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에 <자기 앞에 생> 이라는 감동적인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작가는 에밀 아자르. 나는 그 작품이 참으로 감동적이어서 지금까지도 오래 기억한다. 그런데 이 단편집을 읽고 에밀 아자르가 <로맹 가리> 라는 걸 알고 엄청 놀랐다. 맨 처음 나온 작품은 <폭풍우> 였다. 태평양 한 가운데 아주 작은 섬이 있었다.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원주민과외지인은 중국인 부부, 의사인 백인 부부가 산다. 어느날 의사는 마약을 하는 중국인에게 왕진을 간다. 느릿느릿 잡초를 제거하는 원주민 하인과 의사부인이 더위를 피하고 있는 집에 병색이 완연한 백인 젊은이가 배를 대놓고 의사 집을 찾아온다. 젊은이는 처음로 섬에서 백인 여자를 보았다. 갑자기 성욕을 느꼈다. 한참 젖가슴을 보다가 성욕을 참아버린다. 여자도 놀라서 벤치에서 일어나 침묵 속에 있는데 남편이 돌아온다. 의사와 젊은이는 면담을 하고고 도중에 아내를 중국인 집에 다녀오라고 집을 벗어나게 한다. 돌아오는 길에 배를 풀고 있는 젊은이를 만난다. 그런데 여자가 성욕에 불타올라 떠나지 말라고 애원한다. 둘은 물 속에서 진한 성교를 하고 남자는 떠난다. 태풍이 오려는지 주변은 어두워지고 파도가 세지고 있었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죽음의 복판으로 내몬 것을 따진다. 남편은 그 남자는 피지에서 원주민으로부터 나병을 옮아서 진찰을 받으러 왔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인 집으로 피신시킨 거라고 한다. 작품은 그렇게 끝난다 이 작품을 읽고 순간 깜짝 놀랐다. 정말 구성면에서 완벽했다. 그런 상황은 다른 작품에서도 그대로 증명되었다. <마지막 숨결> 은 오십 줄의 주인공이 차츰 자살을 준비하는데 그동안 살면서 겪은 일을 회상하면서 첫사랑의 여자와 알게 된 일과 그 여자가 걸어온 일을 가슴아프게 받아틀이는 소설이다. <사랑스러운 여인>에서는 프랑스의 식민지 정글에서 기차를 건설하면서 겪은 일이다. 젊은 일꾼의 아내가 건설현장에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건기 때 작업이 끝내야 하는데 그녀의 독특한 성격과 행위로 인해 여러가지 사건이 생긴다. 주위에 호전적인 원주민을 자극하여 그로부터 인질이 되고 작업자들이 박살이 난다. 그외에 <나미 중사> 나 <그리스인>도아주 독특하고 결말이 제대로 맺어지 않아서 아쉽지만 그럭저럭 읽어볼만하였다. 많이 들어봤지만 구체적인 작품을 읽어보니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다음에 읽어볼 작품이 있다면 검색해서 구해 봐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