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번 째 생일을 보내며....
코로나 19는 현대인들의 사고방식과 생활태도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중에 무엇보다 우리의 삶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멈추어야 하고 침묵해야 한다는 사실을 경험한 점이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코로나는 한국 교회에 많은 부분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했음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반면에 주님의 몸된 교회가 교회되게 할 수밖에 없도록 정화작용한 부분도 있습니다.
제가 섬기는 국토정중앙교회는 감사하게도 코로나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교회 중 하나입니다. 농촌교회인 장점도 한 몫 했겠지요.
저희교회는 코로나가 시작된 20년부터 주일에 점심 식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교회 설립 기념주일인 8월 셋째주가 되어도 예전처럼 밥상 공동체를 할수가 없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중직자분들에게 교회 생일 기념 행사비용으로 책정한 금액을 의미있게 사용하자는 제안을 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중직자분들의 협력으로 지난 3년 동안 매년 행사비용 50만원을 도심지의 약한 두 교회로 흘려보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저희교회가 설립된 지 70년째인 해이기도 하여서 행사비용으로 지역 내의 어르신들을 위하여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가장 효율적으로 좀더 많은 분들을 섬기는 방법이 설렁탕을 포장하여 가정으로 배달을 해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70주년 기념으로 70세 이상 마을 어르신 70여분께 대접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관내 3개 마을 어르신 가정 가운데 부부가 사는 집도 꽤나 되어 70 그릇으로는 모자랄 것 같아서 90그릇을 예약 포장하여 22일(화) 저녁때 가정별로 배달을 했습니다.
<지난 70년 동안 예수님의 생명의 복음을 전해 올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그동안 응원해 주시고 협력해 주신 마을 어르신들께 설렁탕 한 그릇을 대접합니다.
70주년을 기념하며 국토정중앙교회 드림>
본 교회 행사비 50만원에 외부 교우 4분이 헌금해 주신 45만원으로 금번 사역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총 92개의 설렁탕을 포장하여 교회차량에 싣고서 관내 3개 마을의 70세 이상되시는 어르신들 가정으로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오후 4시30분에 시작한 배달을 저녁 8시 30분에 마치고 나자 온 몸에는 땀범벅이 되었지만, 마음만은 하늘을 나는 듯 했습니다.
설렁탕 한 그릇이지만,“이런! 이런!”또는“늘 교회로부터 받기만 해서 어떻게 해요”라는 어르신들의 정겨운 반응을 대하며,“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사도행전 20:35下) 하신 말씀을 쬐끔이나마 이해가 되어집니다.
지난 70년의 역사를 이제는 뒤로 하고, 새로운 70년을 바라보며 지역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을 전파하는 교회로 뿌리내리길 소망합니다.
무엇보다 주님의 몸된 교회가 지역에 존재해야 하는 가장 근원적 본질인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일에 열정과 열심을 쏟는 교회가 되길 기도하며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지역민들에게 흘러 보낼 수 있도록 물질로 협력해 주시고, 또한 마음으로, 기도로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