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꿈<제166회>8장 절대숙적(24)
거란 황도 상경임황부.
어느 저자거리. 거리는 온통 짙은 어둠에 싸여 있다.
이 어두운 저자거리를 걷고 있는 자들이 여러 명 보인다.
이들은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주위를 여러 번 살펴보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어둠 속을 걷고 있는 이들은 다름아닌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이다.
위상,오서불,양선지,이선,방종수,주익,뇌패,양보국,이복,주법운 그리고 천애선,소미령,은소소,당약란,양수향,임선옥,장홍련,왕숙영,장염미,서설랑 대진국 부흥군 여장수 열명을 포함한 그들이다.
이들은 어둠 속에 잠긴 저자거리를 살펴보다 이윽고 어느 객점으로 향한다.
이들이 향하고 있는 객점은 다름아닌 대흥루이다. 뜻밖에도 이들은 대담하게도 이 곳 대흥루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대흥루 앞에 지키는 군사들은 의외로 단 한명도 없다.
"정말 이상하군. 어째서 객점 앞에 지키는 군사가 한 명도 없는 걸까?"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은 내심 의아한 표정을 서로 주고받는다.
"아무튼 잘 되었어. 우리 일을 방해하는 자들이 없으니 차라리 잘된 일일지도 몰라."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은 내심 회심의 미소를 주고 받은 뒤 객점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혹시 지나다니는 행인들이 의심할지 모른다고 생각한 이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느긋하게 태연한 표정으로 객점을 향해 가고 있다.
이들이 대흥루 안에 들어서자 마침 대흥루 안은 손님들로 가득하다.
객점 구석에 자리잡고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사람, 바둑이나 장기를 옆에서 구경하며 훈수를 두는 사람, 차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 뒤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로 객점 안은 시끌벅적하다.
그리고 객점 안을 분주하게 다니는 사환들과 여러 기녀들의 모습도 보인다.
대진국 부흥군 여장수들이 묘한 표정을 지으며 기녀들을 살펴 보다 곧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보인다.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은 객점 이 곳저곳을 살펴보다 이윽고 2층으로 올라간다.
그 때 이들을 알아본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얼마 전 거란 여장수들에게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의 행방을 알려준 두 명의 기녀이다.
이들은 뭔가 눈짓을 주고받더니 이윽고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이 올라간 2층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 두 기녀가 2층을 살펴보니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의 모습은 찾을수 없다.
그래서 두 기녀는 내려가기 위해 뒤돌아서는 순간, 누구인가 두 기녀를 붙잡아 버린다.
두 기녀는 누군가에 의해 끌려갈수 밖에 없었다.
"인심 한번 후하군, 너희들이 우리 숙소를 우리들의 적에게 알려 주다니... 그 용기가 참으로 대단하군. 우리가 이 곳에 다시 나타나리라고 생각도 못했을 테지.흠..."
오서불이 단호한 어조로 두 기녀를 향해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2층 객점의 어느 방안.
위상과 오서불,양선지,이선,방종수,주익,뇌패,양보국,이복,주법운 등이 모여 있다.
대진국 부흥군 여장수들은 이 곳에 보이지 않고 있다.
"너희들이 저들을 도와주었다니, 우리로서는 그 보답을 해야겠지. 우리 일에 협조를 잘 한다면 너희 두 사람의 죄는 사해질 것이나, 그렇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
위상 역시 단호한 어조로 두 기녀에게 말하고 있다.
두 기녀,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 앞에서 떨고 있을 뿐이다.
"살려주세요, 살려 주시면 무슨 일이든지 하겠습니다. 대인들은 보아하니 너그럽고 인자하신 분들 같으신데 살려 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두 기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너희들을 해친다거나 목숨을 노릴 생각은 조금도 없다. 다만 우리들이 이야기하는 한 가지 부탁만 너희들이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이선이 조용히 두 기녀에게 말한다.
"무슨 부탁인지 하문하시옵소서.소녀가 도울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드리겟습니다."
기녀 중 한 사람이 조용히 묻는다.
"만에 하나 거짓이라면 너희들 모두 무사하지 못할 것이야!"
방종수가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그는 성격이 급한 터라, 지금 당장이라도 확답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방 장군은 가만히 있으시오. 그렇게 위협만 한다면 이번 일은 결코 성사될수 없을 것이오. 그러니, 조용히 있으시오."
주익이 보다 못했는지 한 마디 강한 어조로 말한다. 방종수가 혼자말로 투덜거리다 침묵을 지킨다.
