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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문학 시화전, 전국충의백일장 후기
김정숙
시화전은 눈부신 색잔치였습니다.
초록으로 눈이 부신 길, 그 길 따라 길게길게 펼쳐진 광목의 행진이 어쩜 그리 단정하고 곱던지요.
시화는 김현철 시인의 시 '기도'로 길을 열었습니다.
<제가 강물이 되어 흐르다/ 어느 소(沼)에 닿으면 /잠시 한숨 돌릴 시간을 주소서>
시화를 전시하고 감상하는 사람의 마음이 그러하리라는 생각으로 행한 시화전 담당이신 권오정 시인님의
뜻인듯 싶었습니다. 김현철 시인은 발가락 부상으로 거동이 불편하셔서 참석하진 못햇으나
아마 그 마음은 종일 정토사에 와 있었을 겁니다.
이어서 낯익은 회원님들의 시가 길따라 한 편씩 전시되었습니다.
<세 각의 합은 수평선이다>라는 새로운 명제를 시에서 만들어 피타고라스의 후예가 되신
혜관 이상태 선생님의 시 '수평선'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눈물 적시며 해탈을 부르는 몸짓으로/ 느릿느릿 타는 걸음./그래도 살다 왔다> 무슨 시인지 아시겠지요?
이용일 회장님의 시 '달팽이'입니다. 마이크 잡고 말씀하시는 분위기가 나날이 상승되어 이제 팬클럽 생기겠다 싶었어요.
<땡볕 밑 나락이 필랑말랑 /개망초 꽃잎이 질랑말랑>
여름과 가을 사이의 틈을 이렇게 잘 나타낸 글은 권오정 시인님의 시 '틈'입니다.
다시 보아도 너무 깔끔하고 좋더군요. 그날 모습도 어찌나 환하시던지 눈이 부시더군요.
시화전에 숨은 일꾼입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목마를 때 경주 박물관 간다> 이 한구절로도 너무 매력적인 시,
이 시를 본 후에 제 출근길이 가끔 박물관 앞쪽으로 향합니다.
권기만 부회장님의 '우물'. 정토사에 전시되니 한결 깊어지는 물맛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내 자궁 어딘가에서 작은 입술을 가진 /이름 모를 야생화가 벙글벙글 웃는다>
이민화 시인님의 글, '떨림, 그 가을'황인숙 시인님의 단평과 함께 중앙일보에 실려서 더욱 잘 알려진 글,
제 세포들을 막 움직이게 하는 시입니다. 지금 이 시간 일본여행을 위한 탑승중이시지요?
남편과 함께 하는 여행,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두레문학 동경지점 내고 오세요^&^. 수고 하셨습니다.
<치렁치렁 이는 가슴팍 위로 /햇살 한 올 걸친 채>정토사 앞에다 환하게 '능소화'를 걸어주신 이성웅 시인님
<후두둑 장대비 지나간 자리>비 온 뒤에 다시 걸린 두레의 시화들을 말해주는 듯한 구절이더군요.
무거운 사진기와 함께 그날 수고 많으셨습니다.
<대문 밖 /허리 잘린 느릅나무 바람 휑하다>한영채 총무님의 '어떤 외출'입니다.초록 속에서 설경을 보여준
시원한 시화, <문고리만 흔들다 모퉁이 돌아나온 바람>에 쉬어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목감기 어서 나으시길 바랍니다.
<앗차, 어머니 가슴에도 나비 한 마리가 숨어있구나>김광련 시인님의 시 '나비', 블라우스를 사주는 딸에게
브래지어도 하나 사달라시는 친정어머니의 말슴, 그 말에서 나비 한마리를 발견해 내는 근사한 장면입니다.
김광련 시인님의 환한 미소와 함께 잔잔한 감동을 주는 시입니다.
<울음마저 거세당해 슬플수도 없는 너는/ 댕그라니 남겨둔 바람같은 추억하나>
류윤모 시인님의 시 '무화과 그늘에서'입니다.
