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감동시키고 싶었다.
큰 딸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중앙일보에서 주체하는 독후감 공모에 참가를 했다.
그때 딸아이가 입상을 했고, 그 입상자들의 작품들이 책으로 출판 되어 집으로 배달되었다.
그 작품집속에 일반부 독후감 당선작이 작가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로 독후감을 쓴 어느 여대생의 글이 있었다.
여대생이 쓴 '칼의 노래'란 소설의 독후감을 읽고, 다음 날 바로 남해도서관에서 '칼의 노래'라는 소설을 빌려다 읽었다.
한마디로 가슴이 벌렁거리고 동광이 확 열리는 글이었다.
독특한 문체와 인간 이순신의 내면을 잘 이해 한 '칼의 노래'는 감동의 물결에
잠을 이루지 못 하게 할 정도였다.
'칼의 노래'란 소설의 독특한 문체와 인간 이순신의 내면에 매료되어
날짜가 지나 반납하게 된 소설을 다시 빌려다 읽고 다시 빌려다 읽기를 반복하여 한 열 번 정도는 읽었다.
사실 남해도란 섬에서 태어나 남해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의 유적지 '이락사', '충렬사' 로 봄, 가을 소풍을 다니면서도 사실 그분을 잘 알지 못했다.
우리나라 역사 인물을 소재로 한 위인전을 읽다 보면 태몽이 예사롭지 않고, 또 어릴 적부터 비범하게 묘사되어 있어 '위인전의 인물은 다 이렇게 묘사를 하나보다.'
그렇게 치부 해 버렸기에 내 고장 남해에 있는 유적지로 소풍을 가서 하루 종일 머물다 오면서도 전혀 호기심도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칼의 노래'를 읽은 이후 나는 '난중일기'를 사서 읽었고,
이순신 관련 책자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이순신의 삶과 생애를 공부하다 보면 더더욱 이순신에 대한 경외감만 깊어지기만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잠들기 전에,
'꿈에 한번 보여 주세요. 어떤 모습이었는지 꼭 꿈에 한번 보고 싶어요.'
하고 기도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십년이 넘게 잠들기 전에 기도를 했지만 보여 주시지 않았다.
정성이 부족해서인지...
아님 그렇게 꿈에 보여 지는 것이 아닌 건지...
그래서 한 이년 전부터는 전혀 그런 기도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매력에는 더욱 빠져들었다.
알면 알수록 반하게 되는 면모는 내 부족한 언어로서 다 나타낼 수가 없었다.
막연히 꿈에 보여 달라는 기도는 하지 않았지만
언제 어느 자리에서든지 충무공 이순신 이야기만 나오면 나는 열변을 토하면 그분 예찬을 하였다.
그리고 2013년 12월 31일 남편과 아이들이랑 아산으로 갔다.
2014년 1월1일 이순신장군께 감사의 술잔을 올리고 싶었다.
12월 31일 아산에서 자고 아침 일찍 장군의 산소로 갔다.
새해 제일 먼저 인사 올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먼저 와서 잔을 올리고 가시는 신사분이 계셨다.
아쉽긴 해도 새해 첫날 이렇게 장군을 기억하고 오시는 분이 우리나라에 계시다는 사실은 무조건 감사 할 일기에 그 신사분의 뒷모습을 한 참 쳐다보았다.
'혹시 해군이실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술잔에 술을 가득 따르고, 과일 안주를 올려놓고
남편과 아이들을 나란히 서라 하고는,
"장군님, 그 옛날 목숨을 바쳐 우리나라를 지켜주셨어 감사합니다.
당신이 아니면 지금 우리는 이 좋은 우리말과 글을 잃어버리고 일본의 말과 글로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지켜주신 나라에서 아이들과 이렇게 행복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어 남해에서 이렇게 인사드리려 왔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당신처럼 근사한 인간이 되게 해 주세요."
소리 내어 말하고 정성을 다하는 자세로 절을 하고 따랐던 술은 산소 주위에 부어 드렸고 나머지는 남편과 한 잔씩 마셨다.
그리고 현충사로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다가 나는 앞으로 우당탕 엎어졌다.
겨울날씨에 이른 아침이라 계단이 얼어 있었고, 구두가 달아서 계단에서 사정없이 내가 엎어졌는데 처음에는 남편이 혼비백산을 하고는 다리를 주물러 주며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다가 다친 곳은 없는 것 같다고 했더니
"이순신께서 좋다고 그 먼 남해에서 찾아와서는 그렇게 빨리 간다고 섭섭해서 당신을 잡는 것 같은데..."
하면서 웃었다.
남편 말에 나도 "정말 그런 것 같네..."
하면서 남편과 아이들을 다 산소 곁에 앉으라 하고 한 참을 앉아 있다가 돌아왔다.
그리고 2월 18일 꿈에 그분이 날 찾아 왔다.
같이 나란히 서서 "키가 참 크시네요." 했더니 "2m가 넘습니다."
라고 대답을 하셨다.
