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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친의 팩트 정리 내용 공유합니다.
지난 주말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둘러싼 장벽을 뚫고 나와 이스라엘 민간인을 공격했을 때 오죽하면 그랬겠냐는 여론이 상당했음.
그런데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음. 하마스 전사들이 민간인을 학살하는 것도 모자라 어린아이들을 참수했다는 보도였음.
주요 서방 언론 매체가 그대로 보도하면서 팔레스타인에 동정적이던 여론이 반전되었음. 한국 언론 매체도 예외는 아니었음.
내 페북 타임라인에도 어린아이 참수를 기정사실화하고 하마스를 규탄하는 분노의 포스팅이 꽤 눈에 뜨였음.
대부분 보도 내용을 검증하거나 진위를 의심하지 않았음. tv뉴스와 신문에 나왔기 때문이었음.
어린아이 참수에 대한 최초 보도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소재 i24News 소속 니콜 제덱 Nicole Zedeck기자가 10월 10일에 했음. (첨부 사진)
정확한 워딩은 자막에 나온 대로 "어린아이들을 참수하고, 침대에서 일가족을 쐈다고 합니다"였음.
본인이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고 현장의 이스라엘 군인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는 것이었음.
니콜 기자는 또 다른 라이브 방송에서 "적어도 40구의 어린아이 시신이 들것에 실려 나갔다"고 말함. (댓글에 사진)
두 보도 내용이 합쳐져 '참수 당한 어린아이가 40명'이라는 주장이 빛의 속도로 온라인에서 퍼짐.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는 "여성, 어린아이, 노인들이 ISIS의 방식으로 잔인하게 학살당했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함.
그런데 포인트는 어린아이 참수 여부였음.
터키 통신사 아나돌루(Anadolu)가 이스라엘 국방부에 공식 문의했는데 관련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옴.
10월 11일에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대변인 탈 하인리히 Tal Heinrich가 "어린아이들이 머리가 잘린 채 발견되었다"고 발언. (댓글에 사진)
이때부터 어린아이 참수는 팩트가 되어버림.
같은 날 있었던 미국의 유대인 커뮤니티 지도자와의 원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리스트가 어린이를 참수하는 사진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언급.
하마스 대원이 어린아이 목을 치는 장면이 찍힌 사진을 직접 보고 말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발언이었음.
미국 언론 매체들은 실제로 해당 사진이 있는지, 있다면 대통령이 정말로 봤는지 백악관에 바로 확인 요청함.
백악관 측의 모 인사는 대통령이 직접 봤다는 것이 아니라 "관련 보도를 언급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섬.
백악관 대변인은 "해당 발언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의 말과 언론 보도를 언급한 것일 뿐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나 미국 정부 당국자가 그런 사진을 직접 보거나 하마스의 영유아 살해를 확인한 보고를 받지는 않았다"고 해명.
10월 12일에는 텔아비브에 급파된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이 있었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에 의해 참수된 희생자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발언했음. 그 희생자가 어린아이인지는 밝히지 않았음.
이스라엘 국방부 대변인 조나단 콘리쿠스는 "테러리스트들이 어린아이들을 참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함.
하지만 그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보고 내용은 확인해주지 않았음.
CNN은 이번에 하마스가 민간인, 특히 어린아이들을 참수한 것을 입증하는 증거 자료가 있는지 SNS에 올라온 관련 포스팅과 영상을 샅샅이 뒤졌다고 함.
하지만 단 한 건의 증거 자료도 찾을 수 없었음. *3
충분히 짐작하시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마스가 서방 언론의 보도만큼 잔인하지 않다는 것이 아님.
폭력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사태의 본질을 보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것임.
어린아이 참수 관련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인터셉트의 앨리스 스퍼리 Alice Speri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미디어 비평가 사나 사이드 Sana Saeed는 다음과 같이 말함. *4
"이 놀랍고 비극적인 폭력 사태가 발생한 지 4일이 지났는데, 허위 정보를 포함한 잘못된 정보의 수준은 거의 전례가 없습니다."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한 그의 지적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음.
"이스라엘과 심지어 미국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몰살시키려고 하는 선동과 행위를 정당화하는데 이용되는 미확인 정보를 특히 언론인들이 퍼뜨리고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팔-이 분쟁을 두고 언론인 뿐만 아니라 언론 수용자인 독자의 신중함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요구된다고 하겠음.
사족)
오늘 뉴스공장 알파고씨의 언급처럼 로켓과 폭탄에 의한 희생자는 신체가 조각날수밖에 없으니 참수(목을벰) 라는 단어로 보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음.
https://theqoo.net/hot/2966033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