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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앞,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한 하루살이는
점심때 사춘기를 지나고 오후에 짝을 만나
저녁에 결혼했으며 자정에 새끼를 쳤고
새벽이 오자 천천히 해진 날개를 접으며 외쳤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가노라
미루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다
득음도 있었고 지음이 있었다
꼬박 이레 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한 번도 나뭇잎들이 박수를 아낀 적은 없었다
칠십을 산 노인이 중얼거렸다
춤출 일 있으면 내일로 미뤄 두고
노래할 일 있으면 모레로 미뤄 두고
모든 좋은 일은 좋은 날 오면 하마고 미뤘더니 가쁜 숨만 남았구나
그 즈음 어느 바닷가에선 천 년을 산 거북이가
느릿느릿 천 년째 걸어가고 있었다
모두 한평생이다
-한평생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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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굴러 떨어지는 돌을 다시 들어 올려야 하는 시짚스(Sisyphus)의 고뇌.
어쩌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일 수 도 있다.
생명은 유한(有限)한 것이고
인간은 생각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삶의 속도를 어떤 식으로 조절하며
얼마나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삶을 영위하느냐가 중요하다.
한평생...
주어진 본능에 최선 다하다 죽어가는 동물의 삶도 한평생이고
이성적 판단이 본능을 지배하여
끝까지 하고픈 일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인간의 삶도 한평생이다.
문득, 어떻게 사느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된다.
*반칠환
시인, 1964년생, 충북 청주, 중앙대 문예창작과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02년 서라벌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 '웃음의 힘'. 시선집 '누나야'.
시평집 '내게 가장 가까운신, 당신'. 장편동화 '하늘궁전의 비밀', '지킴이는 뭘 지키지?'.
인터뷰집 '책, 세상을 훔치다' 등이 있다
-출처, 화순군민신문/엄태선 기자-
첫댓글 여기에 이른바 종교라는것은 들이댈 틈없는데 직립보행 인간이란 동물은 천국 극락 타령에 해저무는줄 모른다
^^
최초의 사기꾼이
최초의 어리석은 사람을
만나면서 종교가 탄생했다.
ㅡ볼테르ㅡ
가난의 구조 속에 허덕이다가 가는 게 인생인가? 새로운 세상은 언제나 올까?
요사이 시 한편 읽을 여유가 없이 살고 있는데, 딱 칠십노인처럼 살고 있었네요
ㅎㅎㅎㅎ
좋은쪽의로 늘 행복하십시오
인향만리님 올려주신
게시글도 좋지만
덧글들에서도 시향이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