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5월 12(토) 주택관리사협회 금오산 등산 후기이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간혹 어떤 행사 전 마침 그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들을 때 가야할지 말지 망설여질
때가있습니다. 하필 주말에 비가 온다는데 과연 토요일 아침에 창문을 열어 보니 가느다
란 물줄기가 땅바닥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부리나케 집을 나서 전철로 집결지에
도착하여 금오산행 관광버스에 올랐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버스 좌석은 듬성듬성 비어 있었어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분들과 이런
저런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산 주차장입니다. 우산도 쓰고 비옷도
다시 가다듬고 나서 우리 일행(강산모)이 폭포 쪽으로 오르다 보니 벌써 금오산을 갔다
내려오는 낯익은 얼굴들과 마주칩니다. 비오는 날의 산행은 불편함이 있지만 반대로 미
세먼지가 씻겨 나간 하늘은 푸르고, 오르는 길 옆 도랑은 물이 차란차란 알맞게 흐르는
것을 보면 마음도 넉넉해지기도 합니다.
길지 않은 시간에 해발 400여m 지점에 위치한 대혜(大惠)폭포에 당도해서 정상 목표 팀
은 더 오르고 폭포 관광 팀은 남다보니 인원은 어느 정도 절반씩인 것 같습니다. 은혜가
더 없이 커서 붙여진 이름이련가? 대혜폭포가 바라보이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
심을 하면서 패인 골짜기로 세차고 매끄럽게 내려오는 28m 폭포수를 바라보니 금오산
에 온 보람을 느낄 정도의 새로운 풍경입니다. 더구나 시장이 반찬이라지만 정성스럽게
싸온 반찬에 또 위스키도 등장해서 이만한 진수성찬이 따로 없을 듯합니다.
하산 길에 대혜폭포의 물이 하류를 흘러서 모이는 금오산저수지를 둘러보면서 행사장에
합류했습니다. 수많은 행사장 천막 안은 산행을 마친 소장님들이 비를 피해 처마로 들
은 나그네를 보듬듯이 환한 얼굴에 서로를 맞이합니다. 소강상태였던 비가 조금 후 다시
주룩주룩 내리며 앉아있는 의자 등 걸이를 적시니 할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천막 속
을 서성거리며 차려진 음식을 비운 빗속의 하루였습니다.
요즘 신문을 장식하는 일부 난폭한 입주민이 관리소장을 일방적으로 폭행한 사건이라든
지 폐비닐 배출 거부로 인한 경비원 구타사건 등을 접할 때 어떤 방법으로 대처해야 할
지 새삼 생각하게 합니다. 저도 한때 입주민의 돌발적인 행동으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서 곤란한 지경에 빠진 적도 있기 때문에 폭행 사건이 남
의 일 같지 않습니다. 비단 신문에 난 사건뿐만 아니라 안 보이는 곳에서 일어나는 사소
한 일들도 적지 않을 것이고, 그러한 일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불상사가 점점
줄어 들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투명해지고 있는 이때 입주민들의 현 종사
자들에 대한 시각 변화가 관건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오늘 모임에 참석한 활
기찬 소장님들을 볼 때 언제 내가 이렇게 세월을 보냈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듭니다. 그래
도 올해 98세인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의 인생 후배에게 들려주는 “인생을 살아보니
60세부터 75세가 가장 황금기였다.” 라는 가르침을 떠올려 봅니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까지는 정신적으로 인간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하고, 건강 또한 일이 유지해 준
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