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자살시도, 감금상태서 초과노동 시달려...금속지회 도움 산재승인
지난해 유성기업의 공격적 직장폐쇄 뒤 회사회유로 노조를 탈퇴해 업무복귀한 노동자가 살인적 노동강도와 구사대 동원 압박으로 정신질환을 겪다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아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 노동자는 회사가 개인 질환에 따른 ‘적응장애’로 산재 신청을 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불승인 처분을 받은 뒤 금속노조 소속지회 도움으로 승인받았다.
재해 노동자는 지난해 5월 18일 직장폐쇄 이후 회사 회유로 같은 달 29일 현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현장은 그의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지난해 5월 30일부터 7월 19일까지 이틀을 제외한 49일 동안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지회에 따르면 재해노동자는 지난해 5월 30일 8시 30분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15시간 30분을, 5월 31일에는 12시간 30분을 작업했다. 또 6월에는 연장근로만 109.5시간을 7월에는 19일까지 49시간을 노동했다.
심지어 재해 노동자는 출퇴근조차 못한 채, 공장 내 탈의실 등에서 스트로폼을 깔고 수면을 취했다는 게 지회의 설명이다. 회사는 또한 작업현장 현관문에 잠금장치를 별도로 마련해 감금상태에서 화장실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며 고립과 통제 속에 일해야 했다.
이 노동자는 또한 구사대 역할까지 강요받았다. 급기야 재해 노동자는 수차례 자살시도를 할 정도의 정신질환에 시달렸다. 또 재해 노동자의 모친은 이 같은 현실에 충격을 받고 쓰러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하는 등 가정 모두가 파탄 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동료 직원들과의 왕따 및 부서장과의 다툼 등 마치 개인적인 질환 때문인 것인양 내용을 구성해 ‘적응장애’ 상병으로 최초요양신청을 했다. 그리고 근로복지공단은 지난해 11월 업무상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이에 금속지회는 재해노동자가 비록 금속노조 탈퇴 조합원이긴 하지만 회사의 부당한 탄압에 희생자라고 판단,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해 다시 산재신청 접수를 도왔다. 그리고 결국 이달 초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로부터 산재승인 결정을 받은 것.
김일겸 유성기업아산지회 노안부장은 “이번 업무상 재해 인정 건은 공격적 직장폐쇄와 어용노조 가입 권유, 살인적인 노동 강요와 구사대 동원 등 유성기업의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행위가 확인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제휴=금속노동자)
출처 http://j.mp/RF0lF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