키가 크고, 눈썹이 짙었으면 눈은 깊이 들어간 눈으로 눈썹과 눈 사이는 좁았고
예리한 눈매였다.
또 가름한 얼굴에 배우 남궁언처럼 무게가 있어 보이면서 목소리는 중후했다.
그렇게 잠깐 그분이 나를 찾아왔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흥분한 목소리로,
"여보 어제 밤 꿈에 이순신을 봤다.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그렇게 보여 달라고 할 때는 안 보여 주시더니 요즈음은 보여 달라고 안 했는데..."
그런데 그날 광주 월봉서원에서 전화가 왔다.
월봉서원 지킴이 분이,
"남해에 가서 선생님 해설을 듣고 고봉 기대승의 14세손께서 이번 달 월봉서원 인문학강좌에 서재심 여사에게 강의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합니다."
그렇게 강의 요청을 받았고...
그리고 꿈 꾼 후 지금 세 번의 강의 섭외가 들어 와 있다.
백성과 나라사랑으로 살다간 충무공을 사람들은 천명으로 살다가셨고
진심으로 정성을 다했기에 하늘도 감동을 했다고 한다.
충무공 이순신을 공부하면서 나 역시 남해 이락사를 해설을 할 적에는
정성을 다 해 그분을 전하려고 노력했다.
내 해설을 듣고 혹시 한 사람이라도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어서 충무공 이순신처럼 멋지고 근사한 사람이 될기만 한다면 하는 바램으로...
혹시 하늘도 감동하여 한 번 쯤 그분을 꿈에라도 볼 수 있게 해 주지는 않을까?
그런 바램도 안고서...
그런데 정말 그분을 꿈에 뵈었다.
그러나 하늘이 감동을 해서 가능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짝사랑에 지친 한 촌부의 마음이 가상하여 잠시 슬쩍 다녀가신 건 아닌지 싶다.
하여 더욱더 정성을 다 해서 그분을 알리고, 생색내지 않고 살다 보면,
언젠가 하늘도 감동하여 생생히 그분을 오랫동안 보여줄 것이라 믿고,
오늘도 열심히 예찬한다.
이순신 충무공 그분을.
첫댓글 하하하하하하! 서재심님! 저는 재심님이 남자분인줄 알았습니다.
크게 실례(?) 했네요! 사진이라도 메일로 보내시던지 <,풍경 회원 방>에 올려주시면 안 될까요? 하하하하하!
저는 재심님의 이순신충무공의 현몽이 이해가 갑니다.
저도 원불교 소태산 부처님을 오매불망했는데 어느 날 쑴에 나타나셔서 여러 가지를 부촉하셨답니다.
<"여보 어제 밤 꿈에 이순신을 봤다.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그렇게 보여 달라고 할 때는 안 보여 주더니
요즈음은 보여 달라고 안 했는데..."> 그 희열 생생하네요!
근데 요즘 뜸하셔서 걱정했습니다. 건강하시지요?
서울엔 언제 올라오실 기회가 있으신지요? 한 번 뫼시고 싶어서입니다. 하하하!
하, 그랬는지요? 이름에 심이 있어 여자같지 않은지요?
간혹 사람들은 남자인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ㅎㅎㅎ
서울은 간혹 갑니다. 가게 되면 한 번 연락 드리겠습니다.
@서재심 하하하하하! 꼭 기다리겠습니다.
제가 다리가 불편해 남해까지 달려가기가 쉽지 않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열반 때 봉하마을로 해서 남해 삼천포 등지를 다녀오고는 못갔습니다.
기다립니다. 하하하하!
@덕산 제 카페가 있습니다. '다음' 에 한자로 운선이라고 치면 됩니다. 그곳에 가면 제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雲仙' 제가 구름을 좋아하고 신선을 좋아해서 혼자 스스로 정한 또 다른 이름입니다.ㅎㅎㅎㅎ
@서재심 하하하하하! 운선!
부디 운선의 아름다움을 천하에 뽐내소서! 드러가 보겠습니다. 하하하하하!
@덕산 사진 올렸습니다. 보세요.ㅎㅎㅎ
하하하하하! <운선서재심의 카페입니다. 세상 사는 이야기가 자연과 같이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태그: 시, 서재심, 운선, 수필, 사랑, 남해금산, 앵강만, 바람, 구름, 비 >
운선님! 암만찾아도 카페가입하는 곳이 없어요!
운선님 사진이 어떤 것인가 열심히 찾았지만 다 단체사진이라 허사!
제가 둔하고 무식해서 그런가 봅니다. 하하하하하!
서재심님의 열독에 탄복합니다. 그 정성에 감동했구요.
간절하게 염원하시더니 소망을 이루셨네요.
잘생긴 이순신장군 저도 뵙고 싶어요. ^^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셨어 정말 감사합니다. 남해 오시면 이순신영상관에 꼭 오세요.
두분 본주님과 재심님이 우리 덕화만발의 여왕폐하십니다.
두 분 다음 번 <덕인회> 모임 때 함께 모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하하하하!
@덕산 늘 입버릇처럼 회장님을 뵙고 싶다하면서 찾아 뵙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