꽃 못 핀 채 열매 맺는 무화과를 잘 그려준 시입니다.
<가을을 마시고 있습니다>. 서순옥 시인님의 '국화차'입니다. 정성을 다해 내놓으신 차맛에 젖어본 순간,
다시 피는 소국이 좋더군요.
<반달의 얼굴로 온달을 기다리고> 박서정 시인님의 시 '추석'입니다. 마루에 둘러앉아 송편을 빚는 장면,
그 앞에 주부 독자들이 삼삼오오 머물러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요?
박시인님, 심사하시느라고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강물도 청춘 따라 재를 넘었다고 /굽이굽이 마티재 계곡밑을 흐른다> 성자현 시인님의 시 '마티재의 추억'.
이 시 낭송하던 근사한 무대가 자꾸 생각나요. 내년엔 오실거지요? 배경에 깔린 음악도 그렇구요,
눈물의 강이라는 곡!
<납작하게 드러누운 더덕의 침묵이 된다> 엄덕이 시인님의 시 더덕구이,가족이 모이기로 한 날
저녁 엄마가 밤새 가꾸시는 더덕밭, 너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사랑하는 일이 지 마음 태워내고 삭혀내야 하는 일이라>이승민 시인님의 시 접시꽃, 가슴이 짠해옵니다.
키 큰 접시꽃과 울타리 그리고 여름의 소낙비가 함께 영상으로 떠오르는 시입니다.
<내 안의 불을 끈다/ 멀리 있는 선들을 밝히기 위해> 이자영 시인님의 시 '인간의 섬, 선유도'.
해변을 걷는 시인의 사진이 배경으로 멋지게 깔린 시화였습니다.
<공놀이나 자전거 바퀴도 /새처럼 날아가고 없는 빈 운동장>이현옥 시인님의 시 '송정분교에서'입니다.
벚나무와 사루비아, 플라타너스에게도 반쯤 길어진 종례를 하고 있는 송정분교의 모습이 시각적 이미지로 잘 그려진 시.
<도라지 다듬는 딱딱한 손등 위로/ 맑은 가지산 바람이 내린다. 임정택 시인님의 시, '삼거리 할매식당'.
시만 읽어도 배가 부르고 행복해지지요? 시인의 고향과 어머니 그리는 마음에 어느새 동화 돼 버리는 시입니다.
임정택 시인님, 학교 일로 바빠 못오셔도 마음은 백일잘에 와 계셨다는거 압니다.
<층층이 놓인 음계 자박자박 밟아가면> 추창호 시인님의 시 '청음1'입니다.
이번에 상재한 시집'아름다운 공구를 위하여' 축하드립니다. 대박 나시길요!
<귀 잘잘 /밝게 씻기며/ 발성연습 거푸한다>한분옥 시인님의 시 비 오는 날입니다.
너무 멋쟁이시지요? 작품도 정말 산뜻하고 좋습니다.
<민들레 나에게 농 한마디 슬쩍 건네네> 허진년 시인님의 시 '민들레 발톱을 다듬다'입니다.
등산길 중간에 앉아 민들레와 대작하는 시인의 풍류가 얼마나 멋진지요. 허시인님, 내년 행사에는 꼭 오십시오.
<중앙선과 갓길을 넘나들며 헤엄쳐 올 때/ 이동의 비밀을 강물은 엿들었으리>
황말남 시인의 시 '소리도 몰려다니는구나'입니다.
제목만 봐도 구미가 확 당기는 시, 몰려다니는 소리의 지느러미에 귀가 절로 열려오는 시입니다.
황말남 시인님 내년 행사에선 꼭 뵐수 있길 바랍니다.
<제자리에 맴도는 풀이과정이 가시나무 위에 /쉬는 나비가 되어 잡힐 듯이 잡힐 듯이 약만 올리자>
참 맑고 이쁘지요? 강미숙 시인님의 시 '병아리 공부방'입니다.
