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씨의 도움 속에.. 경쾌한 발걸음으로 구룡령에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
강원도는 강원도입니다.
4월초의 구룡령은… 초입 나무계단부터 눈이 쌓여 있습니다.
봄은 왔지만… 지난겨울의 눈이 갈전곡봉에서 ... 왕승재까지 곳곳에. 잠깐씩… 듬성듬성..
쌓여있었으나.. 녹지않고 쌓인눈은 퍼석퍼석하고 좀 단단한 느낌이어서.. 운행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왕승재 지나며..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고 날씨도 좋았기 때문에… 오랜만에 산에서의 일출을 기대했으나… 허락하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지금까지. 듬성듬성 보였던 눈은. 왕승재 지나부터는.. 때로는 듬성듬성.. 때로는 길게.. 발목까지.. 어떤곳은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이 조침령 지나.. 접속 구간 끝나는 도로 끝까지 이어졌습니다
산행 내내.. 제법 바람도 불었지만… 봄바람이어서 우리의 산행을 방해하지는 않았습니다.
산행 코스는.. 작은 오르내림이 반복되었으나 어렵지 않은 길이었고.. 아 여기가 백두대간이구나.. 감탄할만한 조망은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봄날 속… 처음부터 끝까지 일행모두가 함께한 봄소풍 같은.. 여유롭고.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이번 산행은... 출발 일자.. 들머리, 날머리 장소가 홍천,인제에 있는... 두 가지 이유로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산행출발일 4월 6일은.. 제가 군대 입대한날 이고 구룡령이 소재한 홍천군은.. 제가 훈련을 마치고 후반기 교육을 11주간 받았던 홍천야수교가 있는 곳.. 조침령이 소재한 인제군은.. 군복무를 마친 서화면 천도리가 인제군에 속해있어 산행 코스를 살펴보면서부터.. 군 시절의 그때가 생각났습니다.
군 복무 시절에는 복무한 부대가 인제군에 있다는 것 외에는.. 구룡령.. 조침령… 백두대간의 존재조차 몰랐었지만… 우리가 마치 외국에서.. 한국사람…또는 고향사람 만나면 반가운 것처럼.. 괜히 익숙하고.. 반갑고..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군복무 시절 주변에서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라는 말과
제대하면 강원도 부대 방향을 향해서는.. 오줌도 안 누겠다는 그런 말을 심심챦게 듣기도 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그 지역.. 가까이만 와도… 같은 지역 사단 마크를 단 군인들만 봐도…옛 생각이 나는 건.. 그 시절 그때는 그렇게 힘들고 어렵웠다 생각했지만 가끔은 젊음을 함께 보내며 동고동락한 전우들에 대한 그리운 마음도 듭니다.. 어쩌면.. 젊음의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백두대간 길을 걷는것이..내게는 쉽지 않고 어려웠기에…힘든길 걸을때마다
군 생활의 기억들이 가끔 떠오르곤 했습니다.
몸은 힘들고…체력의 한계를 테스트하는듯한 백두대간의 지난 어려운 시간들도
지나고 나면…나는 군대 생활 시절처럼 그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가까운 산에라도 오를때마다…대간길을 그리워 할련지 모르겠습니다.
백두대간 걷는것이 군대시절과 본질적으로 다른점은 백두대간은 과정에서...
몸은 힘들지만..마음은 즐겁다는 것입니다
산길을 걸으면서 서로의 이런 말들을 자주듣곤 합니다
매번 힘들어하면서…나는 왜 이길을 다시오는지 모르겠다…이런 말들이 자주 오갑니다.
어떤 매력이..…무엇이 ..시간과 돈을 들여..힘든 길을 걷게 하는 것일까요..
우리 각자는…이 물음에 대한 ..자기만의 답을 찾게 될 것입니다…아니면 느끼는 걸까요..
또한 이런 말과 생각도 가끔 해봅니다
학교 다닐 때 내가 공부를..이렇게 열성적으로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 말입니다.
나의 두 아들…가끔..주변들도 나의 백두대간길을 응원하지만..가끔 묻습니다.
산행도 좋지만..날씨 춥거나..안좋은날은 가지말고..날씨 좋은날만 가면 안 돼…
낮에만 산에가고 무박 야간 산행은 안 하면 안돼요.. 이렇게 묻고..권유하기도 합니다.
아이들 물음에는 ..나는 그냥.... 아빠 알아서 조심해서 다녀올게..대답하곤 합니다 .
그러면서 아이들 클 때., 아이들 좋아하고 놀고 싶어 했던 것들 대부분을 반대하고 말렸던
나 자신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그때의 나를 반성합니다.
아이들 좋아하며.... 재미있게 하던 것들.. 그냥 내버려 둘 것을… 놀이보다는… 공부만 강조하며 잔소리만 늘어놓았던 나 자신을 반성합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다 큰 아들에게 잔소리하며 꼰대가 된 내 모습을 봅니다..
이젠 잔소리꾼이 아닌 응원하는 아빠가 되어보려.. 노력하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좋아하고… 즐겨하고.. 행복해하는 거라면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더라도... 말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응원은 못 할지언정… 적어도 훼방하는 잔소리꾼은 안 되고 싶습니다.
이전엔 못 그랬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좀 더 너그럽고.. 이해하고.. 응원하는.. 도움이 되는 아빠..
가족이.. 되고 싶습니다.
대간길 걸으며 철이 들어 갑니다.
첫댓글 형님 글에 처음 꼬리를 다네예. 하고 싶은거 하고 사는 생물학적으로는 철없는 중년이고 사는동안 철들지 않는 영원한 청년으로 살겠노라 하는 다짐을 오늘 이글을 접하면서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완주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도록 함께 격려하며 피날레를 장식했으면 합니다. 18기 OB초대 회장님?^^♡♡♡
하고 싶은거 하고사는 안빈낙도님..부럽습니다..ㅎㅎ
우리 모두 완주 마지막 걸음까지 함께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듭시다.
18기 완주후.. 다시한번 뭉쳐 추억산행을 한다 생각하니..미리 행복합니다..
OB모임을 한다면 회장..△△..거추장스런 직함 없이 우리 모두 열정을 가지고 각자의 역할을 합시다..
그 역할은 누구 한 사람이 전담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짧게 순회하며 돌아가며 하십시다.
꼭 회장이 필요하다면 우리 모두가 회장님이 됩시다…그리고 역할은 분담합시다.
이회장..안빈낙도 회장..짱돌 회장..돌회장..산초회장..아미고회장~~ ~~~
농담 같지만.. 나는 모두가 회장인..모두가 주인인… 이런 모양새가 좋습니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편안한 수필 같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수고하셨고~
마지막까지 안⛰️ 즐⛰️ 하셔요~~^^
등산초보자가 ..산길 걸으며 ..산에 관련한 후기를 적으려니..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로 옛추억.소환해..생각나는 대로.. 옮긴 글을 좋게 보아 주시니 감사합니다.
등산하기 좋은 봄이 왔습니다..우리 모두 해빙기 안전산행.. 각별히 유의하면서
봄을 마음껏 즐기며 행복하게 대간길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밍키님의 백두대간걸음…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