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으로 와서 두번째로 맞이하는 봄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집 앞 큰길가에 노란꽃이 흐드러 지게 피었습니다.
작년 이꽃들을 보면서 저는 오래전에 읽어던 "노란 손수건"이 생각 났었습니다.
오랜 교도소 생활을 끝내고 출소하는 남편을 용서한다는 의미로
나무 한가득 묶어 두었던 노란 손수건,
나무 한구루가 온통 노란 손수건으로 펄럭이고 있다는 상상을 하며
가슴 설래며 읽었던 소설같은 실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사춘기 시절에 읽어서 그런지
그때의 감정이 살아나 한가득 노랗게 피어난 꽃들을 보면서 왠지 감동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집앞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노란꽃을 보며 "노란 손수건"보다
작년 이맘때 미쳐 피지도 못하고 스러져간
삼백여명의 순수한 영혼이 생각나서 슬펐습니다.
작년에는 "감동"으로 와 닿았던 꽃들이 올해는 "슬픔"으로 와 닿았습니다.
이제 해마다 노란꽃을 보면 저는 슬퍼 질것 같습니다.
저에게 슬픔을 잊으라 하지 마십시요,
기억해야 하는 슬픔은 기억해야합니다.
* 노란 손수건은 오랜전 "샘터사"에서 출판된 책으로
여러편의 실화를 엮은책입니다.
(노란 손수건은 책 제목이며 동시에 책에 나오는 여러가지 이야기들 중 하나입니다)
첫댓글 신부님! 2014년 4월 16일 탑승인원 476명 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었었지요.
그 사고로 우리 모두는 잊지않겠다고 약속했었구요.
벌써 1주기가 돌아왔네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의미에서
노란 리본을 일요일부터 앞가슴에 달고 다니고 있어요.
곳곳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추모하고 있구요.
신부님도 먼곳에서나마 기도해 주실 거죠?
하늘 나라로 간 영혼들의 평안한 안식을 위해서 함께 기도합시다.
길바닥에 떨어져있는 흩날리는 노란 꽃잎들이 마치도 세월호 사고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연상케 하는군요.
저도 사고 16일 팽목항에서 예정된 1주기 추모미사에 참석할 생각입니다.
기억해야할 슬픔은 잊지말고 기억해야한다는 신부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우리 모두 그 슬픈 기억을 잊어도 되는날이 빨리 오기를 기도합시다.
"세월호"는 더 이상의 슬픔이없기 위해서라도 꼭 "기억해야 하는 슬픔"입니다
벌써 1년이 되었네요.
부끄럽고 미안하고 ~~
신부님의 사진 속 예쁜 꽃들이 우리의 양심을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누가 세월호의 책임자인가!"
내 속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입니다.
신부님! 깨닫게 하는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늘 주님의 인도하심을 빕니다.
그러게요, 그렇게 많은 희생이 있었는데도
아직 제대로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없고
또 확실한 진상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구요.
하여튼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