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2차 경북 봉화 청량산(2024.6.6.)
오늘은 현충일이지만 우리 산행은 공휴일도 없습니다. 그래도 총무님의 노력으로 만석이었습니다. 날씨 조차 산 이름처럼 청량한 하루였습니다.
청량산은 근처에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이 있는 곳이라 퇴계의 얼이 서려 있는 곳입니다. 이곳이 동양 유학의 최고 산실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선조에는 이곳에 퇴계의 향기가 진동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생각만 해도 퇴계의 향기가 아직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청량산을 찾으면서 저와 같은 생각을 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청량산 등산로는 여러 갈래입니다. 오늘도 우리 대원들은 여러 무리로 흩어져서 산행했습니다. 산대장님과 몇 분들이 자소봉 쪽의 경치가 가장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 저도 자소봉 코스를 택했습니다. 그런데 더 욕심을 내서 경일봉을 거쳐서 가느라 상당히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자소봉에 올라보니 정말 경치가 좋고 기암괴석과 큰 소나무들과 그 사이사이로 보이는 봉화의 경치들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여름의 초입이지만 더운 줄도 모르고 시원하게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다리는 전에도 와 보았지만 그 모습 그대로 여전히 멋이 있었습니다. 하늘 다리를 건너 조금만 가면 장인봉이 나옵니다. 장인봉에서는 두 갈래 길이 있는데 하나는 청량폭포 쪽으로 내려오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금강대 쪽으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두 길 모두 대단히 가파른 길이지만 청량폭포 방향의 길은 장인봉에서 1.5km이지만 금강대 쪽은 더 멀고 더 힘든 길입니다. 그런데 우리 일행은 하늘다리를 건너니 힘도 들고 시간도 빡빡하고 해서 장인봉을 생략하고 바로 창량폭포 방향으로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오늘 저의 지울 수 없는 패착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저의 집사람도 산행에 동행했습니다. 공휴일이라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제가 같이 갔어야 했지만, 저는 자소봉을 가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다른 분들(특히 박은옥 권사님!)이 잘 보살펴 줄 것으로 믿고 저는 다른 길로 갔지 뭡니까? 그런데 자기의 능력도 생각하지 않고 나도 힘들어서 통과해버린 장인봉을 올라갔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가장 길고 가파른 금강대 쪽으로 내려왔다지 뭡니까?
버스에 도착해 보니 아내가 보이지 않아서 놀라서 전화했더니 회장님 내외분과 같이 내려오고 있다네요. 헐레벌떡 산길을 올라가 만나서 겨우 내려오기는 했는데, 버스가 산 밑에까지 와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감사한 것 둘째고 너무 미안해서 정말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회장님 말마따나 총 중에 눈총이 가장 따갑다는데 버스에 올라오면서 기대했던 그 눈총은 어디 가고 눈총 대신에 박수를 받았습니다. 걱정해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우리 목요천봉의 이런 인간미와 유대가 우리 산악회를 전국에서 최고의 산악회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회장님 내외분, 그리고 회원 여러분, 너무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오늘도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 남기고
멋진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총무님께서 삼겹살 파티를 한다며 점심 반찬도 싸지 말고 화장만 예쁘게 하고 오라네요. 다음 주도 멋진 산행을 기대해 봅시다.
첫댓글 우선 약속한 책임을 다하지 못함에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청량사까지 가볍게 생각했던 제불찰에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힘들게 오셨기에 멋진 산 풍경 매력을 한야름 보여주고 싶었던 사랑이 서로 과했나 봅니다.
부디 악몽이 아니라 즐거운 추억으로 거뜬히 소화되셨기를 기도합니댜.
덕분에 영양제 아이스크림 다음주 떡까지 감사를 드리며 가뿐한 회복을 다시 빕니다.
총장님의 산행기 도 잘보았습니다.
고맙습니댜
어쨌거나 멋진 추억으로만 남게해주소서 ...
오랜만의 산행이시라 많이많이 피곤하실텐데 총장님께서 잘 치료해드리실 줄 믿습니다.
자랑하고 싶음도 욕심으로 변 할 수있다는 것을 배운 날입니다. 처음으로 오신 대원들께 죄송합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즐겁게 지내시고 담주 반갑게 뵙겠습니다.
늘 같은 날들의 연속은 없는가 봅니다. 당황했을 당사자분들의 조급한 마음에 비하면 시원한 차에서 기다리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었으니 마음에 두지 마세요. 모처럼의 빡센 산행에 힘드셨을텐데 푹 쉬시길..,총장님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도산서원의 이황만 생각했는데 청량산도 관계가 있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염려 득분에 아내는 큰 문제없이 출근했어요.
모든분께 감사합니다. 좋은 경험이었어요^^
다행이네요~
어제는 많이 걱정했어요. 또 추억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고..
사모님 시간되실때 또 방문해주세요.
어제 산행에서 팔각산때 떡하라고 떡값도 주시고 아이스크림까지 통크게 쏘신 총장님 내외분께 고맙다는 말씀올립니다. 사모님께도 전해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