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경기도립극단 기획·제작 톨스토이 원작, 윤현숙 번역, 고선웅 각색·연출의 <부활>을 보고
공연명 부활
공연단체 예술의전당·경기도립극단
작가 레오 톨스토이
각색·연출 고선웅
공연기간 2013년5월18일~6월2일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관람일시 5월18일 18시30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경기도립극단의 톨스토이 원작, 고선웅 각색·연출의 <부활>을 관람했다.
필자는 1958년에 제작된 서독, 이태리, 프랑스의 합작영화로 롤프 한센(Rolf Hansen) 감독과 호르스트 부흐홀츠(Horst Buchholz)와 미리암 브루(Myriam Bru) 주연의 부활(Auferstehung)을 본적이 있다.
내용은 고아 카츄샤는 어머니가 일하던 주인집에서 길러져 자라고, 그 집의 아들인 네플류도프를 사랑하지만, 그는 카츄사를 하룻밤 농락의 대상으로만 여긴다. 버림받은 카츄샤는 임신을 했고 주인집에서 나와 윤락의 구렁텅이로 들어간다. 7년 동안의 유녀(遊女)생활 중, 우연히 수면약이라고 생각하고 먹인 약으로 손님인 스멜코프라는 돈 많은 상인이 죽었기 때문에, 그녀는 살인 및 절도로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법정의 배심관 중에는 네플류도프가 포함되어 있다. 네플류도프는 죄책감으로 혼란을 느끼고 카츄샤의 무죄를 주장하지만, 법정은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시베리아로 유배시키라는 판결을 내린다. 네플류도프는 다음날 카츄샤가 갇힌 감옥을 찾아가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귀족의 딸과의 약혼도 파기하고, 카츄샤를 위해 변호를 자청하고,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힘을 쏟는다. 네플류도프는 카츄샤에게 청혼을 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러나 네플류도프의 진정이 전달되면서 카츄샤는 차츰 행동거지와 의식이 단정해지기 시작한다. 카츄샤의 시베리아 유배가 확정되자, 네플류도프는 집과 영지 등의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카츄샤를 따라 시베리아로 간다. 시베리아로 가는 도중 카츄샤는 러시아 왕당파에 대항하는 혁명주의자 시몬손의 사랑을 받게 된다. 시몬손은 네플류도프에게 자신이 카츄샤를 사랑하고, 그녀와 결혼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다. 카츄샤도 네플류도프를 사랑하지만, 네플류도프의 창창한 장래를 위해, 시몬손에게 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대단원에서 네플류도프는 시베리아로 떠나는 두 사람을 배웅하며, 자신은 앞으로 어려운 사람과 약자의 편에 서서 일하겠다는 결심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 유두연 감독과 김지미, 최무룡, 김동원, 황정순 주연의 <카츄샤>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무대는 반원형의 판으로 배경을 가릴 정도의 사이클로라마( (Cyclorama) 장치를 사용하고, 이를 회전시켜 장면전환효과를 높인다. 무대 왼쪽을 가릴 정도의 천정에서 내린 커다란 천에 영상을 투사하기도 하고, 배경 막 가까이 한자 높이의 계단 두 개를 무대좌우 끝까지 연결시켰는가 하면, 무대를 돌출 또는 하강시켜 법정장면과 배심원 좌석으로도 사용한다. 배경가까이 무대전체를 가로막는 감옥의 창살을 세우기도 하고, 반원형의 판을 예수의 십자가 처형장으로 설정해, 군중들이 기어오르고 미끄러져 떨어지는 장면을 연출해 내기도 한다. 직사각형의 입체조형물을 무대 위에 배치해 의자나 탁자로 사용을 하고, 반침형태의 바퀴달린 의자를 굴려 들어오거나 내가기도 하고, 이동무대를 무대좌우로 이동시켜 조속한 장면전환에 대비한다.
연극은 도입에 사이클로라마 무대에서 십자가와 예수의 처형장면 연습이 한창이다. 그들이 퇴장을 하면, 법정장면이 벌어지고, 재판관이 돌출무대에 서있고, 무대 왼쪽에는 남녀 증인 두 사람이, 피고 카츄샤에게 살인혐의를 씌우는 장면이 벌어지고 무대 오른쪽 배심원석에 일렬로 앉은 남녀 배심원들이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 잠시 후 네플류도프가 등장해 카츄샤에게 다가가 그녀가 자신이 옛날 농락했던 여인임을 알고 놀라는 장면이 연출된다. 카츄샤는 살인죄 명목으로 시베리아로 유배를 당하게 되고, 네플류도프는 카츄샤에게 내린 벌이, 자신이 그녀에게 저지른 성 접촉 때문이라는 죄책감으로 그녀를 구해주기로 결심을 한다. 향 후 연극은 톨스토이 소설의 줄거리와 연출의 각색한 예수처형장면이 복선으로 깔리고, 미하엘 슈타우다허(Michael Staudacher)의 음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혁명가를 따라 시베리아로 떠나는 카츄샤와 이를 안타까이 작별하고, 무대 앞으로 다가가 약자를 위해 살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고 외치는 네플류도프의 모습, 그리고 십자가를 끌어안고 서있는 예수의 모습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서범석, 예지원, 이승철, 류동철, 김미옥, 조영선, 김종칠, 이찬우, 박현숙, 강성해, 양진춘, 한범희, 강아림, 한수경, 이충우, 김길찬, 임미정, 문형주, 김효한, 김영지, 윤재웅, 양영미, 박주연, 이지현, 정헌호, 윤성봉 등 출연자 각자의 성격창출과 호연은 물론 그룹연기 또한 조화를 이루어 관객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는다.
무대 알렉산드라 바실리코프스카, 음악 미하엘 슈타우다우허, 음악조감독 현유열, 슈타우다우허 음악보조 이보희, 조명 이보만, 안무 박호빈, 의상 박은지·조혜선, 의상제작 KEIM, 의상총괄 조혜영, 보조 경현진·박수연·이윤아·이지언, 무대제작 김충신, 분장 장경숙, 분장팀 장아현·박경희·석필선·김은지, 소품 김교은, 조연출 박원광·윤보미 등 스텝 전원의 기량이 두드러져,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과 경기도문화의전당(이사장 조재현), 그리고 경기도립극단이 기획·제작한 레프 톨스토이 원작, 윤현숙 번역, 고선웅 각색·연출의 <부활(復活)>을 한편의 명화 같은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18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