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종을 만났던 리브가가 달려가서 어머니의 집에 이르러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알립니다. 누이의 금 코걸이와 손목의 금고리를 본 라반은 즉시 우물가로 달려가서 아브라함의 종을 환대합니다. 그리고 낙타들의 짐을 부리고 사료를 넉넉하게 제공합니다. 또한 함께 한 사람들에게 발 씻을 물을 주고 그 사람들 앞에 음식을 차립니다. 적지 않은 인원들이 먹으려면 꽤 많은 음식을 준비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음식을 눈앞에 둔 아브라함의 종은 식사보다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먼저 간증을 시작합니다. 자신이 어디에서 왔으며 무슨 목적으로 이곳에 왔는지를 밝히고 아브라함의 아들이삭이 아브라함이 소유한 은, 금, 가축들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사람이며, 자신이 이곳에 와서 리브가를 만난 것은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강조하고, 이삭이 절대로 리브가가 있는 곳으로 오지 못함으로 반드시 신부가 가나안 땅으로 가야 함을 밝힙니다. 그리고 가부를 결단하여 주기를 간청합니다.
먼 길을 와서 허기질 법도 한데, 늙은 종은 먹을 것을 뒤로 하고 자신의 사명을 먼저 행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우선순위를 잘 알고 있었으며 받은 사명에 충실한 사람이었습니다. 당당하지만 겸손하게 라반에게 결정을 재촉하는 종의 모습은 결코 위축됨이 없어 보입니다.
반면에 라반의 모습은 순수해 보이지 않습니다.
훗날 야곱과의 일을 고려해 보면 라반이 아브라함의 종을 극진한 환대한 것은 리브가처럼 순수한 환대는 아니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아마도 라반은 누이의 결혼을 통해서 물질의 풍요를 노리는 기회로 삼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물질을 의지하는 라반과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는 아브라함의 늙은 종이 교묘하게 대조되는 이미지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조건을 보고 사람을 대하는 라반의 모습이 혹시 내 모습은 아닌가?
순수한 마음으로 사람을 환대하는 리브가와 같은 마음으로 섬길 수는 없는 것인가?
그리고 하나님의 청지기로 이 땅에 세움 받은 우리들은 아브라함의 종처럼 사명에 충실하고 있는지 자문해 봅니다.
오늘, 주신 사명에 집중하며 당당히 주님의 청지기로 살아가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