리기가 쉬운데

먼저 상체가 가니까 골반이 따라가고

골반이 가니까 다리와 발이 따라가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등 뒤의 공을 여자에게 부드럽게 건네주듯이 상체를 틀고

리더와 팔로워의 가슴은 서로 마주보고, 골반은 서로 가깝게 다가서며

바닥을 계속 누르는 에너지로 중심축이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움직이고

팔로워가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끌어냅니다.

이렇게 많은 것들을 신경쓰다보니

제 자세가 가슴은 여자 쪽으로 끌려가는 듯 하고, 엉덩이는 뒤로 빠져 엉거주춤해졌나 봅니다. ㅠㅠ

헝얏 쌤의 한 마디.

“넌 남자다. 여자가 네 주위를 돌게 해라(You’re a MAN. Lead her to revolve around you).”

화이 쌤도 제가 여자 쪽으로 딸려가는 느낌이 있다며 

“니가 와”하는 느낌으로 여자를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사까다를 안 하고 히로를 할 때에는 내가 중심을 잡고 여자가 내 주위로 원을 그리게 리드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었는데

사까다를 들어가서 발이 움직이다보니 중심 잡는 것을 잊어버리고 오히려 여자에게 딸려들어갔나 보네요.. OTL

점점 나아지도록 신경을 쓰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해봐야겠습니다.

그래도 깨닫는 것들이 점점 많아져 즐겁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