"낭자들, 우리 부탁은 들어줄 것인지요. 그리 한다면 보답은 하리다."
뇌패가 다시 한번 분위기를 바꾸며 조용히 말한다.
양선지, 품 안에서 종이를 하나 꺼내어 두 기녀들에게 전달한다.
"여기에 그대들이 할 일이 쓰여있소. 여기에 적힌대로 한다면 그대들을 기적(기녀들의 명단이 적힌 서류)에서 빼줄수도 있으니 그대로 실행하기만 하면 되오."
양선지가 침착하게 두 기녀에게 말한다.
두 기녀, 뭔가 생각하다 양선지로부터 종이를 받는다.
"그대들의 역할에 따라 이번 일의 성사가 달려 있으니 절대 이번 임무를 가벼이 여기지 마시오."
이복이 다시 한번더 침착하게 두 기녀에게 말한다.
"그럼 이만 가 보도록 하시오. 차나 다른 음식은 필요없으니 그리 알기 바라오."
주법운이 조용하게 말한다.
두 기녀, 말없이 객실 박으로 나간다.
"이번 일이 과연 잘 될수 있는 것인지 소장은 웬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양보국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용히 말한다.
위상과 오서불,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잘 될 것이오. 두 기녀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으니 이번 일은 아마 잘 될것이오."
"그럴 것입니다. 잘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사냥할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 서로 묘한 미소를 주고받고 있다.
상경 임황부의 어느 저자거리. 거란의 황도 상경임황부의 주작대로 근처 저자거리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저자거리. 이 곳에는 인적이 드물다.
일을 마치고 퇴청하여 집에 돌아가는 거란 관리들의 모습도 보인다. 아마 거란 관리들이 모여 사는 저자거리인듯 하다.
거란의 관리들이 하인들의 시중을 받으며 말을 몰아 각자 집으로 들어간다.
다시 어둠에 싸여 고요한 저자거리...
이 어둠을 틈타 몇몇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검은 옷차림에 얼굴에 검은 복면을 하고 있다.
이들 검은 그림자들은 저자거리 이곳저곳을 꼼꼼이 주의깊게 잘 살펴보더니 이윽고 도둑고양이처럼 발걸음을 조심하여 걷는다.
이윽고 어느 집 앞에 이르자 품 안에서 서찰을 꺼내 그대로 그 집 안으로 서찰을 집어던진다.
이들 검은 그림자들은 다시 까치발 걸음으로 다른 집으로 향하더니 서찰을 꺼내 역시 집 안에 던져버린다.
이들 인물들이 몇몇 집에 서찰을 던진 후 이윽고 또다른 집으로 향한다.
이들 검은 그림자들이 서찰을 집 안으로 던져버린후, 돌아나오려 할때 집 안에서 누군가 고함을 지른다.
"자객이다! 자객들이 밖에 있다!"
그와 동시에 힘깨나 쓰는 장정들인듯 수십명이 집 밖으로 일제히 달려나간다.
검은 그림자들 당혹하여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장정들, 검은 그림자들을 추격한다.
이들 검은 그림자들이 저자거리를 어느 정도 달렸을까, 더 이상 장정들의 추격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있다.
"멈추어라! 너희들은 누구인데 이 야심한 시간에 무엇을 하는 것이더냐."
이들 검은 그림자들을 제지시킨 것은 거란군 부장들과 거란군 수십명이다.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너희들이 비밀을 안 이상 살려둘수 없다."
검은 그림자들의 수장인듯한 사람이 검을 들어 거란군 부장을 그대로 베어버린다.
거란군 부장은 비명을 지르지도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 숨을 거둔다.
거란군 부장들과 거란군 수십 명이 검은 그림자들에게 함성 소리와 함께 검은 그림자들에게 그대로 달려든다.
거란군과 검은 그림자들 사이에 접전이 벌어진다.
그러나 검은 그림자들의 무예가 고강한듯, 거란군은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
곳곳에서 거란군들이 피보라를 뿌리며 쓰러진다.
그 때였다.
함성 소리와 함께 맞은 편에서 일단의 거란군들이 말을 몰아 나타난다. 말발굽 소리도 요란하다.
아마 비명 소리 등을 듣고 누군가가 거란군에 알린 모양이다.
말을 몰아 나타난 장수는 뜻밖에도 아단과 안서,강인귀,유소,고진우 다섯 장수이다.