<선물 같은 봄을 벗겨봅니다>라는 근사한 구절도 있는 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시화입니다.
강시인님 오셔서 반갑고 고맙습니다. 장원 수상 축하드려요.
<비늘에 스민 절규는 푸른 눈물을 흘린다> 허인숙 시인님의 시 '언어유희'입니다.
부제로 달고 있는 '아껴둔 말' 힘겹게 내뱉는 혀의 끝에 시선이 모이는 시입니다
허시인님 너무 미인이시더군요. 잘 가셨는지요?
<등 위에서 굽어보는 공명사 부처님 말씀/ 참고참고 견디어라/ 명작이 되느니라>
덕진 김현수 시인님의 시 '용머리 바위'입니다. 이번 행사에 아낌없는 격려를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시, 시화도 정말 근사했습니다. 뒷풀이 자리에 오셔서 한사람한사람 손목에 직접 채워준 선물, 잊지 못할겁니다.
<시퍼런 저 강물 이제는 건너야 한다> 저의 졸시 '이별스케치'도 있었습니다.
<두런두런 세상사는 이야기들이 날 유혹했다> 그리고 역시 저의 시 '콩나물 기르기'입니다
이 사이트 처음 왔을 때 쓴 작품들이라 틈만 나면 제게 과거시제를 안겨 주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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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이 끝나고 어둑어둑할 무렵, 시화전은 끝이 났습니다. 시화는 걷혀 각각 제 갈길로 갔지만
시는 오래오래 제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아마 이제는 회원님들의 안방이나 거실 혹은 사무실의 한 곳에
자리잡고 앉아 또 다른 독자들을 만나고 있겠지요
시화전과 함께 잘 끝난 백일장. 종일 수고 많이하신 여러 선생님들. 함께 하지 못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꼭 만날수 있길 바랍니다.
혜관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번에 처음 오신 거창의 강미숙 선생님, 함께 오신 어린이집 주임선생님, 정말 반가웠습니다.
김해에서 오신 허인숙 선생님 함께 오신 부군께도 감사인사드립니다. 회장이신 이용일 시인님, 정말 멋지셨습니다.
말씀도 잘하시고 . 시화전의 주인공이신 권오정 시인님. 얼마나 고생을 많으셨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시화 처음 거는 날부터 마무리 작업까지 아직도 차안에 가득 들어있을 시화들, 아직 남은 일 다 하셔야 되지요?
멀리서도 저보다 더 빨리 오신 김대근 시인님, 설문지 만드시고 심사하시고 심사평 정리하시고
노트북에 자료 입력까지 너무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설문지 내용이 참 산뜻하고 변화를 모색한 흔적이 보여
그 노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곧 통계자료가 나오겠지요?
이민화 시인님 언제뵈도 환하고 이쁘신 모습, 시화 거는 날부터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바쁘신 모습 감사합니다
일본 여행 잘 다녀 오십시오. 한총무님, 시화전에 바쁜 행사에 몸살나셨지요? 어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김광련 시인님,시화 거는 날 주신 부추 아직도 있어요. 강동화 시인님, 후배라고 일 너무 많이 시켰나요?
그리고 김지명 시인님 만나뵈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잘 가셨는지요?
허용 시인님 정말 오랜만에 뵈었지요? 시집 축하드립니다. 다음 행사때도 꼭 오십시오.
이성웅 시인님 여전히 카메라 들고 행사장 곳곳의 풍경을 담으시는 수고를 해 주셨지요?
사모님의 환한 모습도 반가웠습니다. 권기만 시인님, 끝나고 운전사 역할까지 잘 해주셔서
얼마나 편안했는지 모릅니다. 박서정 시인님, 꼼꼼하고 신중하게 원고 보시는 모습이 참 미더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충의백일장 수상자이셨던 김정수, 이향옥 선생님 반가웠습니다.
정토사 주지이신 덕진스님, 감사합니다. 강학수 기획실장님 수고하셨습니다.
불교대학총동창회장님과 회원님들 따뜻하고 자상한 도움 정말 잊지 못할것입니다.
