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소국 우즈베키스탄에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2016년 9월 장기 독재체제를 유지해온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사망하고, 그의 후계자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체제가 들어선 뒤 나타난 현상이다. 카리모프 대통령의 사망 당시, 총리를 맡고 있던 미르지요예프는 과도기를 거쳐 그해 12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정권은 권력의 평화젹인 세대교체를 바탕으로 경제개혁및 개방 정책에 착수했다. 파탄에 빠진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다. 고려인들이 많이 몰려사는 우즈베키스탄과 인근의 카자흐스탄은 구소련 붕괴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우즈벡은 기존의 소련 방식을, 카자흐는 과감한 경제개혁및 개방 정책을 도입했다. 그 결과, 카자흐는 경제적인 부와 안정을 일궈 중앙아시아의 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최근 우즈벡에서 온 지인들은 "국가 지도자의 교체가 이런 사회 경제적 변화를 가져올지 몰랐다"며 "이제는 카자흐스탄이 걸어간 개혁개방의 길로 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우즈벡의 변화는 사회 곳곳에서,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감지되고 있다. 엊그제는 외환거래도 자유화됐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우즈벡은 지난달 20일부터 개인이 은행에서 달러와 루블 등 외화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즈벡 상업 은행은 전국 곳곳의 환전소를 통해 외화를 팔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국인의 공식 외환거래는 금지됐고, 암달러 시장에서만 사실상 가능했다. 암달러 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은 공식 환율 대비 30~40% 높았다.
우즈벡의 외환거래 자율화는 2017년 9월 대통령령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개인의 외환거래는 제한적이었다. 해외용 신용카드 계좌에 입금해 카드 결제에만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우즈베크 중앙은행에 따르면 이번 외환거래 자유화 조치는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고, 교역의 증대에 따라 외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환율은 달러당 9350 숨(우즈벡 통화단위) 수준인데, 6월에는 달러당 매주 15숨씩, 7월에는 매주 40숨씩 오르곤(통화가치 하락)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