아단, 그대로 활을 쏘자 활은 검은 그림자들의 수장의 가슴에 명중하고 만다.
검은 그림자들의 수장은 활을 맞자 땅바닥에 그대로 나뒹굴며 쓰러진다.
"모조리 베어라!"
아단과 안서가 거란군들에 고함을 지른다.
다시 접전이 벌어지고 이곳저곳에서 비명 소리와 함성 소리가 교차한다.
그 때 어디선가 갑자기 암기가 무수히 날아온다.
거란군들 또다른 기습에 당혹스러워한다. 그러나 이내 침착하다.
"적이다! 저 놈들과 한 패인 무리들이 이 근처에 있다. 모두 사로잡아라."
거란 장수들이 고함을 치며 거란군들을 독려한다.
그 때 암기 중 하나가 거란 장수 강인귀의 가슴에 명중하자, 강인귀 암기에 맞아 그만 말에서 떨어지고 만다.
"강 장군! 강 장군."
유소와 고진우 두 장수가 당황하여 강인귀에게 다가가 강인귀를 보호한다.
그러나 다시 무수한 암기가 거란군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
거란군들 일제히 쓰러진다.
심지어 강인귀를 보호하던 유소와 고진우 두 장수까지 부상을 당하자, 아단과 안서 두 장수는 곤혹스러워진다.
"물러나라! 잠시 뒤로 물러나라!"
아단과 안서 등은 거란군을 보호하며 뒤로 물러난다.
그러자 더 이상 암기가 날아오지 않는다.
그 때 또다른 함성 소리가 나더니 종모,유의,한사영 등 몇몇 거란장수들이 백 명도 넘는 거란군을 몰아 다가온다.
그리고 다른 방향에서 야율사열적,야율질리,야율소 세 장수가 백 명이 넘는 거란군을 이끌고 달려온다.
"저들을 베어 버려라! 그리고 우두머리들은 반드시 사로잡으라."
야율사열적과 야율질리,야율소,아단,안서,종모,유의,한사영 등이 거란군들에게 크게 외치며 다시 독려를 한다.
거란군들 이에 용기를 얻은듯 검은 그림자들을 베어 버린다.
검은 그림자들, 중과부적이라 판단하고 도주하려 하나 사방이 거란군들인 것을 알자 기운을 잃고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마침내 남아 있던 검은 그림자들은 모두 거란군에 생포될 위기인 것이다.
그러나 검은 그림자들, 거란군에 생포되려 하는 순간 갑자기 검을 들어 그대로 자진하고 만다.
이로서 검은 그림자들은 모두 죽고 말았다. 거란군 장수들, 말없이 이를 지켜본다.
한편 이들을 지켜보는 일단의 무리가 또 있다.
이들 일단의 무리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다.
"황도에 자객들이 나타났단 말인가? 그 말이 정말인가?"
"그러하옵니다. 태후마마. 소장이 방금전 보고를 받고 오는 길입니다."
거란 황궁 태후전 안.
술율태후와 황후 소씨 그리고 강묵기,소아고지,조사온,한휘연,한고지 등이 모여 있다.
술율태후에게 보고를 올린 것은 강묵기이다.
"폐하에게는 이 사실을 보고하였습니까?"
황후 소씨가 긴장된 어조로 묻는다.
"그러하옵니다. 황후마마, 폐하께서도 진노하시고 계십니다. 군사들을 풀어 자객들의 배후를 조사하고 찾고 있는 중이라 하옵니다."
소아고지가 침착하게 황후 소씨에게 말한다.
"이번 자객들의 습격으로 강인귀 장군이 중상을 입었고, 유소 장군과 고진우 장군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조사온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한다.
"이번 일은 폐하에게 불만을 품고 있는 자들의 소행은 아니라 사료됩니다. 왜냐면 무슨 일인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폐하에게 불만을 품은 자들의 소행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이번 사건의 특징입니다."
한휘연이 침착하게 말한다.
"폐하에게 불만을 품은 자의 소행이 아니다? 그럼 도대체 누가 꾸민 일이라도 생각하는 것이오?"
황후 소씨가 놀란듯, 한휘연에게 묻는다.
"황후마마,태후마마. 소장의 생각도 같사옵니다. 굳이 폐하를 노린 것이 아니라 보여집니다. 여기에는 분명 다른 음모와 또다른 자가 이번 사건에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한고지 역시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음..."
술율태후가 한휘연과 한고지 두 사람의 말에 무거운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실로 무거운 분위기인 것이다.
