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정서(情緖)가 녹아있는 아리랑
<6> 진도아리랑
진도아리랑은 전라남도 진도(珍島)에서 발생한 아리랑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리랑타령」이라고도 불린다.
호남지역(湖南地域)에서 많이 불리는 아리랑으로 창법(唱法)은 육자배기 토리와 유사하나 조금 차이가 난다. 사설(辭說)은 기본적으로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진도 총각과 경상도 처녀의 사랑 이야기라고 하며, 가사의 내용을 보면 제법 진하고 외설스럽기조차 하다.
장단은 9/8박자의 상당히 빠른 세마치장단이며, 음계(律名)은 태(汰)-임(林)-무(無)-황(黃)-남(南)으로 서양 음계로 말하면 미-라-도-레-시와 유사하다. 육자배기는 남도 전문소리꾼들의 정교한 창법이다.
(후렴)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리라가 났네.
○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느냐. 날 두고 가신 님은 가고 싶어 가느냐.
○ 문경새재는 웬 고갠고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구나.
○ 씨엄씨 잡년아 잠 깊이 들어라 문밖에 섰는 낭군 밤이슬 맞는다.
○ 서방님 오까매이 깨벗고 잤더니 문풍지 바람에 설사가 났네.
♣구부-굽이 ♣씨엄씨-시어머니(전라도 방언) ♣오까매이-올까 싶어 ♣깨 벗고-홀딱 벗고
<세마치장단>
덩, 쿵따, 쿵따
( Ⓘ , ◯ ❘, ◯ ❘ )
♣ Ⓘ(덩):합장단(북편과 채편 동시 연주), ◯(쿵):북편(왼쪽), ❘(따):채편(오른쪽)
♣ 따가 강박(强拍)으로 매우 빠른 장단이다.
<중모리장단>
덩 따, 쿵딱따따닥, 쿵쿵따, 쿵 쿵
( Ⓘ ❘ , ◯ ❘ ❘ ❘ ❘, ◯ ◯ ❘ , ◯ ◯ )
♣ 따가 강박(强拍). 상당히 느린 장단이다.
<엇모리장단>
덩쿵따 쿵따쿵 쿵쿵따 쿵따
( Ⓘ ◯ ❘, ◯ ❘ ◯ , ◯ ◯ ❘ , ◯ ❘ )
♣ 따가 강박(强拍) 중간 빠르기의 장단이다.
<7> 밀양아리랑
밀양아리랑은 영남지방(경상도)의 대표적인 통속민요(通俗民謠)로, 밀양 영남루의 전설인 아랑(阿娘)의 설화(說話)가 기원(起源)라고 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추측일 뿐이다.
장단은 9/8박자 세마치장단으로 상당히 빠른 장단이며 진도아리랑과 느낌이 유사하다.
음계(律名)는 임(林)-무(無)-황(黃)-태(汰 )-중(仲)으로 서양음계로 말하면 라-도-레-미-솔과 유사하다.
(후렴)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 정든 임이 오시는데 인사를 못해 행주치마 입에 물고 입만 방긋
<밀양 영남루(嶺南樓)와 아랑(阿娘)의 전설>
아랑(阿娘)의 본명은 윤동옥(尹東玉)으로 밀양부사의 딸이었는데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유모 손에서 자랐다고 한다. 아랑은 뛰어난 미모(美貌)를 지녔는데 음흉한 유모와 통인(通引:지방 관아의 심부름꾼) 백주기(白朱旗)가 흉계를 꾸며 어느 날 밤 달구경 나온 아랑을 욕보이려 하였다. 아랑은 통인에게 결사적으로 항거하다가 끝내는 칼에 맞아 죽고 대숲에 버려졌다. 부사는 딸 아랑이 외간 남자와 내통하다 함께 달아난 것으로 알고 벼슬을 사직한다.
이때부터 밀양에서는 신임 부사마다 부임하는 첫날 밤에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되기 시작하여 모두 밀양부사로 가기를 꺼리게 되었다. 이때 이상사(李上舍)라는 담력이 있는 사람이 밀양부사를 자원하여 왔다. 부임 첫날밤, 나타난 아랑의 원혼(冤魂)에게서 억울한 죽음을 들은 그는 원한을 풀어주기로 약속하였다. 이상사는 곧 백가를 잡아 처형하고 아랑의 시신을 찾아내어 장사지내니 그 뒤로는 원혼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도 밀양(密陽) 영남루(嶺南樓) 아래에는 아랑의 혼백에게 제사를 지내는 아랑각(阿娘閣)이 있는데 「밀양아리랑」은 이 영남루 설화(說話)에서 발생하였다는 설(說)이 있다.
그 밖에 아리랑을 꼽아보면 춘천 아리랑(의병 아리랑), 본조아리랑(경기 아리랑), 광복군 아리랑(독립군 아리랑), 연변 아리랑, 고려 아리랑(카자흐스탄), 긴 남도 아리랑(진도아리랑), 여주 아리랑, 치르치크 아리랑(북간도) 등이 있고 일종의 캠페인 송인 종두(천연두) 아리랑, 한글 아리랑도 있다.
그런가 하면, 1926년 일제시대 나운규가 제작한 영화 아리랑도 우리 한민족의 한을 잘 표현했는데 이 영화의 주제가가 바로 경기 아리랑(일명 서울 아리랑, 본조아리랑)이라고 한다.
또, 한국전쟁(6.25) 때 참전했던 미 육군 7사단의 사단가가 ‘아리랑’인데 6.25때 이승만이 공식 승인하여 미(美) 육군 7사단의 공식 사단가(師團歌)가 되었다고 하는데 멜로디가 바로 아리랑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역사와 모든 지역의 토속민요에 아리랑은 결코 빠질 수 없는 주제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