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용산 중앙박물관으로/정동윤
월요일은 남산의 힐링 숲도
일주일에 한 번
문을 닫고 휴식에 잠긴다
오늘은 용산가족공원에서
맨발 걷기를 해볼까 하고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장부터 찾았다
아내는 귀국 후 밀린 약속으로
동행할 수 없어 혼자서 홀가뿐하게
동부 이촌동 박물관까지 걸어갔다
인터넷 예약 없이 입장권의
현장 구매를 위해 줄을 섰는데
어떤 중년의 남자가 다가와서
혼자 오셨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자신의 일행 중에 오지 못하는
한 사람이 있어 표가 남는데
내게 주겠다고 한다
내 앞에는 미모의 여성이
내 뒤에도 청춘 남녀가 있었는데
내게 표를 주고는 총총 가버렸다
얼떨결에 18,000 원 상당의
입장권을 얻어 들고
앞사람조차 놀란 표정을 보며
붐비는 전시장 입구로 나아갔다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 52 점은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
미술의 주제가 신화, 종교에서
사람과 그 주변으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조명한 전시다.
집에서부터 걸어왔고 두 시간 서서
관람하니 다리가 무거웠다
오늘은 오디오 해설까지 곁들으며
찬찬히 둘러보았으니 무척 앉고 싶었다
관람을 마치자마자 관내 식당을 찾아
진한 설렁탕 한 그릇을 뚝딱하고
상설 박물관 311호로 찾아갔다
그곳에서는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라는 전시가 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와 문화를 중심으로
두 문화의 관계를 살펴보는
상시 전시를 하고 있기에
오늘 전시와 신화의 공통점이 보여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 박물관 소장품
126 점을 챙겨보았다
그러고는 느긋하게 박물관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옆 가족공원으로 가서
맨발 걷기 좋은 길이 조성된
잔디밭 둘레 마사토 길을
발바닥이 후끈하도록 걸었다.
맨발 걷기 후
통잠의 개운함을 떨칠 수 없어
단 하루도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날은 초저녁부터 찾아오는
졸음을 잘 넘겨야 한다.
첫댓글 참 귀힌 관람을 하셨습니다.
저도 시간 한 번 내야겠습니다. ㅎ
그림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어시는 전 시인님,
벌써 다녀오시지 않으셨어요.
10월 9일까지 같았어요
확인 후 다녀오셔요.
와아~ 너무 귀한 사진들 올려주셨습니다.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