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2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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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의 바리’ 리허설 장면. 사진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미술여행=김형석 기자] ‘프로젝트 내친김에’가 사진 한 장 없는 독립운동가 ‘여자폭탄범 안경신’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언덕의 바리>(연출 김정, 작가 고연옥)를 내년 1월 6일~14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언덕의 바리>는 “이승과 저승이 단절된 세계, 즉 현실과 다름없는 세계 속의 무력한 주인공 이야기는 신화가 될 수 있을까, 그 무력함 안에 경외심이 들 정도로 커다란 힘이 만져지는 모순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세상의 수많은 신화가 인간 삶의 모순과 양면성을 묘사하듯, ‘바리’와 ‘경신’의 삶도 그렇게 흘러간다.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하다는 생명은 초 끝에 매달린 불꽃처럼 위태롭게 살아남다가 한순간에 꺼진다. 돌이킬 수도 없이, 미련 없이. 자연의 섭리 그대로이다. 이로써 이 이야기는 신화가 될 수 있다.
일제강점기 대한애국부인회 평양본부 교통부원, 강서지회 재무를 담당한 독립운동가로 기록되고 있는 안경신(1888~?)은 평안남도 대동 출신이다. 기독교신자로 평양여자고등보통학교 2년 수료 후 고향에 있다가 3·1운동이 일어나자 만세시위에 참여하면서 그의 독립운동은 시작된다.
‘언덕의 바리’ 리허설 장면. 사진출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록에 따르면 그는 독립운동 군자금 모금과 전달책으로 상해임시정부를 도왔고, 광복군총영의 결사대원으로 1920년 8월 3일 평안남도 경찰국 청사 폭탄 투척 사건을 일으켰고, 이듬해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이후의 행적은 역사에 묻힌 상태이다.
그래서 연극 <언덕의 바리>는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역사 속에서 사라져 간 여성독립운동가 ‘안경신’의 이야기를 <바리데기> 설화의 바리공주에 비유, 신화로 접근하고 있다. 설화 속 바리공주는 자신을 버린 부모를 위해 저승에서 약물을 구하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신약을 구해 와 죽은 아버지를 살리는 주인공이다.
김정 연출은 한 인터뷰에서 “누군가는 운동 자체가 삶의 전부가 되어 여전히 시대와 불화하여 살아가기도 한다. 그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성공하지 못한 삶으로 보일지라도 역사는 소수의 영웅이 아닌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분투와 실패를 통해 현재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라 믿는다.”라고 연극 <연덕의 바리>를 설명하고 있다.
<언덕의 바리>는 보통의 인물이 만들어가는 특별한 삶의 이야기다. 그 이야기의 끝에 경신이 서 있을 공간이 어디일지 궁금하다.
<언덕의 바리>에는 김문희, 김정아, 최태용, 강세웅, 이래경, 이은미, 송주희, 류혜린, 이재호, 임주현 배우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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