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차두리
2015년 3월 31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뉴질랜드 간의 축구 국가 대표팀 친선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가 차두리에게는 15년 간의 국가대표 축구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경기였다.
차두리 선수는 금년 11월 말까지 소속팀인 서울 FC(K-리그)에서 뛰고 독일로 건너가 축구 지도자 수업을 받는다고 한다.
차두리는 걸출한 축구스타였던 아버지 차범근의 그늘에서 기쁨과 고뇌를 함께 맛보았던 모양이다. 요새 신문에 실렸던 관련 글들이 가슴을 울려 모아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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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실패할 때가 있다. 축구에선 누군가 이기면 누군가는 져야한다. 하지만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음을 준비하는 선수와 실패에 끌려 다니며 괴로워하는 선수의 차이는 크다. 같은 실패지만 누군가에는 오히려 더 큰 힘이, 누군가에는 큰 벽이 된다.” <차두리>
“날지 못한다면 뛰어라. 뛰지 못한다면 걸어라. 걷지 못한다면 기어라. 당신이 무엇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나아가야한다는 것이다.” <차두리의 휴대전화 SNS 문패>
- 고(故)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문에서
“내 축구인생을 경기에 비유하면 후반 40분으로 3-5로 지고 있다. 내 축구인생이 승리로 끝난다는 건 아버지를 이기는 거다.” <차두리/1012년>
“한일 월드컵 4강과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나도 힘을 보탰으니 3골은 넣은 것 같다. 혼신의 힘을 다해 4-5를 만들면 져도 팬들이 박수를 쳐줄 것이다.” <차두리>
“두리가 축구인생에서 4-5를 만든 것 같다. 정말 고맙다.” <차두리 엄마 오은미>
“내 축구인생은 3-5로 지고 있다. 종료직전 골대만 두 번 맞혔다.” <은퇴경기를 마치고 차두리>
“Meine beste Zeit kommt noch"(내 최고의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독일어)
<차두리의 휴대전화 SNS 문패>
아시안 컵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60m의 폭풍질주 끝에 손흥민에게 멋진 크로스를 올려 쐐기 골을 이끌어내고 얻은 별명 ‘차미네이터(차두리+터미네이터)’는 차두리에게는 너무나 어울리는 별명이고 우리 축구팬들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한 장면이다.
차두리의 축구인생은 아버지 차범근에 비하여 3-5로 끝났을지 모르지만 지도자 차두리는 5-5 동점은 물론, 아버지를 넘어 6-5 역전승을 거둘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