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iz.chosun.com/stock/finance/2023/04/18/IX4YFIXW6VH4BDI3LPIXWPK4RE/?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저축은행, 부실채권 증가·BIS 비율 악화… 건전성 ‘주의보’
79개 중 55개 사 고정이하여신비율 증가/금융당국 권고기준에 못 미치는 곳도 존재
금감원, /저축은행 의무검사 대상 중소형으로 확대
김수정 기자
입력 2023.04.18 06:00
그래픽=손민균
최근 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총여신 중 부실채권이 40%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자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 79개 중 55개사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21년 말 대비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이 보유한 총여신 중 부실채권 비중으로 은행의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의 비율이 낮음을 의미한다.
통상 금융 당국은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8% 이하로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자산규모 상위 10개사에서는
SBI저축은행(2.69%→2.65%)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이 7.16%→7.95%로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고
웰컴저축은행이 4.93%→6.25%로 5% 넘는 수치를 보였다. 이어
▲OSB(2.26%→4.80%)
▲페퍼(2.97%→4.71%)
▲상상인(3.52%→4.47%)
▲애큐온(2.98%→3.81%)
▲모아(2.55%→3.67%)
▲한국투자(2.33%→2.55%)
▲다올(1.90%→2.20%) 순이었다.
그래픽=손민균
중소형 저축은행에서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금융 당국 권고 수치에 미치지 못하는 곳도 있었다.
대원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39.19%에나 달했다.
이는 전년(38.04%) 대비 1.1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대아저축은행은 전년(39.12%) 대비 13.5% 하락했지만, 25.62%로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에스앤티(9.73%→15.71%)
▲참(15.11%→13.63%)
▲조흥(16.06%→12.74%) 저축은행이 10%대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도 악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 중 25개사가 2021년 말 대비 BIS 비율이 감소했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과 함께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감독원은
자산 1조원 이상은 8% 이상,
1조원 미만은 7% 이상을 넘기도록 규정한다. 다만 은행 잠재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11.0% 이상을 넘기도록 권고한다.
자산규모 상위 10개사는 금융 당국의 BIS 비율 권고 수치를 간신히 넘기거나 미치지 못하는 곳도 있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BIS 비율이 2021년 말에는 11.99%였지만, 지난해 말 10.93%로 권고 수치를 넘기지 못했다.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10.91%로 전년(10.88%) 대비 증가했지만, 권고 수치는 넘기지 못했다. 이외
▲페퍼(10.75%→11.14%)
▲상상인(11.11%→11.26%)
▲OK(10.76%→11.40%)
▲OSB(11.22%→11.81%)
▲다올(12.70%→11.87%) 등이 11%대를 기록했다.
중소형 저축은행 중 BIS 비율이 금융 당국의 권고 수치를 미치지 못하고 2배 가까이 악화한 곳도 있었다.
대아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BIS 비율은 9.53%로 전년(19.28%) 대비 8.75%나 급락했다. 이외
▲동양(12.89%→10.84%)
▲진주(11.11%→10.82%)
▲대신(10.02%→10.43%)
▲머스트삼일(10.00%→10.41%) 등 저축은행이 BIS 비율 11%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픽=손민균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의 건전성이 악화한 데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커졌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PF 대출은 부동산 개발사업 등 사업성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만기가 짧고 담보 가치도 상대적으로 낮아 부실화 위험이 크다.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사 부도가 시작되면 중소형저축은행부터 유동성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지수는 249.8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말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100으로 가정했을 때 2018년 123.1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실장은 “지난해 저축은행업계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증가했는데 부동산 PF 대출 중 고정이하로 분류된 여신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라며 “다만 현재의 수준만 놓고 보면 아주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올해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올해 말 건전성 지표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대형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의무검사 대상을 건전성 등 리스크 우려가 있는 중소형저축은행 전반으로 넓히기로 했다. 현재 금감원은 자산 2조원 이상의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2년마다 의무검사를 진행해 왔으나, 앞으로 자산규모에 상관없이 건전성 여부에 따라 검사가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