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로 달려가는 웨어러블 기기 〈조선일보 2014년 6월 10일자 B11면〉
안경·시계·밴드 등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스마트 기기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기능으로 헬스케어(건강관리)가 떠올랐다. 심박 수 측정, 운동량 관리 등 신체 현상을 24시간 관찰하고 통계화할 수 있게 되면서 의사들이 장기간 수집한 데이터를 근거로 환자를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 기사
얼마 전 미국과 영국에서 '스마트 안경'인 구글 글라스가 출시된 데 이어 최근에는 손목에 착용하는 정보 단말기기인 '스마트 시계(smart watch)'가 출시되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 것입니다. 오늘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고,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겠습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무엇인가요?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말 그대로 신체나 옷에 '착용하는 전자기기'를 뜻합니다. 용도와 기능에 따라 그 형태가 무척 다양해서 시계, 안경, 밴드, 신발 등은 이미 등장했고 이어폰, 목걸이, 장갑, 모자, 가발, 의류, 콘택트렌즈 등과 같은 형태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쓰임새도 무궁무진합니다. 통신, 일상생활 관리, 업무 보조, 건강관리, 의료, 게임·오락, 스포츠, 안전사고 방지, 미아 방지, 산업용, 군사용 등 많은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브라질월드컵을 떠올리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애매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심판이 손목에 차고 있던 스마트 기기로 골 여부를 판정했죠. 이는 여러 대의 고성능 카메라가 촬영한 골라인의 주변 정보를 심판의 스마트 기기와 실시간으로 주고받은 결과입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이처럼 항상 사람과 밀착되어 실시간으로 내 건강 상태부터 주변 환경까지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발전 전망은 어떤가요?
1960년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초기 단계는 손목시계에 계산기나 카메라 기능을 단순 결합하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 이후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군사용이나 생체 정보 모니터링 같은 특수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착용하는 컴퓨터가 등장했지만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정보 통신과 소프트웨어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따라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뒤를 이은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로 본격적으로 발전할 전망입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아직 초기 성장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201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43%, 시장 규모는 303억달러(약 3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에 나오는 제품 수도 현재보다 8배나 많은 1억7000만개 이상이 될 것입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센서와 같은 부품과 소프트웨어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뿐 아니라 스포츠, 건강관리, 교육, 의류 등 다른 분야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아직 비싼 가격, 실용성, 개인 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반대로 말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들에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꿀까요?
언젠가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아이언맨'에서 등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스마트 안경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받고, 최첨단 슈트의 가상 스크린을 통해 몸 상태 확인, 장애물이나 위험물, 기상 등 주변 상황 감지와 대처 방안을 눈과 귀, 음성과 동작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고받지요.
사람이 실제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에 가상 물체를 3차원으로 보여주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활용한 기기는 조만간 가능해질 것입니다. 머리에 찬 스마트 헤어밴드를 통해 생각만으로 휠체어를 움직이고, 친구가 선물해준 디지털 장미꽃을 오감 센서를 통해 손으로 느끼고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기술도 눈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반창고처럼 몸에 붙이는 패치, 문신 그리고 인체에 삽입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입니다. 이것이 실현되면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적용 분야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