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2005년 3월 6일(일)
장소-강촌 구곡폭포 빙장
참석인원-최성근, 유병상, 이규순, 성민제, 강진숙
날씨-포근한고 좋았슴.
빙질-바일이 잘 찍히는 상태로 양호함.(물이 조금 흐름)
토요일 오후 퇴근후 배낭을 꾸리는 나는 설레였다.
금년초부터 빙벽교육을 받고 인공빙장에만 다녔던 나를 위해 병상형이 자연빙장경험을 해보라고 구곡폭포의 빙장으로 가기로했기 때문이다. 원래는 가평아이스파크로 가려했다가 성근형과 병상형과 내가 셋이서 강촌의 구곡폭포 빙장으로 가기로 한 것이다.
밤 10시쯤 출발한 우리 셋은 양수리로 청평으로 가평을 너머 강촌으로 갔다. 이전과는 너무다른 강촌의 화려한 불빛속의 한산함을 뒤로하고 구곡폭쪽으로 올라가 민박방을 잡았다.
성근형이 가져오신 삼겹살과 내가 가져온 상황버섯주로 주말의 여유로움에 친목을 다졌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하고 집사람이 해준 재료에 물만 부어 찌게를 끓였다. 이렇게 아침을 먹고 우린 짐을 싸고 구곡폭포의 주차장을 향했다. 규순이누나과 진숙이도 지금 출발하여 이리로 오고 있단다.
주차장에서부터 판대, 가평에서 보던 많은 크라이머들을 만나, 서로 인사하고 담소하며 폭포로 걸어올라갔다.
난 무거운 배낭메고 처음 가보는 자연빙장에 대한 설레임을 느끼면서 땀흘리고 20여분을 올라갔다. 과연 60-70m정도의 빙폭은 무게있게 보였다.
모두 10여팀이상이 로프를 걸로 빙벽을 시작하였다.
우리는 좀 늦게 시작하여 성근형이 좌측에 낙빙이 적은 쪽으로 선등으로 깔끔히 줄을 걸어주셨다.
뒤이서 오른 병상형이 또 한 줄을 달고 올라 우리줄이 두줄이 되었다.
곧이어 나하고 진숙이 동시에 함께 오르게 되었다. 나는 진숙의 코치를 진지하게 들으면서 올랐다. 중간쯤 오르니 손의 펌핑과 온몸이 땀으로 힘들었다. 옆에서 한 동작씩 침착하게 가르쳐준 진숙이의 말을 따르면서 텐션없이 천천히 완료를 하였다.
병상형은 나를 후등확보하느라 추운데서 고생했고, 또 다시 나를 하강시키느라 고생하여서 형한테 고마웠다.
우리가 하강한후에 규순누나는 어센더로 혼자 등반하고 가볍게 내려온다. 역시 규순누나의 등반에서는 힘이 느껴졌다. 근데, 한가지 궁금한 점은 지난주의 동문빙벽축제 때에는 썰매타는 규순누나의 팔힘이 왜 그리도 없었는지?....ㅉㅉ...ㅋㅋ...
오전 등반을 마치고 우동을 끓이고 삼겹살과 햄을 구워먹었다.
마침, 고철준선배의 생일이어서 케익에 촛불을 끄면서, 온 빙장안이 갑자기 생일파티의 박수소리로 울렸다.
듣자하니, 지난주에 여기서 사고가 있어 누가 실려갔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오늘의 빙장은 많은 사람들이 빙벽을 하면서도 각각의 팀들이 서로가 존중하면서 낙빙을 조심했고, 빙장의 분위기가 매우 좋은 날이라고들 한다.