이직도 남은 행사, 시상식 준비에 분주하지요?
무엇보다도 백일장에 참석해서 글을 쓰신 참석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5월 김정숙
# 제가 기억이 잘 안나기도 하고 또 오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잘못된 자료나 빠진 사항 있으면 댓글이나 멜 주십시오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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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행사장에 직접 가서 보는 듯한 후기 상세하게 안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처음에 시화전 이야기가 이렇게 장문으로 나오다니 정말 대단하다 했는데
두레문학의 산 증인답게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컴퓨터 저장고처럼
빠뜨리지 않고 이렇게 기록할 수 있는 보배같은 사람
아래 백일장 이야기까지 소상하게 기록으로 남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사라 경황이 없어서 거명하신 분들과
내가 모르고 스친 분들께도 송구한 마음 전하며
다음 행사 때에는 나보다 먼저 인사 전해 주시고
미리 챙겨보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회원님들과 동참하여 행사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혜관 드림-
후기가 늦었습니다 그날 회원님들의 헌신적인 노고에 조금이라도 격려가 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수고 많이 하셨구요.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후기 남겨주신 김정숙 시인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대근 시인님의 후기도 올려주실거지요? 실은 김대근 시인님 후기가 더 많이 보고 싶어요 이번엔 어떤 버전으로일까 궁금하고^&^ 설문조사 자료도 정리하고 하시려면 일 많아서 어떡해요?
김정숙시인님 정말 애쓰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후기 글에서 눈을 뗄 수 없는 필력이 넘쳐납니다. 역시 짱입니다. ^^
네네 ~~ 감사합니다. 회원님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던 그날. 날씨도 일조했었지요? 남은 오월도 좋은 글 많이 쓰시는 시간 되십시오,
정말 꼼꼼하게 후기를 잘 적으셨네요,,,한명 한명 말씀도 어찌 이리 곱게 잘 하시는지...덕분에 행복의 바이러스가 넘쳐나네요,,,감사합니다~
아, 행복 바이러스라~! 전파력이 강한 말이지요. 김시인님 어느새 오월이 이제 다 갑니다. 또 하나의 봄이 가고 있어요. 장미도 붉어지고. 따끈한 시 한편 쓰는 벅찬 오후 되시길요.수고하셨습니다.
게으른 제 대신 후기ㅣ 올려주셔서 감사해요.....너무 정성스럽게 쓰셔서 읽으면서 눈물이 살짜기 나네요...ㅎㅎ 감사합니다 ^^
왜 안그러시겠습니까? 제 맘이 이런데 오래 시화 품고 있던 시간을 생각한다면, 시화전에 쏟은 사랑은 생각한다면 왜 안그러시겠습니까. 시화들도 권시인님의 품을 가끔 그리워 할겁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아프지 마십시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이시인님, 여행 즐거우셨나요? 많이 바쁘고 피곤하시겠습니다. 시화 거는 날부터 수고 많으셨어요. 몸도 안좋으신데 이리저리 분주한 모습, 눈에 선합니다. 울타리마다 붉은 장미가 웃고있는 계절입니다. 눈이 부셔요. 이제부터 하나씩 감춰진 비밀을 드러낼 계절, 여름이 기대됩니다. 그가 내놓을 히든카드 쪽으로 바짝 당겨 앉아보려구요. 건강하세요.
후기가 전기보다 더 멋집니다ㅎ 통찰력이라할까 책임감이랄까 배려라 할까, 5월의 색감이 감돕니다. 김정숙시인님의 콩나물기러기 후반부를 가려 버렸네요. 확 저질러 버리는 것ㅎ
이성웅 시인님, 고맙습니다. 이시인님의 댓글에서 그게 느껴지는데요> 통찰력 등등요 ㅎㅎ 네, <일 확 저질러 버렸다> 라는 구절이 더러더러 제 대변인역할을 하곤합니다^&^요즘 발표되는 좋은 시들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