거란 황궁 대전 안.
거란 태종 야율덕광이 어탁(황제의 탁자)을 두드리며 의자에 앉아 뭔가 생각하고 있다.
"이번 일은 분명 나를 노린 것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도대체 누구일까? 누가 이번 일을 꾸민 것이란 말인가... 짐이 절대 용서를 하지 않을 것이야..."
거란 태종 야율덕광, 어탁 위에 놓인 따근한 차를 마시며 뭔가 골똘히 생각 중이다.
대흥루. 2층의 어느 객실 안이다.
위상,오서불,양선지,이선,방종수,주익,뇌패,양보국,이복,주법운 여러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이 모여 있다.
그 때 객실 안으로 천애선,소미령,은소소,당약란,양수향,임선옥,장홍련,왕숙영,장염미,서설랑 대진국 부흥군 여장수 열 명이 들어온다.
"낭자들, 어디 다녀오는 것이오?"
위상이 놀라며 묻는다.
"소저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우리 모두 걱정 반, 놀라움 반이었소. 도대체 어딜 다녀온 것이오?"
오서불 역시 한마디한다.
대진국 부흥군 여장수들 미소만 살포시 짓는다. 아무 말 없다.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대진국 여장수들, 신비스러운 미소만 짓고 있다.
상경임황부 근처 초원. 칠흑같은 어둠이 드넒은 푸른 초원을 뒤덮고 있다. 달은 푸른 빛을 내며 교교히 떠 있다.
초원에 파오가 설치되어 있다. 파오 근처로는 이리 떼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불이 피워진 상황이다.
어디선가 이리 떼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이 다소 음산한 느낌을 주고 있다.
월명도,소율발,아희지,장미,은란,안해령,이향,오보금,주령,채하 그리고 사예,채월,안소사,이진형 거란의 열네 여장수가 모여 있다.
이들은 전략 회의를 하면서 생각에 깊이 잠겨 있다. 어떻게 하면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을 사로잡을 것이며,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이 온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도무지 잘 알수 없었다.
거란 여장수들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저들이 이 곳에 왜 온것일까? 무엇 때문에 우리 대거란제국의 황도에 나타난 것이란 말인가?"
서역 교하성. 이 곳 역시 밤이다.
이 곳의 어느 객점. 객점의 어느 객실 안이다.
정체불명의 여자가 이 곳에서 홀로 차를 마시고 있다.
그 때 객실의 문이 열리더니 누구인가 들어온다. 정체불명의 여인,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품 안의 검을 확인한다.
"언니! 수련(秀蓮) 언니!"
수련이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여자가 놀란 마음에 고개를 들어 보니, 뜻밖에도 자신의 여동생이 온 것이다.
"수향(秀香)아! 너가 이 곳에 웬일이니..."
수련이 놀란 어조로 수향에게 되묻고 있다.
수향, 말없이 미소를 짓고 있다. 수련과 수향 자매는 탁자에 자리를 마주잡아 앉는다.
그 시각 또다른 객점. 네 황녀 등 아홉 여자가 머물러 있는 객점이다.
정연 황녀,정요 황녀,채영 황녀,채명 황녀 네 황녀와 여진,여정 자매, 야율의덕,야율의선,야율의양 세 사촌자매 아홉 여자가 모여 있다. 이들은 저녁식사를 마친 후 적당히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얼핏 보기에도 평화로운 모습이다.
그 때 밖에서 누군가 객실 문을 두드리고 있다.
네 황녀 등이 놀란다.
"누구지? 이 시간에, 더구나 이 곳에서 우리 자매를 찾아올 손님이 없을 것인데..."
여진,여정 자매 역시 놀라며 이윽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객실 문을 연다.
문 밖에는 뜻밖에도 강 대인의 셌째 딸과 은아 두 여자가 서 있다.
"소녀를 받아주시옵소서. 소녀 성은 강(姜)이고 이름은 소희(昭熙)라 하옵니다. 소녀 기꺼이 네 분 황녀전하를 뫼실 것이옵니다."
강 대인의 셌째 딸, 그러니 강소희가 조용하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여진,여정 자매, 야율의덕,야율의선,야율의양 세 사촌자매 뻥한 표정으로 강소희와 은아 두 여자를 쳐다본다.
정연 황녀,정요 황녀,채영 황녀,채명 황녀 네 황녀 역시 놀란 듯 강소희와 은아 두 여자를 쳐다본다.
그들의 모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