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 우현로 35번길 10. 처마 밑 고드름과 건물지붕 위에 쌓여있는 하얀 눈이 마치 동화 속 겨울왕국을 떠올리게 한다. 유서 깊은 신포시장 골목 틈바구니에 아담하게 세워진 얼음왕국. 신포 청년몰 ‘눈꽃마을’의 풍경이다.
지난 23일, 사계절 눈이 쌓여있는 마을에 청년상인들이 젊은 트렌드에 맞게 신선하고 개성 넘치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아이템으로 오감을 사로잡는 상점 문을 활짝 열었다.
“어서 옵쇼~파란 꿈을 팝니다!”
‘청년몰’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에 빈 점포 등으로 방치된 일정구역을 청년들이 점포를 구성하여 방문객을 위한 휴게공간과 커뮤니티 공간 등을 갖추고 상점을 운영하는 곳으로,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으면서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국가사업이다.
“신포시장 골목 중에서도 하나은행 뒷골목은 어둡고 낙후되고 인적이 드문 골목이었습니다. 이제 청년몰이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고 골목이 활성화 되어 청년실업에 일조하면서 골목상권이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시민들께서도 청년몰에 관심을 갖고 방문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박종화 팀장(중구청 상권특화팀)은 상점을 둘러본다.
중구는 신포동 일대 유휴건물과 주차장 부지 등을 활용해 상권이 침체되어 있는 신포시장 일부지역에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청년몰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바로 신포청년몰 ‘눈꽃마을’의 탄생배경이다.
모두 21개 팀의 청년상인이 저마다 파란 꿈과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담고 소박하지만 개성이 톡톡 넘치는 상점을 열었다.
청년상인 조다영 씨(32, 무늬사항 대표)는 “중구청의 지원을 받아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청년몰을 계기로 앞으로 지역의 청년들에게 좋은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신포시장과 함께하는 사업이라서 청년몰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해 세대와 세대를 넘나드는 관광명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바람을 말했다.
눈꽃마을은 세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었다. ‘푸드 트레일러 존’에서는 스테이크, 장아찌김밥, 수제마카롱, 또띠아, 퀘사디아, 타코야키, 돈꼬치, 라멘 등 8개의 푸드 트럭에서 다채로운 맛의 요리를 직접 만들어서 판매한다.
요식업이 있는 ‘먹거리 존’에는 야키소바, 오코노미야키, 수제맥주, 꼬치요리, 파스타, 피자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의류매장과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천연비누, 향수, 에코백, 앞치마, 쿠션커버 및 흑백사진관 등 ‘문화 존’에서는 체험공방을 통해 소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갖추었다. 특히, 먹거리 상점들은 대부분 오픈 키친으로 요리과정을 눈으로 맛보며 소통할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직접 제작한 일러스트를 원단무늬에 넣어 톡톡 튀는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무늬사항’에서는 일러스트 엽서 구매 시에 엽서에 내용과 주소를 적어 매장의 우편함에 넣으면 무료로 배달해주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눈꽃마을에서 ‘소확행’~!”
방문객 주서연 씨(57, 남구 도화동)는 “아이들과 함께 구경 왔어요. 정말 좋네요. 재래시장은 어른들만 이용하는데 청년몰이 생기니까 젊은 청년들도 전통시장을 자연스럽게 이용할 것 같아서 좋습니다. 전통과 역사가 있는 신포시장을 젊은 세대와 어른세대가 함께 이어갈 수 있어서 든든하네요.”라며 밝게 웃는다. 딸 한새론 씨(29)는 “엄마 모시고 청년몰을 구경하러 나왔습니다. 먹거리도 많고 상품도 다양해서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 전국적으로 청년상점이 많이 생기는 만큼 점점 사라지고 있어서 안타까워요. 지속적으로 이어져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회사직원들에게도 많이 홍보해야겠어요.”라고 말했다.
▲ 청년몰 대표
요즘 핫한 디저트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마카롱만큼 대세인 수제 다쿠와즈는 신포시장에서 유일하게 맛볼 수 있는 간식이다. “크기도 크고 저렴합니다. 맛보시면 반할 거예요.”상점 ‘마카롱 데이즈’대표 박소슬 씨(26)는 손님을 바라보며 자신 있게 말한다.
파란 열정과 트렌드로 가득한 ‘눈꽃마을’은 인공눈과 얼음을 이용해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이 생길 예정이라고 한다.
차이나타운과 동화마을에 이어 근대개항장거리를 따라 신포국제시장과 눈꽃마을로 이어지는 중구에서 맛과 멋과 재미를 누리며 ‘소확행’을 느껴보자.
(‘소확행’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실현가능한 행복이라는 뜻의 신조어)
신포 청년몰 ‘눈꽃마을’은 오전11시에 오픈 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