오후에는 병상형,성근형님, 진숙이, 규순누나의 순으로 어센더로 오르내렸고, 병상형이 갑자기 나한테 어센더로 등반해보라고 주문하였다. 난 사실 암벽이던, 빙벽이던 선등이나 어센더로 오르는 것을 겁내고 있었지만, 그렇게하면 누군가 나를 반드시 확보해야만 내가 등반할 수 있다는 한계를 느꼈고, 고정로프에 고정로프에 어센더로 혼자 오르는 것을 익혀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대신 병상형이 옆에서 같이 올라가주겠다고하여 나는 다시 용기를 다졌고, 성근형, 규순누나, 진숙의 화이팅을 받으면서 두번째 등반을 하였다. 말이 60m이지 판대에서 교육받던 두배의 높이이니, 빙벽에서의 고도감이 새삼 공포스러웠다. 더구나, 어센더로 오르다가 추락을 하면 적어도 4-5m는 족히 추락해야할 것이라는 생각에 바일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
20m쯤 올라가니, 오전등반으로 인한 펌핑이 아직 풀리지가 않은 탓인지 일찍 손이 지쳐갔다. 옆의 병상형이 이것 저것, 타격, 프론트 포인팅, 호흡법 등을 가르쳐주면서 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중간에 물이 흘러 장갑이 다젖었고, 옷도 젖어옴을 느끼면서 정신적으로 위축됨은 나도 어쩔수 없었다. 하지만, 충분히 휴식을 하면서 다시 자신감이 생겼고, 서둘러 높이 올라가는 것보다는 호흡조절하면서 천천히 덜 피곤하게 올라가는 것이 내게는 유리함을 느끼면서 한발 한발 올라갔다.
어느정도의 단계가 넘어서면서부터는 힘이 들어서 못가겠다는 것보다는 무조건 올라갈수 있다는 자신감에 손발의 펌핑에도 조금씩 무감각해지고 있었다. 옆에서 말을 걸면서 긴장을 풀어주는 병상형과 우스운 이야기를 하면서 올라 갈때는 무슨 대단한 크라이머가 된듯한 착각속에 여유롭게 침착히 올라가는 나를 볼수 있었다.
그리하여 추락없이 정상을 완등하고나니, 오전에 확보를 받으면서 오른 것과는 또다른 감격과 희열을 느낄수 있었다.
이제는 하강이다. 이번에는 고정로프에 나 혼자 오른만큼, 나 혼자 내 하강기로 혼자힘으로 내려가야하는 것이다. 사실 이대목에서 나는 매우 겁을 많이 먹었다. 인수나 선인의 암벽에서의 하강 때도 조금씩 겁이 나는데, 빙벽에서는 아이젠으로 발을 디디면서 하강기로 내가 속도를 조절하면서 내려가야한다는 것이 두려웠다. 더구나, 아래에 누군가 등방하고 있으니, 내가 한발로 얼음을 차면서 낙빙을 만들 가능성이 많았던 것이다.어쨋든, 병상형의 엄포속에 나는 떨리는 맘으로 하강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두발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려가다보니 하루종일 걸릴 것같았다. 나중에는 조금씩 내 몸의 중심을 잡으면서 내가 한발로 하강할수 있을정도가 되어서, 아래의 사람들을 피하면서 하강하였다. 나중에는 암벽과 별반 차이없이 내몸의 균형과 방향을 잡으면서 하강할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처음해보는 자연빙장에서의 빙벽등반과 하강을 체험할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해보아야 내년에 네가 큰일을 저지를 수 있다" 는 병상형의 말에 나는 다시 전투력을 다지는 나를 볼수 있었다.
성근형과 진숙의 새로운 루트를 통한 등반과 로프를 회수하고, 모두들 짐을 정리하여 하산하였다.
우리는 서울로 향했고, 지난 정기산행에서 먹은 길동사거리의 세꼬시집에 다시 만났다.
전화로 오늘 암벽등반한 조상률를 불렀고, 성근형형수님, 병상형형수님, 우리집사람을 만나 즐거운 자리를 마감하였다.
운짱으로 와준 집사람덕에 병상형님과 진숙이를 집에 배달하고 집에오니 11시. 피로가 한번에 몰려온 탓인지 눈떠보니 아침이었다. 그사이의 필름은 없어진 것이다.... 누가 가져간 것인지....
지금 온몸의 근육통에 힘들지만, 이것이 내가 바라고 행복감을 느끼는 코드인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또한, 그것이 가능케 해주는 등반사랑의 모든분들께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