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말씀
아기가 처음 말문이 트이고 제일 먼저 하는 말이 바로 “엄마”입니다. 그런데 아기가 이 말을 하기까지는 3000번 정도의 반복적인 들음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우리는 이처럼 듣는 것에서 삶을 시작하고 언어를 배우게 됩니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는 요즘은 ‘사랑’이라는 말과 함께 ‘회개’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회개’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정작 우리는 남의 이야기인 듯이 생활하고 변화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아마 귀가 두 개라서 한쪽 귀로 듣고 머리로 이해하였지만 가슴까지 내려가기 전에 다른 쪽 귀로 흘러 나가서 그런가 봅니다.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습니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그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느님의 벌이 죄인들에게 내렸다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자기들은 그러한 불행에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들이 옳게 살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런 그들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이야기 합니다. 그 불행한 일에 모든 사람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음을 이야기 하십니다. 곧 모두 죄인이기 때문에 다 회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지 않은 이들은 결국 심판을 받을 것임을 강조 하십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는 우리에게 복음은 회개하라는 권고를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처음 말을 하기 전에 듣는 것부터 시작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사랑하는 우리를 향해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목소리를 조금은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귀를 기울이고 그 들은 것을 실천해야 합니다.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당장 베어 없애기 보다는 한 해 더 기회를 주고 정성스럽게 가꾸겠다는 포도원지기의 모습에서 우리의 회개를 끊임없이 기다리시는 자비로운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 끊임없이 ‘회개’하라고 말씀하시며, 기회를 주시는 주님의 그 사랑에 잘못을 반성하고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참된 사순시기를 보내는 삶으로 화답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의정부교구주보)
묵상해봅시다
복음에는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떤 사람이 무화과나무를 심었습니다. 삼 년이 지나도 열매가 맺히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자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바로 이때 포도 재배인이 주인에게 한 해 더 기회를 주자고 합니다.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자기가 ‘나무의 둘레를 파고 거름을 주겠다.’고 합니다.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신앙의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다음의 두 가지 일을 하실 것입니다.
첫 번째로 삶의 둘레를 파실 것입니다. 우리 삶의 주변으로 홈을 파시어 경계를 만드시는 것입니다. 곧 세상의 흐름에서 잠시 벗어나 고독한 자리로 이끄실 것입니다. 세상의 삶과 늘 어울리다 보면 하느님을 만날 시간이 없습니다. 하느님에게서 직접 영양분을 얻으려면 규칙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삶의 둘레를 만들어 세상과 구분을 짓는 시간과 공간을 가져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거름을 주실 것입니다. 거름은 냄새나고 다가가기 싫은 것이지만, 나무를 키워 주고 열매를 맺게 합니다. 우리 삶에 어려움과 고통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거름입니다. 가장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은 우리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입니다.
이 사순 시기에 신앙의 열매를 잘 맺고 계십니까? 그렇지 않다면 둘레를 파시고 거름을 주시는 주님의 손길에 여러분 자신을 맡기십시오. 맺지 못했던 삶의 열매를 얻게 될 것입니다. (매일미사)
오늘의 말씀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루카13,3)
알아봅시다
1.3월 교황님의 기도지향
일반 지향: 자연 존중
모든 창조물은 인간의 책임에 맡겨진 하느님의 작품임을 깨달아 모든 사람이 자연
을 더 존중하도록 기도합시다.
선교 지향: 성직자
주교, 사제, 부제들이 땅끝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복음을 선포하도록 기도합시다.
2. 사도좌 공석 때 미사의 감사 기도에서 교황 이름 생략 알림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오는 2월 28일 오후 8시(한국 시각 3월 1일 오전 4시)에 사임하실 것이라고 발표하셨습니다.
이에 따라 사도좌가 공석인 경우 미사 중 감사 기도에서 아래 부분을 생략합니다.
감사 기도 제1양식 : 주님의 일꾼, 교황( )와
감사 기도 제2양식 : 교황 ( )와
감사 기도 제3양식 : 주님의 일꾼, 교황( )와
감사 기도 제4양식 : 주님의 일꾼, 교황( )와
기간 :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사임하시는 2월 28일 오후 8시(한국 시각 3월 1일 오전 4시)부터 새 교황님께서 선출되실 때까지
* 관련 근거
로마 미사 경본(트리엔트 공의회에 따른 로마 미사 경본, 1570년)
미사 거행에서 지켜야 할 예식, VIII, 2
“‘주님의 일꾼, 교황 (아무)와’라고 하는 부분에서 교황의 이름을 말한다. 그러나 사도좌가 공석일 때에는, 이 말을 생략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음.(한국천주교주교회의)
3. 맥주는 사순시기에 마시는‘액체 빵’?!, 푸치노(Cappuccino)의 유래
맥주는 그리스도교 훨씬 이전에 발명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많은 맥주는 양조기술을 보존하고 발전시킨 중세의 수도원들 덕분에 생겨났다. 맥주는 그 영양가 때문에 중세에는 ‘액체 빵’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고, 수사들이 엄한 단식을 할 때면 그때를 잘 견딜 수 있도록 사순시기에 할당해 주었다고 한다. 독일 뮌헨에서 특히 그러했는데, 뮌헨의 파울라너 수도원은 ‘구세주’라는 뜻인 살바토르(Salvator)라는 독한 사순절 맥주를 생산했다. 오늘날 바이에른의 맥주 양조장들은 ‘독한 맥주 철’(Starkbierzeit)을 맞아 사순시기에 특별한 맥주를 생산한다. 세계적으로 ‘보크’(Bock, 염소라는 뜻의 독일어)으로 알려진 이 맥주가 그 전통을 잘 반영하고 하고 있다.
아침에 간단한 빵과 마시면 좋은 부드러운 카푸치노(Cappuccino)는 카푸친회 수사인 마르코 다비아노(Marcod’aviano)와 연결된다. 이 수사를 2003년에 복자로 올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하면 다비아노는 1683년 빈 전투 전야에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군대들을 모아 그들의 사기를 북돋아주어 이튿날 승리하도록 도왔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다비아노는 서둘러 퇴각하던 오스만터키 군대가 남겨둔 커피콩 자루를 발견했고 그는 직접 한 잔을 만들어보았지만 너무 써서 우유와 꿀을 첨가해 커피색을 갈색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에게 고마워하던 빈 사람들은 다비아노를 기려서 그 커피를 ‘작은 카푸친’ 또는 ‘카푸치노’라고 불렀다. 다비아노가 속한 카푸친회의 수도복이 갈색이었기 때문이다.(의정부교구주보)
그리스도인의 유머
바오로는 매일 아침 성서를 펼쳐 그날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구절을 바로 그날의 자기 운명으로 삼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13일 금요일 아침에 성서를 펼쳤더니 다음의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유다는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달아 죽었다.”
바오로는 황급히 성서를 덮었다. 다시 한번 눈을 감고 조심조심 성서를 펼치니 아래의 구절이 보이는 것이었다. “너는 가서 그것을 실행하여라!”
바오로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그날의 운명이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여겨
세 번째로 성서를 조심스레 펼친다. 그랬더니 이런 구절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네가 하려는 바 그것을 속히 실천하여라!”
이 일이 있은 후 바오로는 다시는 성서를 미신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매일매일 열심히 정독하는 신자가 되었다.
손석준 엘리야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http://love.chonnam.ac.kr/~sohnsj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